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티아멧 대화에도 안 냈던것 같은데 마갤도 터졌겠다 대회주한테 허락받고 공포대회에 출품해볼걸...



티아멧이 말해주는 바이오로이드 재활 





네? 바이오로이드 재활 센터를 만들고 싶으시다고요?


하지만 전력이 아닌 바이오로이드는 요안나씨가 계신 곳에 가는 게...


...그걸로는 부족한 것 같다니... 저는 사령관님의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신체가 결손되었거나 수명이 다한 바이오로이드들을...요?


아... 그래서 닥터에게 재활 방법에 대해 물어보시려고 생각하셨던건가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한테 물어보시고 닥터한테는 물어보지 마세요.




아뇨. 저한테 물어보세요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양산품이지만, 동시에 자동차와 같이 비교적 생산단가가 높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특수합금으로 이루어진 인공골격은 그 원료조달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그리고 바이오로이드의 척추와 연결되는 각종 학습모듈도 비싼 편입니다.


바이오로이드 생산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오리진 더스트입니다.


세포 내에 주입되는 오리진 더스트는 그 양이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당연히 회사에서는 바이오로이드 제작 초기부터 꾸준히 이들을 재활용할 방법을 연구해왔죠.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는 바이오로이드의 시체에서 거의 손실 없이 오리진 더스트와 인공골격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말을 막으시는거죠? 아직 설명이 안 끝났습니다.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게 해주세요.




... 바이오로이드의 재활용 공정 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소각이죠. ‘블랙리버’에서 선호합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바이오로이드를 전부 태우고, 그 재를 모아서 오리진 더스트만 걸러내면 됩니다. 오리진 더스트는 불에 타지 않거든요.


중요한 모듈이나 칩들은 태우기 전에 제거하면 그만이고, 합금은 소각 과정에서 녹아내리기 때문에 오리진 더스트와 마찬가지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전기로를 이용한 소각은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한창 전쟁중일 때는 야외 소각로에서 태우고 불도저로 재만 긁어왔었죠.


소각에 필요한 연료가 많이 들지만, 속도는 확실히 빠르죠.




두 번째는 생분해입니다.


‘삼안산업’에서 최초로 사용한 방법인데, 홍보할 때 말로는 환경이 어쩌고 했던 걸로 기억하지만...실제로는 연료를 아끼기 위한 방법이었죠. 


분해 속도는 느렸지만, 선전하던 대로 친환경적이고 비용이 더 쌌어요.


특기할만한 점은 삼안에서는 삼안 산하 합성생물산업부에서 개발한 미생물을 이용했다는 점 정도가 있겠네요.


미생물의 분해속도와 번식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 데다 분해 과정에서 썩는 시체 특유의 악취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들었어요.




세 번째는 분쇄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 인형’ 에서는 연합전쟁 후에 초토화된 국토를 재건해야 했고, 만연한 실업자 문제도 해결해야 했었죠.


그래서 일부러 사람을 고용해서 대규모 바이오로이드 재활용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이 재활용센터에 고용된 노동자들 대부분은 바이오로이드의 시체에서 인공골격을 수작업으로 발골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발골이 쉽도록 머리를 잡아서 커다란 갈고리에 꿰고, 생선처럼 턱이 꿰어진 바이오로이드들은 발골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작업장이 위치한 반대쪽에서는 소를 해체하는 것처럼 시체의 살을 발라내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립니다.


컨베이어벨트에 옮겨진 살점들은 남은 골격이 없는지 꼼꼼하게 검사된 후에 분쇄기로 떨어집니다.


분쇄기에 티타늄제 손가락뼈라도 걸렸다간 고장날테니까요.


오리진 더스트는 살아있는 세포 바깥에서는 서로 응집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를 이용합니다.


분쇄된 살점들은 감마선 조사(照射)기를 이용해 태워버리고 진동하는 통 속에 모아서 서로 엉겨붙을 수 있도록 하여 후처리합니다.




음... 대표적인 재활용 방법은 대충 이 정도겠네요.


사령관님? 표정이 별로 안 좋으세요. 왜그러시나요?


네? 제가 너무 태연하다고요?




...하지만 저희는 도구잖아요. 


스마트폰의 재활용 과정을 듣는다고 구역질이 나지는 않잖아요.




장례... 요?




바이오로이드의 시체는 법적으로 폐기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폐기물은 함부로 땅에 묻으면 안돼요. 불법이니까요.


참고로 재활용 센터나 폐기장으로 신원이 인계된 후부터는 바이오로이드가 살아있더라도 똑같이 폐기물로 취급합니다.


사실상 대부분을 재활용하니까 엄밀히는 폐기물이 아니라 재활용품이지만... 뭐 사소한 문제죠.




바이오로이드는 설계목적에 따라 오리진더스트의 적용 부위와 용량이 달라집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이에 따라 개체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몇몇 바이오로이드가 가진 열이나 냉기에 대한 저항력이라던지 재생력, 내식성과 같은 특수한 능력들은 이들을 처리할 때 애로사항으로 작용합니다.


즉, 우리들에게 일률적인 폐기 방법을 적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수명이 다한 바이오로이드들을 가능한 공공분야에 이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렇게 하면 바이오로이드를 조금이라도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또 살아있는 상태가 아닌 죽은 상태의 바이오로이드를 받을 확률도 비교적 높아지죠.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는 바이오로이드의 폐기란, 일반 폐기물들의 매립이나 소각같은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원 재활용을 위한 효과적인 바이오로이드 살해방법입니다.


일단 생명이 끊어지기만 하면, 바이오로이드가 생전에 갖고 있던 특성들은 더이상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죠.




바이오로이드의 폐기방법은 아주 다양하고 지역마다 중구난방입니다.


하지만 다들 총알값의 절반보다는 싼 비용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소각을 하는 재활용센터의 경우에는 그냥 태웁니다.


예를 들어, 재수없게 전기로에 살아있는 바이오로이드가 들어오면 그냥 온도를 좀 더 높이고 똑같이 처리합니다.


대부분의 바이오로이드들은 열에 대한 내성이 부족하니까요.




이후에도 살아남는 특수한 개체는 건져서 야외소각장으로 갑니다.


야외소각장의 경우에도 그냥 태우는 건 똑같지만, 폐기물들중에 살아있는 개체가 있다고 판단되면 불도저나 토미워커가 와서 한번 짓이깁니다.


그럼 보통 다 죽어요.




소각방법을 쓰지 않는 재활용의 경우에는 물도 이용합니다. 


바닷가던 호수던 상관없습니다. 


가로로 그물을 쳐 놓고, 폐기해야 할 바이오로이드들을 불러서 다른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물속에 들어가 있으라고 명령합니다.


바이오로이드들도 생존본능이 있기는 하지만 인간의 명령은 이것조차 억누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부력때문에 결국 위로 떠오르겠지만, 바이오로이드는 인공골격때문에 웬만해선 뜨지 않습니다.


그래서 약 5시간 후에 그물로 걷어올립니다. 그때까지 살아있는 바이오로이드는 그냥 사살한다고 들었습니다.





삼안에선 약물 주사를 쓴다고 들었어요. 일반적으로는 안락사시킵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처리하지만 주사하는 약물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이란처럼 바이오로이드 폐기 따위에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문화권인 경우에는 비싼 안락사용 약물이 아니라 공업용 황산을 주사합니다.


혈관에 주사된 황산이 체내를 망가뜨리고 바이오로이드의 숨통을 끊어놓기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근데 실제로는 좀 더 걸리더라고요. 죽는 동안 비명을 지르고 오줌을 지리고 발광을 합니다.


그렇게 죽은 바이오로이드는 생분해하둣이 땅에 묻어뒀다가 한 달 뒤에 꺼낸다고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제 그만하라고요? 하지만... 알았어요. 명령이라면.


네? ...제가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나고요?


몇 가지는 연구원들이 제 실험이 오래 걸리면 심심풀이로 말씀하셨던 내용이에요.




나머지는 제가 실수할 때마다 다른 바이오로이드에게 직접 시연해 주셨고요.




...




...죄책감같은 건 없어요. 제 잘못이 아니니까.


제 잘못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원래 폐기될 운명인 애들이었어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냥 집행 시간과 장소만 바뀐 것뿐이니까.


연구원들은 그럴 어떻게든 내 탓으로 돌리려고 했지만... 그건 제 탓이 아니에요.





제 잘못은 하나도 없어요.








***


사령관과 대화가 좀 많이 엇나가버린 티아멧


+ 현실의 애완동물 매장 법률과 각종 재활용 방법 및 이란의 유기견 처리 방법을 참고함.



++ 내용 수정한 부분이 있는데 마갤에 올렸었으니까 일단 일반탭에 올리는게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