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 설정은 '가짜기억'이 심어진 채 실험실에서  개조당한 모르모트란 설정임.

꽤 흔해보이는 설정에 그닥 강한 개체도 아니라서 그렇게 특별할것 없어 보이지만

여태 나온 바이오로이드 중에서도 엄청 큰 차별점이 있음.


그게 뭐냐면 레이시는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의 유일한 바이오로이드란 거임.









대충 과학자들이 레이시에게 심은 가짜기억을 보면

자신의 인생에 '가족'이 있었다는 점과 

자신을 구하러 올만큼 가족애가 깊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었단 거임.


근데 이 기억은 사람의 기억이다.

노움같이 비유적 표현이 아닌 진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도,

부부든 부모님이든 자신을 구하러 올 가족이 있는것도

보통 '바이오로이드'에게는 있을 수 없으니깐.



 


'자신은 그저 바이오로이드일 뿐이었다'라는 언급이 쐐기라고 봄.

위에서 말한 기억은 바이오로이드의 기억과는 다르다는 거지.


저 가짜기억이 끔찍한 생체실험을 버티기 위한 대가로 심어진 기억이란걸 생각하면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저 당연해 보이고도 소소해보이는 행복은

바이오로이드 기준에서는 터무니없이 달콤한 쾌락같은게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하게됨.




'가짜기억'인걸 알아도 차마 지우고싶지 않을정도로 행복한 기억인게 아닐까.





멸망전 인간 기준으로도 멸망후 기준으로도

시험관에서 만들어지고, 이용당할 목적으로 태어나고, 대체가능한 소모품이 바이오로이드임


일반적으로 인간이 갑자기 저딴 대우를 받는다면 멘탈이 박살나겠지만

거의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이 저런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고 당연하게 여김.


그런데 인간으로서의 기쁨과 존엄성을 체험한 레이시가 저런 바이오로이드로서의 자신에게

아무런 정체성의 고통을 느끼지 않을리가 없는거지.


이건 일반적인 클리셰로 나오는 가짜기억에서 오는 정체성의 고통보다 더 괴롭다고 생각함.






이것 때문에

초코여왕 때 티아멧처럼 단순히 실험실에서 고통받았다로 써먹을 수도 있지만

난 레이시는 그것보다 더 심오한 떡밥에 쓰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함.


이번 리엔처럼 심어진 기억과 '진짜 나'에 대한 정체성 떡밥뿐만 아니라

인간과 바비오로이드의 가치의 차이에 대해 언급할 때도 레이시만한 존재가 없다고 생각함



그래서 가끔 레이시 대사에서는 신체적 고통에 관한 대사밖에 없는게 아쉽게 느껴짐

그리고 사실 스작이 얘를 쓸것 같다는 생각은 사실 안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