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미호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하고 볼을 부풀렸다. 하지만 사령관의 말은 단호했다. 


"미친 소리하지말고 닥치고 있어 이 씨발년아."


"사령관?"


"씨발년이 작고 귀엽다고 오냐오냐해주니까 진짜로 니가 내 상전인줄 아나. 이미 구상이 끝난 작전에 토를 달아봐야 재뿌리는 일밖에 안된다는 거 설마 모르는 거야? 아니면 알면서도 나 꼴받는 꼴 보고싶어서 지랄하는거야?"


미호는 사령관이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최근 사령관은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몽구스 대원들이 미개척지역에서 전사하고난 이후 사령관은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령관의 지휘아래에 대원들이 전사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반적인 대원들이 아니었다. 몽구스팀의 홍련은 사령관이 직접 서약을 하사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생전 처음으로 소중한 것을 잃는 경험을 하고 나서 사령관은 달라졌다. 더 과격해졌으며 사령관의 눈빛은 언제나 예민했다. 사령관을 곁에서 보좌하는 수행원들은 그 날카로운 분위기에 언제나 벌벌 떨었다. 


"사령관이 쌓인게 많았구나."


"하아..."


사령관은 날카로운 눈으로 미호를 내려다보았다. 미호는 친근한 눈을 하고 사령관을 향해 옅은 미소를 보였다. 


"사령관이 나한테 이러는거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 나도 알아. 나도 사령관만큼이나 가슴이 찢어지는걸."


미호의 눈가를 따라 뜨거운 눈물이 길게 흘러내렸다. 


"몽구스는 언제나 하나였어. 드라코는 내 앞을 지켜주고 불가사리는 시선을 분산시키지. 홍련의 기지는 언제나 돌파구를 마련해줘. 나의 저격은 팀원의 도움 덕분에 빛을 발할 수 있었어. 자매들이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그걸 아는 년이 혼자 살아서 돌아오냐? 하하, 존나 웃기네 병신이."


혼자 끌끌거리던 사령관은 미호의 뺨을 손바닥으로 후렸다. 미호의 볼이 빨개지고 출격포트에 소리가 울렸다. 출격포트에서 임무를 준비하던 모두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사령관이 고개를 들자 모두가 시선을 거두고 모른척했다. 


"너 때문에 홍련이 죽었어."


"......"


몽구스팀은 미호를 퇴각시키기 위해 자진해서 모두 희생했다. 모두의 시신은 끔찍한 꼴이 되어 스크린에 비췄다. 사령관은 지금도 홍련, 불가사리, 드라코의 몸이 총알 세례에 마리오네트처럼 흔들리며 신체가 파고되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다. 미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눈물을 흘렸다. 


사령관은 미호가 의기소침해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치밀어오르는 미묘한 감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양 손을 허리춤에 짚고 잠시 고개를 젓던 사령관은 


"알았어. 이번 임무에 너도 끼워주지."


사령관은 미호의 뒤통수를 제대로 한대 때렸다. 미호의 눈물이 허공에서 비산해 반짝였다. 사령관은 5분가량이나 무차별적으로 미호를 폭행했다.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움찔거리고 있던 미호에게 사령관은 그녀의 총을 쓰레기처럼 던져주었다. 무게감 있는 딱딱한 느낌에 미호가 많이 아픈지 눈을 찡긋 거렸다. 


"살아서 돌아도든지 뒤져서 오든지 맘대로 해라."


사령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복도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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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ㄴ


더 진행할지 말지 귀찮아서 창작물 태그 안달고 있는거임. 


일단 저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