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에 노래자랑이 열렸다. 참가하는 모든 바이오로이드가 각각 자신있는 노래를 하나 정해 노래를 부르고 가장 높은 바이오로이드에게 동침권을 주거나 참치를 주기로 했다.


예상대로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참가했다. 심사위원으로는 당연히 나와 콘스탄챠, 자칭 슈퍼스타 뗑컨, 총 세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말하지만 내 의사따윈 없다.


시발년들


"사령관 방금 뭐라고 했어?"


"아무말도"


쓸데없이 귀는 밝다니까.


"시작하겠습니다!"


이윽고, 대회가 시작되었다.


먼저 에밀리가 무대에 올라섰다. 평소의 자켓이 아닌 멸망전 창작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에밀리는 허리를 숙여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한 뒤 노래를 시작했다.


"곰 세마리가..."


"개쩌네"


설마 거기서 동요가 나올 줄은 몰랐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예상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예상 못했어"


"아스널씨가 골라주셨다고 했는데 저런 노래가 나오다니..."


"띠용"


그 섹스병기가 골라준 노래가 저거라고?


상상도 못한 정체! 오르카호의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으쓱으쓱 자란다."


에밀리가 노래를 마치자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에밀리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묘하게 자신감 넘치는 그 표정이 지금의 에밀리를 설명해 주었다.


"자!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스프리건이 내게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에밀리다운 귀여운 노래였습니다. 전 10점 주겠습니다."


"오오! 후하게 주시네요!"


"가능하면 모두에게 10점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내 차례가 끝나고 마이크가 콘스탄챠에게 넘어갔다.


"8점 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에밀리양과 노래의 분위기가 잘 매치되었지만 마지막에 가사가 틀렸더군요. '자란다'가 아니라 '잘한다'에요."


마이크가 슬레이프니르에게로 넘어갔다.


"3점,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부른다고 다 되는게 아니야, 거기다 콘스탄챠의 말대로 가사도 틀렸지 이건 아주 큰 실수라서 여기서 점수를 왕창 깍았어 그리고 의상은... 이건 넘어갈게"


"아아! 냉혹하다! 너무나 냉혹한 평가! 저 조차 얼어붙을 것 같습니다."


스프리건의 말대로 에밀리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방금 전 그 자신감 넘치던 얼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두운 그늘만이 져있다.


꾸벅, 허리를 숙인 에밀리가 터덜터덜 무대를 빠져나갔다. 관객석에서 탄식이 들렸다. 순식간에 분위기 차갑게 식혀버린 슬레이프니르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는 듯이 당당했다.


"음악... 아니 아이돌의 세계란 혹독한 법이야"


"이건 노래 대회야 병신아"


*


에밀리의 무대 이후, 몇몇 무대가 지나갔다.


브라우니들이 모여 멸공의 횃불을 부르거나 닥터의 'Big Bang Theory Theme'... 더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스널과 앨리스의 무대가 다가왔다. 걸어다니는 두 음란물이 어떤 노래를 부를까 궁금했다.


"준비됐나 '앨'?"


"아아, 물론이다. '아'"


""자! 간다!""


""Sex! Sex! Sex on the Beach!""


"쳐내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