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병부대 스틸라인은 언제나 저항군 최전선에서 싸운다. 스틸라인의 신임 지휘관, C-77 레드후드는 이날도 선두에 나와서 병사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레드후드의 지휘 차량에 달린 4연장 발칸포가 불을 뿜으며 포탄을 뿌렸다. 그러자 적들도 이편을 향해 포화를 퍼부어 왔다.


"이 비겁한 것들아, 어딜 도망치나!"


근처에 있던 병사 둘이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물러서자, 레드후드는 권총으로 그 중 한 명을 쏘았다. 레드후드가 쏜 총알이 브라우니 하나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악- 브라우니가 비명을 지르며 팔을 감쌌다. 레드후드는 나노 치료 캡슐을 하나 던져 주고는 계속해서 발칸포를 쏘아대며 외쳤다.


"물러서지 마라! 어서 공격해!"


근처의 병사들이 레드후드를 두렵고도 원망스런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동안 노움 병장이 마지막 발포 콘크리트 탄을 터뜨려 방벽을 설치했다.


병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방벽 뒤에 숨어서 응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보고 쏘는 것도 아닌지라 큰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레드후드가 혀를 찼다.


그때, 지휘관급 철충이 손을 들어 레드후드와 병사들을 가리켰다. 표적으로 특별히 정해졌단 뜻이었다.


"이제는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조금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사령관님과 마리 대장님이 우릴 버릴 리가 없다!"


레드후드의 발칸포가 계속해서 엄호했지만 아무도 방벽 뒤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자칫하면 눈먼 총포에 맞아 저세상인 것이다.


그러던 때였다. 기관총 사수인 레프리콘 하나가 이를 악물고 뛰쳐 나가더니, 지휘관 철충을 향해 경기관총을 갈겼다. 어차피 친한 대원도 없었기에 목숨이 아깝지 않았다.


운이 좋아서 레프리콘이 뿌린 총알 상당수가 지휘관 철충의 손가락형 미사일 런처를 쏘아 맞혔다. 때마침 미사일이 발사되려는 터라, 그만 유폭이 일어나고 말았다. 덕분에 지휘관 철충은 두 손을 잃어버린 채로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무렵 지원군도 타이밍 좋게 도착했다. 기회다 싶어 레드후드가 앞장서서 돌격하자, 여러 병사들도 엉겁결에 소리를 지르며 적들을 덮쳤다.


이윽고 레드후드의 집중 사격을 당한 지휘관 철충이 먼저 파괴되었다. 그러자 다른 철충들도 혼란에 빠져서 지리멸렬하고 말았다.


이리하여 얼마 뒤, 레드후드와 병사들은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레드후드는 연대 깃발을 펄럭이며 승리 겸 전투 종료를 선언했다.


그렇지만 레드후드를 쳐다보는 병사들의 표정은 기쁨 반 원망 반이었다. 그녀가 자신들을 향해 정말로 총을 쏘았기 때문이다.


레드후드는 그것을 모른 척하고 병사들을 철군시켰다. 우연히 대활약을 했던 레프리콘도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렸다. 그때 레프리콘의 눈에 레드후드가 허리춤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언뜻 보였다.


무심코 들여다보니 레드후드가 짚고 있는 타이즈 부분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해당 부위에 피가 솟구친다는 뜻이었다. 레프리콘은 흠칫하고 놀랐다. 순간 레드후드와 레프리콘의 눈이 마주쳤다.


레드후드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고, 레프리콘 또한 못본 체하고 얼굴을 돌렸다.


그길로 부대를 이끌고 돌아온 레드후드는 상관인 불굴의 마리 소장한테 불려 갔다.


"잘 이겨 주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서 출진 경험도 적을텐데." 마리가 팔짱을 낀 채로 칭찬했다.


"병사들이 잘 싸워 준 덕분입니다. 특히 레프리콘 1060 병사가 지휘관 철충을 무력화 시킨 도움이 컸습니다."


"그래, 그래…… 음, 실은. 병사들 관련한 일 때문에 할 말이 있어서 말야."


"예?"


"자네. 브라우니 하나를 쐈다면서."


"아, 그것이."


레드후드의 설명을 들은 마리는 한숨을 쉬었다.


"자네는 복원된 지 얼마 안 되서 실수했겠지만, 병사들을 독려할 땐 직접 쏘지 말고 허공에다 위협만 하게."


"저는 스틸라인 교본대로 행했습니다." 


레드후드가 어리둥절해 하며 대답했다.


"알아. 아는데, 우리 사령관 각하께선 정책이 조금 다르시거든. 그는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길 원하시는 분이야."


"……."


"우리는 물론 일개 병사들의 안전까지 신경쓰시는 훌륭한 분이지. 그러니 자네들도 메뉴얼보다 병사를 덜 가혹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어."


"죄송합니다."


레드후드는 안 그래도 브라우니의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라, 바로 차렷하고 사과했다.


슬쩍 미소지은 마리가 레드후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무 신경쓰지 말게. 다음부터 잘 하면 될 거 아닌가. ……어쨌든 자네도 다쳤고 말이야."


"부상은 이미 나았습니다."


"음. 아무튼, 전투를 마치고 왔으니 휴가를 받도록 해. 이것도 각하의 정책이야."


레드후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휴가 말입니까?"


"그래. 자네는 처음 받는 건가? 뭐, 아무튼 편하게 쉬라고."


마리의 집무실을 나서는 레드후드는 얼떨떨해 보였다.


휴가라. 그런데 휴가에는 뭘 해야 되지. 레드후드는 일선 지휘관 유닛으로서 풍부한 군사 지식의 소유자였지만, 휴가를 보내는 방법은 전혀 몰랐다.


그녀는 제조된 뒤로 전투만 거듭했던 바람에 일반 상식이 부족했다. 그래서 휴가 첫날은 하루 종일 생활관 안에서 인트라넷만 들여다보고 말았다.


다음 날. 레드후드는 생각 없이 전투복을 입으려다가 멈칫했다.


"아참."


휴가였으니 오늘은 전투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오전부터 혼자서 오르카호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지만, 할 일이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브라우니 병사 셋이 어울려서 떠드는 이야기를 들었다.


"2590상병님. 진급한 기념으로 노래방 쏘시는 게 어떻습니까?"


"맨날 기념이야, 무슨."


"다 그런 거 아닙니까. 하하."


병사들이 어울려서 노래방에 가는 걸 보고 레드후드는 내심 부러웠다.


그녀는 같이 오르카호 함내 편의 시설을 이용할 만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없으면 혼자라도 가야겠다 생각해서 그녀가 노래방에 들어서자, 먼저 와 있던 브라우니들이 깜짝 놀라서 일제히 일어섰다.


"스, 승리. 대령님!"


"아…… 아냐. 오늘은 그냥 휴가다. 놀러 온 거니까 신경쓰지 말도록."


브라우니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아닙니다. 대령님께서 먼저 쓰십시오."


하고 나가려고 했다.


"신경쓰지 말라니까. 먼저들 쓰게."


"정말 괜찮습니다. 저흰 개인정비를 하러 가는 길입니다."


"그렇습니다."


브라우니 셋은 명백히 피하는 기색으로 노래방을 나가 버렸다.


레드후드는 홀로 남아서 멍하니 노래방 기계를 바라보았다. 애초에 그녀가 군가 말고 아는 노래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니 부르고 싶은 노래도 없었다.


머쓱하게 앉아 있던 그녀는 얼마 안 가 노래방을 나왔다.


다음엔 기분이나 풀 겸 가벼운 운동이나 할까 하고 휴게실로 향했다.


그런데 레드후드가 들어서자, 탁구를 하거나 앉아서 떠들고 있던 병사들 역시 무서워서 벌떡 일어나 도망쳐 버렸다.


부사관이든 병사든 경례만 하고 너나할 것 없이 슬슬 달아나는 것이었다.


덕분에 레드후드는 또다시 혼자 우두커니 탁구대 앞에 서 있게 되었다.


병사들이 원래 지휘관을 피하기 마련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 레드후드는, 하필이면 병사들을 쏘며 독전하는 레드후드라는 악명이 퍼진 바람에 다들 겁을 집어 먹은 것이었다.


레드후드도 곧 그 사실을 깨닫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기는 자기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밉상과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을 것이다.


레드후드는 탁구채를 어색하게 쥐고 혼자 공을 튕기고 있다가 자리를 떠났다. 당당하던 그녀의 어깨가 어느덧 처져 있었다.


이 모양이니,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같이 찍을 이가 없었다.


혼자 스티커 사진을 찍고 나온 그녀는 문득 먼 발치서 최선임 레드후드가 피닉스 대령과 함께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았다.


저 둘은 동기였으므로 서로 어울려서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휴가 중인 이 레드후드에겐 어울릴 만한 동기나 친구가 없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근무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렇게 레드후드가 풀이 죽어서 혼자 중앙 로비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어 왔다.


"저어, 레드후드 4호 대령님 아니십니까?"


눈을 들어보니 그때 지휘관 철충을 무력화시킨 레프리콘 1060호였다. 레드후드는 저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얼른 대답했다.


"아. 자네군. 여긴 웬일이야?"


"승리. 그게, 전투로 휴가를 받았습니다."


"그렇군. 나도 휴가야."


말을 걸어 온 레프리콘은 음료수 캔을 쥐고 잠시 머뭇거렸다.


레드후드 또한 레프리콘을 가만히 보다가, 불쑥 물었다.


"자네, 혹시 바쁜가?"


"예? 아닙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그럼 나랑 잠깐 얘기라도 할까. 이리 와 앉아."


"네…… 물론입니다."


레프리콘은 불편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얌전히 레드후드의 곁에 앉았다.


둘 사이에 어색하게 침묵이 흘렀다. 레프리콘을 불러 세운 레드후드로서도 사실은 따로 할 말이 있을 리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참 가만히 있던 때, 레프리콘이 조심스럽게 레드후드를 살피며 말했다.


"저어…… 대령님. 그때 상처…… 는 괜찮으십니까."


"응? 아. 그거 말인가."


그러고 보니 저 레프리콘이 부상을 눈치챘었지. 레드후드는 조금 부끄러웠다.


"뭐, 별거 아니야. 허리에 눈먼 총탄이 하나 박혔더군. ……오자마자 치료를 받았어. 괜찮아."


이에 레프리콘은 살짝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다행입니다. 지휘관이셔서 저희보다 상처 회복도 빠르신가 보군요."


"음, 날 걱정한 건가?"


레드후드가 이상하다는 듯이 묻자 레프리콘은 흠칫 놀라서 얼른 대답했다.


"예? 그것이, 그때 다치신 거 같아서 조금 신경이 쓰였었습니다. ……주제넘은 말을 드려 죄송합니다."


"응? 아니야. 주제넘긴."


레드후드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레프리콘이 자신을 걱정해 주어 무척 고마웠다. 상관이 아닌 휘하 병사한테서 걱정을 받아 보리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이윽고 다시 말이 끊어졌다. 둘은 또 말없이 음료수만 홀짝거렸지만, 그것도 곧 바닥이 났다.


이번에는 가만히 있던 레드후드가 레프리콘을 돌아보며 말했다.


"자네, 딱히 예정 없다고 했지?"


"예? 아. 그렇습니다. 별로 동기도 없고, 친한 선후임도 없고."


"그래……."


레드후드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레프리콘의 처지가 왠지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어쩌면 이 애도 휴가를 보낼 파트너가 없는 걸지 모른다.


이에 레드후드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러면 말야, 혹시 나랑 시간 좀 보낼 수 있을까. 실은 이번에 휴가를 처음 받는 거라서 말야, 같이 보낼 사람도 없고."


말을 마친 레드후드는 얼굴을 조금 붉혔다. 명색이 독전관 노릇이나 하는 감찰장교가 이런 부탁을 하기엔 쑥스러웠다.


레프리콘 역시 당황해 했지만,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물론입니다. 사실은 저도 이번이 제조되고 나서 첫 휴가입니다."


"의외로 통하는 데가 있구만."


레드후드는 레프리콘을 데리고 다시 함내를 거닐었다.


둘은 같이 탁구도 치고, 노래방도 가고, 간식도 먹고, 사진도 함께 찍고, 최근에 새로 설치됐다는 사우나도 이용해 보았다.


레프리콘이나 레드후드나 모두 처음 겪는 일이라 생소했지만, 혼자 노는 것보단 훨씬 즐거웠다.


그 모양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니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다.


레드후드는 휴게실에서 레프리콘과 함께 사우나복 차림으로 우유를 마셨다.


"고마워. 같이 있어서 체면이 살았어."


"아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같이 휴가를 즐기는 동안 둘은 어느덧 계급을 뛰어 넘은 우정을 느끼고 있었다.


우유를 한모금 마신 레드후드가 말했다.


"사실, 아까는 정말 병사들이 다들 나를 피하더라고. 내가 그렇게 무서운 건가."


그러자 레프리콘이 무심코 대답했다.


"저번에 대령님께서 브라우니를 쏘신 사건 때문 아닐까요."


"……."


레프리콘은 말하고 나서야 놀라서 얼른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


"뭘 사과해. 내가 그런 일을 한 건 사실인데…… 자네도 내가 부담스럽나?"


"예? 아니, 그렇다기보단."


레드후드는 쓴웃음지었다.


잠깐 시선을 돌린 그녀의 눈에 저 멀리서 어울려 다니는 노움과 레프리콘, 이프리트 등이 보였다. 그들을 본 레드후드는 살짝 부럽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 그럴 만도 하지. 내가 배우기로도 병사들은 지휘관을 꺼려 한다고 했었으니까. 게다가 난 독전관이기도 하고."


"……."


레드후드는 자조적으로 말했다.


"따지고 보면 나나 병사들이나 똑같은 바이오로이드인데 말이야. 지휘관이니 병사니 하고."


레프리콘이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래도 지휘관이시니까, 저희보단 능력이 좋지 않겠습니까."


"글쎄. 뭐, 어떤 땐 자네 같은 병사들이 더 편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위험하긴 해도 명령만 수행하는 입장이니까. 반면에 지휘관은 책임이란 걸 져야 하거든. 예를 들면, 병사를 함부로 다룬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모두를 사지로 내보내야 한다던지."


레드후드는 자신의 총을 맞고 부상당한 브라우니가 계속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았다. 레프리콘은 레드후드를 가만히 보다가 이렇게 위로했다.


"대령님.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대령님께서도 맨 앞에서 싸우다가 다치셨으니까요."


"그 병사도 그렇게 생각할진 미지수지만."


레프리콘이 다시 위로를 건넸다.


"저는…… 조금은 대령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은 저도 후임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서요. 제가 별로 용감한 성격도 아니라."


"자네가 안 용감하면 누가 용감해. 하하."


생각해 보면, 지휘관이든 병사든 나름대로의 고충이 많을 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레드후드는 우유를 마저 다 마시고 일어섰다.


"그러고 보니 내가 말이 너무 많았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


사우나복을 벗고 생활복으로 갈아입은 레드후드는, 마찬가지로 같이 환복 중인 레프리콘을 바라보다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


"우리, 다음에도 가끔 이렇게 만나면 어때."


레프리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옛?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될 게 뭐 있어. 우리도 결국 바이오로이드고, 나이대도 비슷하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친구처럼 지내자고."


레프리콘은 눈을 크게 뜨다가, 곧 자세를 바로잡고 경례했다.


"넷! 영광입니다."


레드후드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뭘 경례를 해. 근무 중도 아니고, 편하게 대해."


레프리콘은 난감해 했지만, 레드후드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자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레프리콘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난 셈이었다.


해당 레프리콘은 복무 기간도 얼마 되지 않고 겁도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후임이나 선임들이 은근히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레드후드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눈에 띄자 점차 군생활이 편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감찰 장교가 뒤에 있으니 다들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순진한 레프리콘 1060호 본인은 정작 레드후드의 빽이란 걸 별로 실감하지 못했다. 단지 처음으로 친구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여길 따름이었다.


그리하여 훗날, 불굴의 마리는 둘을 보고 '간부와 병사 사이의 모범적인 관계'라며 선전에 써먹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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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레후 짭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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