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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청을 받고 회의실로 가니 경계하는 여러 눈빛들과 걱정스러운 눈빛 하나가 맞아주었다. 


"안녕하십니까. 구스타프 칼손 대령입니다."


"오셨군요, 앉으시죠." 


"감사합니다."


"제안하신 안건 때문에 불렀습니다. 혼자 결정하기에는 중대한 결정이어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혹시 무리한 안건이라면 단독으로 가도 괜찮겠습니까? 결국은 제 개인적인 용무이니 말입니다."


"안건에 대한 제 의견은 찬성입니다.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저 하나만의 의견만으로 결정 할 수 없는 사안이니 다른 지휘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위험합니다, 각하. 100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폭심지와의 거리가 멀지 않아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고, 레모네이드 세력에게 감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접촉없이 점거에 성공하더라도 스발바르 제도에 비해 협소해 지속적인 거점으로는 삼기 어렵습니다." 


"확보한다 하더라도 지금 받은 구조 신호가 먼저야. 미안한 말이지만, 당장의 생존자가 급하니까."


"방사능에 대해서는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폭심지로부터 거리도 가깝지 않고, 제 부관의 기록에 따르면 이미 연구소를 중심으로 소규모 거점이 구축된 상태로, 제염작업은 이미 되었을 것입니다." 

 

"귀관에게 질문 하나만 해도 되겠소? 어떤 목적으로 셰틀랜드 제도에 정박하려는지 이유를 알고싶소."


"...그저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전우들의 흔적이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기에, 행방을 찾을 단서나 무덤이라도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 심정, 이해한다. 하지만 어떠한 정보도 없이 상륙을 감행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


"에이다에게 위성정찰을 부탁해본다면 뭔가 알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궤도에서 관측한다면 발각될 일도 없을것 같은데."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힘들어. 세부적으로 정찰하려면 직접 나서는 수밖엔 없을거야."


"그럼 위성사진을 보고 생각 해봐야겠어."


 잠시 후, 셰틀랜드 제도의 위성사진이 도착했다. 남부 해안 근처에 연구소로 보이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그 외의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기업의 눈에 띄지 않으려 했던 것인지 방어 시설이 있거나 요새화 되어 있지는 않았다.


예상할 수 있는 위협은 내부의 보안시스템이나 경비용 AGS 정도일 것이다. 연구소가 그리 넓어보이진 않지만, 스발바르의 그 시설처럼 지하공간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멀쩡해 보이네, 무너진 부분도 없어. 누가 주기적으로 유지보수라도 한건가?"


"사진으로는 더 이상 알 수 있는게 없군. 직접 가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제가 혼자 가겠습니다. 애초에 제가 제안한 일이니 말입니다."


"의지가 확고하시니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사전 준비 없이 작전을 실행하기에는 무리입니다. 이번에도 필요하신 물자가 있다면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혹시...셰틀랜드 제도까지 갈 수 있는 잠수장비나 이동수단을 내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건 힘들텐데, 직접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 그리고 알다시피 오르카호는 잠수함이야. 감지되는 걸 막으려고 잠항을 유지중인데 단 한 명의 상륙을 위해서 부상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커. 당연하지만 물속에서 상륙정을 띄울 수도 없고."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제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위험성이 높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건 아니다."


"SDV 말씀이십니까? 크기를 감안하면 어뢰식으로 쓰는게 효율적일겁니다." 


"어뢰요?"


"아, 자폭병기는 아닙니다. 어뢰발사구에서 나갈 뿐이지, 그냥 1인용 초소형잠수정입니다."


"원래 군용 핵잠을 개조한거라 어뢰를 발사할 수는 있을겁니다. 다만 침투용 잠수정을 직접 만들어야 하니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아무래도 무리인듯 싶다.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게 돌아가는군. 희망을 접는 수 밖에 없겠어, 우선순위 라는게 있는 법이니까. 그래도 간만에 보인 큰 희망이었는데 이렇게 놓을 수는 없다. 그 구조신호가 온 곳의 일을 도와서 빠르게 해결한다면, 가능성이 더 생길까? 만약 실패한다면? 그럴 일은 없게 만들어야지. 죽어도 진실을 확인하고 죽겠다. 그리 각오했을 때, 무언가 신호가 하나 더 잡혔다.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부를만한 것이었다.


"각하, 오비탈 와쳐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셰틀랜드의 연구소에서 신호가 감지되었다고 합니다. 내부 생존자가 보낸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이쪽도 우선순위가 올라간 셈이네. 대령님, 잠시 후 제도 근처에 정박하겠습니다. 무사귀환을 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사령관님." "사령관, 나도 합류하겠다.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내놓은 책임을 지겠다." "같이 가는건 상관없지만,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네,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애초에 제가 무리하게 의견을 밀어붙인 탓이니 말입니다."

"...알겠다." 그 말을 끝으로 회의는 끝났다. 

 

회의실을 나오고 얼마나 지났을까, 셰틀랜드 제도 근처에 도착했다. 출구로 가보니 한 무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왔군. 같이 가겠다는걸 차마 말릴수가 없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T-4 케시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 소문의 그 인간님? 난 워울프야, 잘 부탁해." "퀵 카멜이야. 나도 잘 부탁해." "탈론페더라고 해요. 페더라고 불러주세요." "난 샐러맨더, 이런 재밌어보이는 일에 빠질 수야 없지." "난 하이에나야. 거슬리는게 있으면 말해, 다 날려줄테니까!" "...스카라비아"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출동인가?" "가자!" 


"호드, 작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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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는 너무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글도 쓰다 수십번 지우고, 맘에 들게 안써지다보니 키보드에 손이 잘 안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몇달이나 지나버렸네요. 그 동안 다른거에 빠지기도 하고, 몸살나서 며칠 드러눕고, 그러다 보니 개강까지 와서야 글이 나와버렸네요. 생각 날 때마다 적어보자고 했었는데 전개가 어떻게 나아갈 지 계속 끊기다 보니 의욕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도 쓰기 시작한건 끝은 내야겠다는 당연한 생각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이 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도 언제 나올지 확정드릴 수는 없지만, 하나 확실한 건 다음 이야기는 꼭 여러분이 볼 수 있을 겁니다. 주기가 길어질 순 있지만, 완결은 무조건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부족한 글과 모자란 작가의 푸념을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