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엄마!"


꼬마숙녀가 친근하게 엄마라 불렀다가 뒤에는 깜짝 놀라 엄마라 외쳤다.


전혀 의도치 않고 전혀 접점도 없었지만 그 꼬마아이는 엄마라 부른 사람과 많이 닮았고 모두들도 그리 말했기에 본인도 처음엔 부정했지만 그녀도 싫어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이 세상에 자신은 어머니의 따듯한 자궁에서 태어난것이 아닌 차갑고 걸쭉한 배양액에서 생산된것이니


한 번만큼은 책에서 봤던것 처럼 따듯한 어머니의 품 속에 안기고 싶었기에 그녀도 남몰래 그 여성을 어머니라 생각하면 한 켠이 따듯해지는 느낌이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속으로만 불러봤다. 어머니 라고 불러야 하나? 어머니...! 라고? 아니면 그냥 딱딱하게 어머니 라고 해야하나? 좀 더 친근하게? 속으로 백 밤은 더 많은 시간동안 불러봤지만 한 번을 제대로 부른 적 없었다.


그런데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때문인걸까? 분명 아무말 하지 않고 경례만 하면 되는것을 경례를 할 손이 없어 부른다는게 엄마 라니 지금 이 잠수함의 밑바닥을 뚫고 저 바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었다.


꼬마숙녀는 어쩔줄 몰라하며 들고 있던 보급상자와 명부를 내려놓고 다시 경례를 했다. 그러나 경례를 받아야 할 사람은 경례 받을 기분이 아닌것 같았다.


"누구...나를 말하는건가?"


검은 머리지만 살짝 푸른빛이 맴도는 윤기나는 긴 머리에 탐스럽게 자란 가슴 옆으로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와 그에 비해 가슴크기와 같이 나온 골반은 한 때 여러 남자들의 밤 잠을 설치게 했을 육감적인 몸매였다. 전혀 과하지도 않게 정말로 딱 좋은 몸매의 소유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꼬마숙녀를 마주봤다.


"아...저기..그...죄송합니다!"

"분명 나를 어떻게 불렀나? '엄마'?"

"히...히끅!"


꼬마숙녀는 더 이상 숨을 곳도 변명을 할 수도 없이 그저 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두 눈을 질끈 감을까 했지만 감히 상급자에게 그것도 훨씬 높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사람과 마주보는데 두 눈을 감을 용기는 없었다.


"귀관은 분명 발할라의 안드바리공. 맞는가?"

"네! 그렇습니다!"


이럴 땐 그나마 소리라도 크게 내지르는게 낫다고 양파를 가져가던 브라우니들이 말한 적이 있어 안드바리도 따라 목청 높여 답했다. 그러자 여자는 만족하며 되물었다.


"기개가 좋군. 그런데 어찌 이 본관을 엄마라고 부를 만큼 정신이 없었던거지?"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어서 실수 했습니다!"

"실수...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실수라는 단어가 나오자 안드라비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갔다. 냉철한 표정으로 안드바리를 내려 보자 안드바리는 더 이상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대답을 하려 했으나 모든 대답이 변명이였기에 입을 땔 수 없었다. 대답이 없자 여자는 다시 말했다.


"제 아무리 사령관 각하와 다른 이들이 우리의 외모가 닮아 모녀지간이 아닌가 말을 한다만은 귀관의 입에서 해군대장인 나를 '엄마'라는 호칭으로 부르는건 군 기강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데 동의 하는가? 귀관이 실수라고 말을 했으니 더욱 정신이 빠져있어 그런 실수를 범했다고 하는거지."

"..."

"묵언이라, 본인의 실수를 인정 하는거군."


그리고 여자는 대뜸 손으로 들고 있던 서류를 뒤에있는 기계팔로 들게 했고 이어 안드바리에게 손을 댔다. 안드바리는 공포에 질려 두 눈을 질끈 감고 다가올 체벌에 몸을 떨었다. 자칫 똘망한 두 눈에서 물방울이 맺으려 했으나 눈물은 다른 방식으로 나왔다.



"익!"


안드바리는 겁에 질러 감각이 느껴진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나 통증은 거의 없었고 눈을 뜨자 여자는 안드바리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혔다.


"귀관에게 걸맞은 체벌을 했으니 다음에는 실수라는 말은 쓰지 않도록 한다. 알겠나?"


안드바리는 어안이 벙벙해 겁에 질렸던 눈물을 찔끔 흘렸다. 그러자 여자는 당황한듯 재킷에서 흰 손수건을 꺼내 손수 닦아주었다.


"어린것이 얼마나 무서웠으면...미안해 안드바리."


안드바리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지금 무슨 상황이 일어나는지 보급관의 냉정하고 투철한 정신으로 파악하려 했으나 전례가 없었기에 아무답을 내지 못하고 멍하니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


"오르카 해군대장 무적의 용이라는 이름으로 벌을 내렸으니 이제 바이오로이드 용으로 널 맞이해야겠구나. 안드바리?"


용은 남은 기계손으로 안드바리의 보급상자를 옆으로 치우고 안드바리의 뒤통수를 감싸 꼬옥 안았다.


"그래도 대뜸 엄마라고 말하면 어떻게 반응 해야 할 줄 모르니 다음부터는 조심해야한다?"

"무...무적의 용 대장님?"

"쓰읍, 우리 둘 끼리 있으니 무적의 용이라는 말은 하지 마렴. 그냥 용..."


용은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자신도 얼굴이 새빨게졌다. 안드바리는 맞댄 얼굴에서 열기와 귓볼이 빨개진것을 보고 당황했으나 이내 그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


"용...엄마...?"

"크흡!"


용은 감격의 눈물을 참고 꼬옥 안은 안드바리의 등을 팡팡 치며 쓸어내려가며 말했다.


"엄마라니!  무슨! 엄마라고 불러 달라고 한 적도 없다니까! 정말!"

"하...하지만 지금 기뻐서 눈물 흘리시는거..."

"시끄러! 우리...우리 딸...!"


용의 입에서 딸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떨어져 내리는 눈물을 못참고 크흡 크흡 거리며 애써 눈물을 감추려 했다. 안드바리는 오르카호의 공기순환시스템 때문에 약간은 싸늘해진 용의 옷이 자신의 체온으로 따듯해지는걸 느껴지자 안드바리도 안심하고 더욱 용에게 뺨을 부딪히며 다 감싸지 못하는 팔로 용의 등을 안았다.


"응, 엄마."

"...!"


더는 자신을 주체 하지 못하고 무너진 용은 꼬옥 안은 안드바리를 떼고 지긋이 얼굴을 바라봤다.

자신에게 딸이 있을 운명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모습을 똑 닮은 안드바리를 보니 가슴속에서 모성애가 자라났다. 특히나 에메랄드 색의 눈이 딱 사령관의 눈동자와 같은 색이라 더욱 깊은 감정이 생겨났으리라 생각했다.

안드바리는 주저하지 못하고 가만히 용에게 말했다.


"용 엄마. 다시 꼭 안으면 안돼요?"

"응? 우리 딸 왜? 얼마든지 껴안아도 되지."

"엄마 품 속이 따듯해서...마음이 놓여요..."


안드바리가 수줍게 말하자 용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볼에 뽀뽀를 하며 다시 안드바리의 얼굴을 가슴속에 파묻게 했다.


"그럼! 그럼 얼마든지! 우리 딸 하고싶은거 다 해!"


안드바리가 엄마...하고 품 속에 안기자 용은 안드바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사령관은 가슴 만지는걸 좋아했는데 안드바리도 그럴려나? 멸망전 인간들의 양육방식을 보면 어린 딸에게 젖을 물려줬다는데 그렇게라도 해줘야 하나? 하고 고민 할 때 갑자기 용의 육감이 누군가 이리 오고 있다는것을 알리고 있었다.

황급히 안드바리를 뗴놓자 안드바리는 흠칫 놀라며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하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용은 쉬잇 하는 손동작과 함께 용모를 단정히 하고 다시 무적의 용으로 돌아갔다.


"안드바리공, 이 보급상자를 들기 힘들어 한게 맞소? 혹 내가 도와줘야 하나?"

"어...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안드바리가 대답하자 마자 무적의 용 뒤에서 발할라 소대의 발키리가 걸어왔다. 평상시의 전투복이 아닌 새댁같은 편안한 옷차림이였다.


"충성! 아 무적의 용 대장님. 저희 안드바리가 무슨 실수라도 했습니까?"
"아, 아닐세. 들고다니는 보급상자가 무거워 보여 내 팔이 필요한가 싶었다네." 


무적의 용은 속으로 멋쩍어 했지만 절도있는 자세로 자신의 기계팔을 움직였다. 발키리는 그걸 보고 안드바리에게 말했다.


"안드바리, 보급상자가 무거운건 알지만 혼자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하는거 알고있지? 이번만 특별히 도와줄테니 서류만 들렴. 상자는 내가 들어줄게."

"아, 아니 마침 지나가는 길이었으니 본관이 직접 들도록 하지."

"아닙니다 대장님. 대장님께선 더 중요한 일이 있으실테니 이건 발할라에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발키리는 공손하게 안드바리의 상자를 들고 한 손에는 안드바리에게 서류를 건내줬다. 안드바리는 총총걸음으로 발키리 곁으로 들어가 앞장섰다.


"감사합니다 무적의 용 대장님!"

"아닐세, 그럼 일 보게나."


무적의 용은 아쉬운듯이 떠나가는 안드바리를 보며 우수에 찬 눈빛을 보내자 발키리가 안드바리를 따라가기 전에 실례합니다 라고 말하며 귀에다 속삭였다.


"따님이 많이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저희 자매라서요. 어머님."

"...!!!"


무적의 용은 당혹감과 일종의 수치심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이 세빨게졌다. 어디서부터 본건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이미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 발키리는 다시 속삭였다.


"그래도 종종 둘이 만나게 해드릴테니 가끔은 카페테리아에서 맛있는것도 사주시죠. 안드바리도 말로는 싫어한다고 하지만 알비스나 님프에게 줄려고 자기 초코바도 내어주는 착한 아이니까요."


말을 마친 발키리는 평소의 모습대로 다시 절도있게 경례하고 떠났다. 그 곳에는 무적의 용, 아니 부끄러움에 온 몸이 새빨개진 용이 혼자 난 끝났어 난 끝났어 이런 모습을 들키다니 난 끝났어 하고 속으로 절규 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날밤 사령관실에는 탈론페더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사령관에게 파일을 전달했다.


"그러니까 이게 오늘 오후에 찍은거라고?"

"네! 장성급 회의가 끝나고 난 뒤입니다!"

"그 후에? 그 동안 뭔 일이 있었던거야?"


사령관은 의아해 하며 탈론페더가 건내준 동영상 파일을 열었다. 거기에는 무적의 용과 안드바리가 만나 서로 말을 나누다 서로의 품에 안겨 꼭 껴안는 마치 사랑스러운 모녀의 일상을 보는것 같았다. 사령관도 덩달아 기뻣다.


"무적의 용에게 이런 면모가 있을줄은 몰랐는데? 다음엔 안드바리랑 무적의 용이랑 같이..."


그 때 사령관의 기쁜 감상을 탈론페더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깨뜨렸다.


"흐히힛! 역시 사령관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


사령관은 경멸의 표정을 참고 탈론페더에게 물어봤다. 속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게 아니기를 바랬다.


"왜 그딴 웃음을 처 지었는지 10초내로 말해라. 화내지는 않을테니까."

"히익! 화내지 않는다고 하셨죠?"


탈론페더는 달아오른 얼굴을 숨겼다가 머릿속에서 말을 정리하다 보니 결국 자신의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분출했다.


"그래요! 안드바리랑 무적의 용이랑 많이 닮았으니까 다음에 바로 그런 컨셉으로 찍자고요! 먼저 사령관님이 오랜시간 출장갔다 돌아온 가장이고 무적의 용님은 홀로 남편의 것과 똑같은걸로 달래다가 돌아온 날 밤에 서로 짐승같은 질펀한 섹스로 서로를 껴안는거죠! 그 때 잠에서 깬 안드바리가 화장실에 갈려고 부부의 침실을 들여다 보다가 짐승같은 섹스로 달아오른걸 보고 사령관님이랑 무적의 용님이 눈치 채는거죠! 그걸 보여주며 안드바리에게 같이 권유를...!"


탈론페더가 신나서 마구잡이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다가 사령관이 참지 못하고 세상 썩어 문드러져 경멸과 분노의 표정을 한 데 담은 얼굴로 말했다.


"선 넘네."


그리고 탈론페더의 오르카허브는 1주일간 업로드가 안 돼 많은 스틸레인의 병사들과 일부 캐노니어의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인트라넷에 탈론페더의 행방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결코 사령관의 진노로 탈론페더를 감금실에 묶어놓고 양 구멍에 딜도를 쑤셔박아 놓고 1주일 내내 쉬지 않고 돌렸으며 지속적으로 알렉산드라에게 스팽킹을 당하고 식사는 오로지 사령관이 쓰고 남은 콘돔에 있는 부산물로만 해결 했다는건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