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데이가 다가왔다. MH-4 테티스는 멋진 소악마 옷을 얻었다. 의상실의 오드리에게 수영복 대신 주문한 것이었다.


주문한 옷은 테티스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동안 모은 참치를 죄다 바친 보람이 있었다. 이 옷을 입으면 사령관님도 이제 한눈에 반할지 몰라. 헤헤헤. 거울 앞에 선 테티스는 옷에 달린 박쥐 날개를 펄럭이며 혼자 웃었다.


"뭐 하니?"


친구 운디네가 불쑥 방에 들어왔다. 테티스는 화들짝 놀라 가슴을 가렸다.


"뭐야. 왜 노크도 안 하고 들어와."


"노크 했는데 네가 무시하니 그렇지…… 그 옷은 뭐야?"


테티스는 허리에 손을 짚고 으쓱했다.


"뭐긴 뭐야. 이번 할로윈 의상이지."


운디네는 테티스를 아래위로 훑어보다 풉 하고 코웃음쳤다.


"왜 웃어? 기분 나쁘게."


"아니, 뭐랄까. 꼭 어린애가 안 어울리게 입은 거 같아서."


"뭐라고?!"


테티스가 발끈했다.


"내 미모 어디가 애 같다는 거야."


"아니, 얼굴이야 그렇다쳐도…… 너한텐 이게 없잖아."


운디네는 테티스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테티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 이 치즈 바보 주제에!"


"흥. 맘대로 생각해."


평소였다면 바보라는 말에 발끈했을 운디네는 이번엔 여유만만히 으쓱거릴 뿐이었다. 


테티스는 발을 동동 구르며 말미잘 해삼 철충 외치며 거듭 저주했다. 물론 운디네한텐 전혀 타격이 없었다.


"그러든가. 난 어린애랑 다르게 치즈나 먹으러 간다? 빠요엔-"


몸을 돌린 운디네는 손바닥을 들고 가 버렸다. 오랜만에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혼자 남은 테티스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싱글벙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녀는 시무룩하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새 옷 덕분에 좋았던 기분이 사그라들었다. 테티스는 바스트를 재 보다가 이내 포기하고 다시 옷을 주섬주섬 넣어 두었다.


시간이 흘러 할로윈 당일에는 오르카호 대공 경계가 있었다.


테티스는 할로윈 데이 기분이나 내려고 소악마 의상을 입었다. 운디네의 악담으로 풀이 죽긴 했지만, 기왕 산 걸 썩혀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번에는 나이트앤젤이 테티스의 대공 경계 파트너였다. 테티스는 평소 나이트앤젤이 여러 가지로 멋지다고 생각한지라, 보자마자 얼른 경례했다.


"앗. 나이트앤젤 대령님. 승리!"


"됐어. 아줌마끼리 뭔 경례야. 그보다 옷이 그게 뭐니?"


"예? 에헤헤…… 오늘이 할로윈이라서."


나이트앤젤은 테티스를 훑어보다 이내 한숨을 쉬었다.


"그래. 어릴 때 즐겨 둬야지. 대신 근무엔 지장 없어야 해."


"그럼요. 이 삼지창은 사실 기관총이고, 미사일은 박쥐 모양으로 꾸민 거라고요. 그리고……"


테티스는 나이트앤젤에게 신이 나서 설명했다. 나이트앤젤은 남의 옷엔 별 관심이 없었지만, 테티스의 바스트가 그리 크지 않음을 깨닫자 동지 의식을 느끼며 관대히 들어 주었다. 사실 나이트앤젤 역시 자신의 평평한 바스트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날 경계 중에는 별달리 큰일이 없었다. 전투 중에 의상이 찢어지거나 더러워지면 안 되는데. 경계 근무 중에야 겨우 그 사실을 떠올린 테티스였다.


이후, 테티스는 근무가 끝나자마자 냉큼 사령관님을 찾아갔다.


그런데 함교에 들어와 보니 하필이면 부함장인 세이렌과 웬수 운디네가 사령관님과 같이 있었다. 게다가 둘도 마침 사복 차림이었다.


의상으로 어필하고 싶었던 테티스는 속으로 입을 내밀었다.


"오, 테티스. 그거 할로윈 복장이니? 귀엽네. 이쁘다."


다행히 사령관님이 테티스의 복장을 칭찬해 주었다.


테티스는 머리를 긁으며 좋아했다. "헤헤…… 사령관님, 서큐버스 복장이에요."


"서큐버스? 하하. 그렇게 치자."


운디네가 비웃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게 거슬렸지만, 테티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고 자리에 끼어들었다.


"할로윈에 대공경계 수고했어. 테티스도 이거 먹어. 치즈케이크 맛있더라." 사령관이 간식을 권했다.


"네."


"운디네가 만든 거래. 대단하지?"


사령관이 하는 말에 테티스는 케이크 먹던 것을 멈추었다. 돌아보니 운디네는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세이렌도 선망의 눈길을 보내는 모양이었다.


거기에, 세이렌은 직접 짠 목도리를 선물했다. 앞으로 겨울에 추워질 테니 둘러 달라는 이야기였다.


목도리를 받은 사령관이 눈을 깜박였다.


"음? 난 거의 잠수함 안에 있기는 한데."


"앗."


세이렌은 아차 싶어서 얼굴을 붉혔다. 생각해 보면 저항군은 거의 전원이 오르카호 안에서만 지내는 것이다.


그러자 사령관은 씩 웃으며 세이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농담이야. 정말 고마워…… 나중에 외출할 때 꼭 두르고 다닐 게."


그제야 세이렌도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한편 테티스는 이 모습들을 보자 기분이 가라앉았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뭔가 주러 왔는데, 난 뭐지. 테티스는 저절로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구었다. 사령관님을 '혼내준다'고 의기양양하게 할로윈 옷을 마련해 왔지만, 다른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어 보였다.


운디네와 세이렌과 이야기를 나누던 사령관은, 활발한 테티스가 웬일로 말이 없자 먼저 말을 걸어 주었다.


"테티스. 어디 아프니? 안색이 안 좋네."


"예? 아뇨…… 아픈 게 아니라."


"내가 말해 줄게. 테티스는 사령관을 유혹하려고, 섹시한 악마 옷까지 만들어서 입고 온 거거든."


운디네가 짓궂게 끼어들었다. 테티스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근데, 입고 보니 섹시하지도 않고 애 같은 게 아니겠어. 키도 작고 가슴도 전혀 없고. 그러니 막 시무룩한 거 같아. 호호홋."


"운디네. 그런 말 하지 마."


사령관은 운디네를 나무랐다. 세이렌도 눈살을 찌푸렸다. 운디네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테티스는 울적해진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테티스? 너무 신경쓰지 마. 운디네가……."


"아, 아니에요. 오늘 할 일이 생각나서요. 나중에 봐요. 사령관님."


테티스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달아나 버렸다. 운디네는 뒤늦게 자기가 너무 심하게 놀렸나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함교를 나가고 없었다.


사령관은 물론 세이렌도 운디네를 흘겨 보았다. 운디네는 곤혹스럽게 따가운 시선을 피했다.




* * *




테티스는 세일러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오르카호 여기저기를 쏘다녔다. 생각해 보면 볼수록 자신은 다른 대원들과 달리 내세울 부분이 정말 없는 것 같았다. 뛰어 놀거나, 바보 네리와 운디네를 놀려 주는 일에만 관심을 두었지 자신을 가꾸는 법도 거의 알지 못했다.


울적해서 돌아다니던 차에, 바가 눈에 띄었다. 술이라도 마시면 좀 어른스러워질까 싶어 성큼 들어갔다.


술잔과 카운터를 닦고 있던 키르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꼬마 아가씨, 여긴 오시면 안 돼요."


"나도 어른이거든요? 나도 술 줘요."


"안돼요. 가뜩이나 술도 모자라고."


키르케는 테티스를 밀어냈다. 여기서도 아이 취급을 당한 테티스는 한층 더 울상이 되었다.


다시 걷다 보니 카페테리아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지도 몰라. 운디네가 보던 잡지란 책에서 우연히 주워 본 정보였다.


카페테리아 매니저인 아우로라가 테티스를 웃으며 맞아들였다.


"어서 와."


카페테리아라고 해봐야 식탁에 의자 몇개 가져다 둔 게 전부였다. 게다가 테이크아웃 아니면 직접 오는 손님도 드물었다. 아우로라는 테티스를 반갑게 여기며 얼른 초콜릿 음료를 준비했다.


주문을 해놓고 구석에 가서 앉으려는데, 선객이 있었다. 다름아닌 나이트앤젤이었다. 테티스는 저도 모르게 반가와서 다가갔다.


"앗. 대령님. 또 만났네요."


단 것만 먹고 있던 나이트앤젤도 눈을 들어 깜박거렸다.


"그러네. 너도 여기 오니?"


"아니, 여기서 먹고 가는 건 처음이에요."


"그래……."


테티스는 나이트앤젤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우로라는 오랜만에 손님이 둘이나 있자 신이 나서 얼른 초코라떼와 케이크를 갖다 바쳤다. 물론 초코와 간식 값은 외상으로 달아 놓았다.


"대령님은 술 안 드세요?"


"먹기는 하지만, 공중전 유닛인 참모가 대낮부터 술에 취할 순 없잖니. 할로윈인지 핼러윈인지 알게 뭐람."


대령님은 역시 프로페셔널하셔. 테티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카페테리아에는 자주 오세요?"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단 걸 먹으면 뇌에서 행복한 물질을 내보내거든. 너무 먹으면 살 찌겠지만."


"오- 그렇군요. 박식하세요."


테티스는 눈을 반짝였다. 나이트앤젤은 자신을 선망하는 대원은 좀처럼 보지 못했던지라, 테티스의 눈빛이 싫지 않았다.


그러던 나이트앤젤이 문득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그 옷은 어떻게 됐어? 오늘 할로윈이 어쩌고 해서 입었다며."


"아. 그게요……."


테티스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사령관한테 어필하고 싶었지만, 다른 동료들에 비해서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 것 같아 자신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운디네가 자꾸 가슴이 어쩌고 하고 놀려서 더 화가 났다고요. 사령관님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고."


나이트앤젤은 이해한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바라보았다.


"그런 녀석들은 무시해버려. 가슴이 어쩌고 하는 것들 말야."


나이트앤젤도 평소 몸매 콤플렉스가 있는 만큼, 테티스의 고민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치만 사실인 걸요. ……대령님, 저는 정말 애 같이 보이고 매력이 없는 걸까요?"


나이트앤젤은 곤혹스런 표정이 되었다.


"음, 글쎄."


"바이오로이드라서 더 자라지도 못하고. 맨날 애 취급이나 받고…… 저도 대령님처럼 키도 크고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테티스가 서럽게 말했다. 나이트앤젤은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자신을 고평가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내심 감격했다.


나이트앤젤은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분리하며 위로를 건넸다.


"……음. 테티스, 너무 실망하진 마. 매력이란 건 그렇게 단순히 어디 한 군데로 퉁칠 게 아니거든."


"예?"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가슴이 작아도 골반이나 엉덩이나 다리가 매력적일 수 있는 거니까."


"그렇지만 전 대령님과 다르게 하체가 멋지지도 않은걸요."


테티스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후배를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나이트앤젤이 문득 손뼉을 쳤다.


"……그렇지.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시무룩해 있던 테티스가 눈을 들었다.


"너 보고 어린애 같다고 운디네가 놀렸댔지? 그러면 어때. 사령관이 좋아하기만 하면 그만이지."


"사령관님께서 저같은 어린애를 좋아할 것 같진 않은 걸요."


"아니 뭐, 애냐 아니냐를 떠나서…… 중요한 건 사령관이 보기에 마음에 드느냐 아니겠니. 운디네 같은 애들의 시선이 아니라."


"!" 테티스가 멈칫했다.


"사령관이 그 악마 복장 보고 예쁘다고 해 줬다며? 그럼 사령관 마음에 드는 거겠지. 안 그래?"


테티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 살짝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트앤젤도 신이 나서 계속 말했다.


"소수 취향 매력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아닌게 아니라, 오르카호엔 성숙한 여성 타입이 넘치다 못해 썩어나지 않니. 쭉쭉빵빵이니, 허리 아플 정도의 젖소라든가."


"아. 맞아요." 테티스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런 환경에 있으면 어떤 인간, 심지어 바이오로이드라도 질릴 거라고. 사령관도 마찬가지야. 우린 그런 틈새 시장을 이용할 수도 있어."


나이트앤젤은 어느새 테티스에게 우리라는 말까지 쓰고 있었다. 테티스도 감명받은 듯이 살짝 입을 벌렸다.


"물론 몸매는 타고난 한계지만, 가슴 같은 데에 너무 집착은 하지 마. 가슴이 크다고 해서 다 성숙하고 매력적인 건 아니라고. 일테면, 어떤 대장도 가슴만 크지 하는 행동은 애같으니 말이야."


"그렇군요……."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테티스는 우울한 마음이 저도 모르게 씻겨 나가는 듯했다. 그와 동시에 평소 나이트앤젤에게 품고 있던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


테티스가 손을 맞잡고 선망의 눈길을 보내 왔다.


"역시 대령님은 대단하세요. 어른스러워요, 정말."


"아하하, 뭐."


"사령관님도, 대령님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하셔서 좋아할 것 같아요. 저도 대령님을 닮으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요."


나이트앤젤이 미소지었다.


"글쎄, 매력이란 남을 닮는다고 되는 게 아니야. 그리고 난 사실 연애는 크게 관심이 없으니까. 애 돌보느랴 부대 관리하랴 바쁘거든."


"아……."


둘은 그 뒤로도 이런저런 근황을 나누었다. 동료들 이야기, 모시는 대장 이야기, 함내에 돌아다니는 소문 같은 수다 등.


이윽고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자, 마침 단 것도 먹었겠다 스트레스가 풀린 테티스는 냉큼 일어났다.


"돌아가려고?"


"네. 대령님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어요. 헤헤…… 다음에 또 뵈요."


"그래. 들어가렴. 애들 말은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럼요!"


테티스는 가뿐한 발걸음으로 카페테리아를 나갔다.


홀로 남은 나이트앤젤은 차가워진 핫초코 잔을 흔들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나나 잘하지, 누굴 가르치니."


사실 틈새 시장 운운은 되는 대로 주워섬긴 말이었지만, 정말로 사령관의 관심을 끌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하여 테티스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온 때였다. 뜻밖에도 사령관이 문 앞에 서성이고 있었다.


테티스는 눈을 깜박거렸다.


"앗, 사령관님? 어떤 일로 오셨어요."


"응. 할로윈 초콜릿을 안 줬잖니."


"아. ……죄송해요. 아깐 그냥 나가서." 


테티스는 눈을 내리깔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냐. 죄송할 게 뭐 있니. 그나저나 그 옷은 벗었구나?"


사령관이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셨다.


"자세히 감상하고 싶었는데."


테티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 정말요?"


"응. 귀엽더라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말에 테티스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테티스는 얼른 말했다.


"그,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오오. 기다릴게."


테티스는 신이 나서 얼른 소악마 옷을 입고 다시 나왔다.


사령관은 흡족하게 그녀를 훑어보았다. 테티스는 새삼 부끄럽게 여기면서도, 사령관이 손에 든 바구니를 보자 그제야 까먹었던 말이 떠올랐다.


"히히. 맞다. 사령관님, 트릭 오어 트릿!"


"그래, 그래. 맛있게 먹어."


사령관이 웃으며 초콜릿과 사탕을 건넸다. 테티스도 환한 얼굴로 공물(?)을 받아 챙겼다. 그녀는 싱글벙글 하다가, 아까 전 나이트앤젤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 뭐, 어때. 사령관 보기에 좋으면 그만이지.


그 말을 떠올리고, 자신감을 조금 되찾은 테티스가 조마조마하게 물었다.


"사령관님. 저…… 혹시, 테티스랑 어디 놀러 가지 않으실래요? 오늘이 할로윈이니까, 악마 테티스랑 같이 노시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네?"


그러나 사령관은 지극히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놀아 줄 생각으로 찾아 온 것이다. 아까 전 테티스의 마음이 상한 것 같아서였다.


"좋지."


테티스의 얼굴이 환해졌다.


덕분에 둘은 손잡고 돌아다니며 그날 저녁을 같이 보냈다.


사령관은 도중에 테티스를 업고 목말도 태워 주기까지 했다. 테티스는 까르르 웃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한편, 지나가다 둘이 어울리는 걸 목격한 나이트앤젤은, 사이좋은 부녀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반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테티스 양이 행복해 보여서 잘됐네요. 그런데 저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나이트앤젤은 어깨를 주무르며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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