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똑같은 하루였다.


작전을 지휘하고, 내정 업무를 처리하고. 아마 철충이 모조리 박살나기 전까지는 변하지 않을 일상의 한 장면.


하지만, 갑작스레 올라온 보고가 그 일상을 특별한 날로 만들었다.


"그러니까, 닥터? 인간 여성이라고?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라?"


"그렇다니까! 나도 얼마나 놀랐는데! 뇌파가 느껴지는데도 혹시나 해서 몇 번이고 검증했지만, 틀림없는 인간이야."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인간 여성이 나타났다니. 도저히 그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지금 어디에 있댔지? 직접 보러 가야겠어."


"응. 얼마든지. 아직 깨어나진 않았지만…"


"바로 안내해줘."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하던 업무도 모두 내팽겨쳐두고는 닥터를 따라 인간 여성이 있다는 장소로 향했다.



***



"외형은 나랑 다르구나. 진짜 인간이라면, 나처럼 철충이 뒤섞인 모습일 줄 알았는데."


"나도 그래서 의심했던 거였어. 오빠는 철충이 섞인 덕분에 휩노스 병을 피할 수 있었다지만, 이 여자는 아니잖아?"


하지만 여자는 명백하게 살아있었다. 거기에,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발견 당시에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고 하니, 휩노스 병에 휩쓸렸을 것 같지도 않았다.


잠시 이 장소에 앉아있기 위해 의자를 찾자, 주변에서 경호를 위해 대기하던 리리스가 재빠르게 주변의 의자를 가져다 주었다.


가볍게 감사를 표하고, 그대로 여자 앞에 의자를 두고 앉았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노릇이니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당분간 혼란스런 생각을 정리할 필요는 있었으니까.


멍하니 여자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자, 닥터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오빠. 뭘 걱정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가 있잖아."


닥터가 어떻게든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이 느껴졌다. 작게 웃음이 나와, 닥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내 주변엔 너희가 있지. 그러니, 너희도 너무 내 걱정은 하지 마. 별 거 아니니까 말이야.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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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꼴려서 싸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