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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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지마라, 단 한명의 생존자를 위한 안전을 생각하는건 당연한거니까."
"그걸 어떻게.."

마일로스는 그저 자신의 가설을 확실시 하기 위해 떠본것이였고, 이것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자신을 제외하고)이 행성에서 인간은 단 한명만이 남았다.'

발키리는 그제서야 자신의 말실수를 기억하고선 표정을 애써 침착하게 유지하려했지만,  정보가 새어 나간것에 크게 불안해했다.


혹시 이 자가 사령관을 죽이려고 한다면? 발키리가 무의식적으로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서 긴장하자 마일로스가 입을 열었다.

"나는 너희 사령관을 해치려는게 아니다. 나는 인류를 수호하며, 그가 죄인일지라도 개인의 판단이 아닌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해야한다고 맹세한 몸이다. 즉, 나는 그를 보호할것이다. 그러니 방아쇠에서 손가락은 거두어주길 바라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것을 그는 느꼈다.
이들을 어찌해야 설득할 수 있을것인가. 이리저리 생각을 하던 마일로스는 사령관과의 면담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사령관이라는 자가 어떤 주제로 말을 걸지, 자신을 환영할지, 적대할지, 가두어놓고 고문할지, 어쩌면 자신이 사령관의 자리를 차지해야 할지도, 무력으로 제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며 머리속에서 수 백번의 가상토의를 하고 있을 때. 수송기의 엔진음이 천천히 작아지는 것을 듣고는 착륙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도착했습니다 마일로스님."

발키리가 먼저 일어서 손을 내밀어 안내하는곳으로 가보니,
그들은 바다 한복판, 선박의 갑판처럼 보이는 곳 위에 착륙해 있었다.

그가 갑판으로 걸어가자, 수십명의 인원들이 갑판 양옆에서 나타나 다가왔다. 대다수는 갈색의, 몸에 착 달라붙는 옷과 재킷을 입은 갈색 단발머리를 가졌고, 그중 한명만이 흰색 단발머리에 붉은 군모를 쓰고 있었다. 아마 저것이 지휘개체이리라.

지휘개체가 뭐라 소리지르며 그들의 상징으로 보이는 깃발을 한 치의 오차없는 동작으로 세우자. 병사개체들이 그에 맞추어 정렬하고선 총을 받들었다.

"좋은 사열이군."
"사령관님이 처음 만나는 인간님이시고, 저희를 도와주신것에 대한 예의를 담았다고..생각해요."

베라가 말하자 마일로스는 말없이 끄덕이며 그들앞으로 나아갔다.
흰색머리 지휘개체의 안내를 받으며 마일로스는 오르카의 내부로 들어가, 어느 문 앞에 멈추자, 그 앞에 서있던 정장을 입은 붉은 머리의 개체가 말했다.

"사령관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가 문을 열며 안내하는 대로 들어서자. 꽤 넓은 공간과 원탁, 그리고 그것에 둘러앉은 개체들이 보였고, 안내하던 개체도 빈 의자에 착석했다. 마일로스는 그곳을 둘러보다가 창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는, 안경을 쓴 개체와 특이한 옷을 입고 권총을 두자루 든 개체 사이 유일한 남성을 보았다. 아마 그가 사령관일것이다. 어색한 침묵이 몇초간 흐르고 나서,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오르카에 방문한 것을 환영합니다, 마일로스."
"그대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오, 사령관. 상황이 여의치 못해 이런모습을 보인것에 미안하오."

사령관이 일어나 고개를 숙이자, 그도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리고 그 후 서로를 마주보았다.
사령관은 마일로스의 덩치에 압도된 듯 꽤 긴장한 모습과 함께, 뭔가 이상한 물체를 보듯이 바라보았다.

그것은 결례라고 할 수 있으나, 마일로스는 개의치 않았다. 
그가 이어받은, 퍼라이어의 힘은 그것을 가진 자를 영혼없는 존재로 만들며, 그것은 일반인들에게 위화감과 긴장을 주기 충분한 이유였다.

"아 미안하오, 체질이 이러한 점을 미리 말하지 않았군."
"아니 괜찮습니다 하하..꽤 특이한 분이시군요."


원탁에 앉아있는 개체들은 그들 사이에 뭔가 있는지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쪽.."
"그냥 사령관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사령관께서 이곳으로 부른 이유가 무엇이요."
"..당신의 정체와 목적, 그리고 어찌할지 판결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솔직히 말해, 저희는 아직 당신을 완전히 믿지 않습니다."

재판인가. 나쁘지 않다.
나이츠 인덕터는 개인의 판단이나, 진영논리를 내새운 판단보단, 여러 관찰과 의견, 변호, 토론의 의한 판단을 중요시 했다. 지금 사령관의 행동은 올바른 것이다.

"좋소, 재판을 받아들이리다."
"...외외로군요, 너무 잘 받아주셔서 당황했습니다."


그렇게, 재판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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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도 나쁜데 그림그린다고 시간 잡아먹어서 분량도 적어지고, 글빨도 더 안좋아진거 같다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