정비공 포츈의 도움으로 토모의 다리는 고치는데 성공했다. 토모는 그 희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랜만에 걸을 수 있다고 나보다 신나게 앞서갔다 다시 왔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체육시간에는 항상 쉬지 않던 모습이 겹쳐보였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것봐. 완전 잘 고쳐졌어. 약간 아프긴한데 그래도 이 정도면 걷는데 문제가 하나도 없어."

"조심해. 그거 고치느라 엄청 고생했으니까 달리는 모습보면 너 보안임무도 다시 할 수 있겠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지나간 포츈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나를 상처입히고 그 대가로 토모를 치료해줬다. 즉 돈은 받지 않았다. 아무리 주인이 없었다해도 수익이 비는 건 눈에 보인다. 아마 포츈도 운이 좋으면 구타 없다면 심각하게는 도축쇼같은 잔인한 쇼의 제물이 될 지도 모른다. 혹시나 엄청나게 낮은 확률로 아레나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죽이는 산 제물이 될수도... 굉장히 어두운 그녀의 미래를 생각하니 저절로 표정이 굳었다. 가만보니 토모의 얼굴도 꽤나 어둡다.

"그게 다시 걸을 수 있어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애들은 좋은데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토모의 표정이 어둡다. 포츈의 희생이 있었다. 최소한 토모만큼은 웃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미소를 짓고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지금 이순간은 토모를 위해 쓰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테니

"그건 그렇고 무슨 옷 사게? 난 개인적으로 슈퍼스타 옷이 좋은데"

"에 그런거 좋아해? 취향 특이하네."

그렇게 말한 토모는 다시 웃음이 돌아왔다. 침울해하고 있으면 그 포츈에게도 미안하다. 지금은 토모에 집중하자. 그 뒤로 곧장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며 올때 보았던 옷 집으로 향했다. 고등학교때 얘기부터 내가 떠난 후의 이야기까지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거 알아? 어떤 안경쓴 똑똑이가 나한테 고백했었다. 그걸로 애들한테 놀림 엄청 받았어"

"네가 ? 아님 그 친구가? 눈이 꽤 낮은 친구였나 보네."

"둘 다 남자애는 바이오로이드한테 고백했다고 놀림 받고 나는 그거 나한테 한 말인줄 몰라서 사람 착각했다고 말했거든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하네. 어쩔 수 없어. 우리는 경호 임무중에는 연애는 금지란 말이야."

"그럼 일 끝나고 방과 후면 받아줬냐?"

"전혀 얼굴이 내 취향이 아니였어. 뭣보다 너처럼 같이 담도 안 넘어가주는데"

우리는 어느새 금방 옷 가게에 도착했다. 옷가게 사장님이 웃으며 우릴 환영하였다. 확실히 옷들이 무쟈게 많았다. 토모는 신난듯 옷들을 입어보기 시작했다. 토모도 잘 안들어나서 그렇지 꾸미는데 흥미는 있었던 모양이다.

"민석아, 이건 어때 하늘하늘한 파란 원피스 이런거 괜찮지 않아? 봄에 이런거 꼭 입어보고 싶었는데"

꽤나 어울리는 일체형 원피스다 민소매라 겨드랑이가 보이는데 바이오로이드는 기본적으로 제모하나 털 하나 없네. 꼭 말괄량이 소녀같은 모습인데 토모의 이미지랑 비슷해 보인다. 잘 어울린다.

"이건이건 돌핀팬츠에 이거 배꼽도 보인다. 라인이 살지 당연하지 토모가 얼마나 완벽한 몸매인데"

이건.. 확실히 예쁘다. 특히 허리라인이 잘 살아있어서 꽤나 잘 어울린다. 토모가 은근히 몸매가 좋구나..

"선생님 토모에요! 이런 스커트에 셔츠는 역시 불편하네. 왜 얼굴이 빨게 이런거 취향이야?"

이거 우리학교 수학쌤같이 생겼다. 그 선생님 애들 따먹다가 해고당했지.. 나는 못 따였는데. 그런데 그 옷을 입은 토모를 보니 내 쥬니어가 살아나서 약간 허리를 숙여야 했다. 진짜 만약 스타킹이라도 신었으면 정말 굉장했을거다... 스타킹도 하나 살까

"에헴! 나는 그 뭐시기 서기장이다. 근데 지금 입기에는 너무 덥다."

공산당 서기장이겠지.. 그래도 꽤 비슷하게 입었다. 손에 보드카만 들려주면 딱인데...

그렇게 토모의 패션쇼를 쭉 보고 있었다. 솔직히 전부 잘 어울렸기에 보는 동안에 눈이 즐거웠다. 약간 무리해도 되는데 정말 다 사버릴까?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음에도 토모의 패션쇼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약간 패티쉬 취향쪽인 옷들도 입기 시작했다. 바니걸부터 비치는 치파오 짧은 유카타 메이드 복.. 이건 꼭 사야지.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이거 집에서 입기에는 꽤 불편할텐데?

"근데 너 입기 편한 옷은 안사냐? 잠옷이나 그런 옷들은 하다 못해 3벌은 사야할텐데?"

"그야 나 집에서는 팬티만... " 말하는 도중에 토모는 얼굴이 빨게지고 급하게 널널한 셔츠를 입으러 들어갔다. 나야 괜찮다만.

아무래도 옷을 좀 사도 괜찮으니 오늘 입어본 것들은 다 사야겠다. 수복비가 아예 안 들어서 여유가 있으니 나는 사장님을 불렀다.

"이거 다 사고싶은데얼마에요?"

"정말이야? 총각 원래는 한 40이 넘을텐데 기분이야. 40에 해줄게. 하나의 4만원 꼴이니 남는것도 없어 임마."

그렇게 결제를 마치고 토모와 집을 향해 걸어갔다. 옷을 잔뜩사서 양손에 한 가득이지만 토모는 참 행복해 보였다. 신나게 흔들면서 걷는다.

저거 집에 가면 분명히 팔 엄청나게 아플텐데.. 그렇게 우리는 큰 길을 걸으며 고등학교 앞을 지나게 되었다.마침 고등학생들이 다른 토모의 경호를 받고 나오고 있었다. 거기에는 내가 아는 남고생도 있었다.

"오 형님. 데이트입니까? 역시 사정이 가득한 형님이시네요."

"보자마자 섹드립이냐. 그건 그렇고 요새는 이렇게 경호하면서 집에 데려다 주냐."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부럽네요. 나는 토모 못 꼬시는데 고백만 5번인데 다 빠꾸먹었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니 토모끼리 서로 보고 있었다. 경호원 토모쪽은 확실히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마음이 있는건가.'

나는 일부러 토모에게 어깨를 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며 경호원 토모에게 들리라고 말했다.

"쟤도 너한테 마음이 있는 모양인데.. 이건 비밀인데 토모는 경호중에는 아무런 부탁도 못 들어줘. 돌려말하면 이 경호가 끝나고 나면 받아줘도 오케이라는거지 힘내라.새꺄 나는 이제 가본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토모는 놀랐지만 확실히 남고생에게는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경호원 토모는 꽤 표정이 밝아졌다. 성공을 바랄게 남고생

나는 그대로 토모와 길을 걸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이다. 지는 석양을 보고 홀로 집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은 그때야 나는 깨달았다.

오랜만에 나는 진심으로 이 순간을 즐기며 길을 걷고 있었다. 앞으로도 토모가 있다면 웃을 수 있을까? 그런 감정에 젖어 토모를 보았다.

토모는 양손에 옷을 가득 들고는 나를 보았다. 그 얼굴이 석양에 젖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나는 잠시 멈추어 섰다. 토모도 멈추었다. 

우리는 석양 아래에서 입을 맞췄다. 짐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건 아무래도 큰 일은 아니었다.

나는 오늘 토모와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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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끝나간다. 늦은게 허리 삐끗해서 물리 치료 받는중이다. 라붕이들은 조심하자. 전 글 링크는 여기에 넣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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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https://arca.live/b/lastorigin/8058834?category=%EC%B0%BD%EC%9E%91%EB%AC%BC&target=all&keyword=%ED%86%A0%EB%AA%A8&p=1

3.https://arca.live/b/lastorigin/8065964?category=%EC%B0%BD%EC%9E%91%EB%AC%BC&target=all&keyword=%ED%86%A0%EB%AA%A8&p=1

4.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