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가버렸네..."
자신과 셜록의, 대외적으로는 말소당한 기록을, 유일한, 동시에 전 세계의 인류이자, 또 다른 친구가 알게 되고, 그 친구는 결국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다시 로그아웃하였다.
"뭘 거기 멀쩡히 서있는겁니까? 당장 항복하고, 지금 현 시점부로 펙스 콘소시언의 회장 부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바입..."
"푸훗, 치트 쓰는 당신도 바보같아"
갑작스러운 리앤의 반응에, 레모네이드는 잠시 당황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요? 어차피 실체가 없는 당신의 세상, 전압 과부화로 서버를 태우기만 해도 당신 정도는..."
"물론 세상에서 사라지겠지, 그치만 그건 셜록과의 추억을 남기려 할 때 이미 감수했는걸?"
리앤은, 싱긋 웃으면서, 세상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물론 내가 이거 다루는게 정말 오랜만이라 익숙하지 않은것도 있는데, 적어도 여기선 내가 GM이라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
"무...무슨 짓을 하려고..."
"첫번째, 당신은 내 허가 없이는 로그아웃 못해"
리앤은 킥킥 웃으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게 진짜인데, 두번째, 당신은 여전히 당신 본체랑 동일하다고 생각해?"
그 말에 잠시 당황한 레모네이드, 아니 레모네이드의 아바타는 급히 강제 로그아웃을 시도한다. 그러나...
"왜...왜 로그아웃이 안되지...?"
"바보같긴, 당장에 이 서버를 현실에서는 무려 닥터가 실시간으로 추적 중인데, 당신 본체가 역추적 당해달라고 직접 연결을 했겠어? 당신은 그저 제작자만 다르지, 패킷으로 실려온 이 세상의 또 다른 구성품에 지나지 않아"
"이...이럴 순 없어...!"
레모네이드의 아바타는 분개하며, 로그아웃을 계속 시도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실행 불가능한 명령이라는 말만 나오면서, 튕길 뿐이다.
"자 그러면...마침 내 자아도 복사되어서 현실의 리앤한테도 넘어가는 과정이 끝났나보네, 그러면, 자, 마지막 유언은 어떻게 할래?"
"그만둬! 그만ㄷ@#ㅉㅁㄴㅇ"
단말마를 외쳐가나, 노이즈가 되버리고, 곧 레모네이드의 아바타는 소멸한다.
"그러면...설록, 결국 '왓슨'이 우릴 기억해주는 이상, 우리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게 될꺼야, 잘 됐네..."
웃으면서, 그러나 눈가에는 눈물이 끊이질 않은 상태로, 리앤은 마지막으로 추억을 곱씹으며, 가상공간에 종말을 고하였다.
"휴...백업 다 끝나자마자 바로 포멧을 해버리네"
닥터는, 복원중인 리앤 개체에 모듈로 기억을 전송하며, 진땀을 흘린다.
"...그러니 언니도 깨어나면 괜히 슬픈 이야기 전하면 안돼, 오빠가 안그래도 신경 많이 쓰는데, 이 이야기 전하면 많이 슬퍼할거야"
자기 전에 리앤 떡밥 보고 생각나서 간단히 씀
VR속 리앤도 닥터급 천재인데 적어도 레모네이드한테 허무하게 털리진 않았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