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은 정말 우연히 탐색팀이 냉동 수면 된 라붕이를 발견한 사실을 듣고 바로 해동시켰지만 이미 휩노스병 말기 환자였던 거야.


그래서 사령관은 자기 자신과 같이 새로운 몸으로 라붕이를 이식시켰지. 


라붕이는 눈을 떠보니 갑자기 성인이었던 몸이 아주 작은 소년의 모습으로 변한 거야. 갑자기 바뀐 몸에 놀라기도 전에 브라우니들이 어떤 방으로 라붕이를 데려갔지.


그곳에는 사령관이 있었고 그는 라붕이에게 이런저런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이 세상에 살아남은 인간은 라붕이와 사령관뿐이고 인간 여성은 없다고 말했지. 그래도 사령관은 라붕이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먹고, 자고, 노는 것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겠다고 말했어.


처음엔 라붕이는 의심을 했지만, 사령관 특유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말솜씨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라붕이는 자기가 블랙리버 연구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포에 몸을 떨기 시작했어. 사실 블랙리버에 근무하다가 비인간적인 프로젝트에 못견뎌서 나왔지 하지만 가담한 건 사실이었어.


그것도 버뮤다 팀의 레이시 프로젝트였지. 이 프로젝트는 진짜 멸망 전 C구역에 밥 먹듯이 갔다 온 좆간들 조차 몸서리칠정도로 끔찍한 프로젝트였어. 


윗사람이 시켰다고,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핑계같은건 사령관과 대화를 하면서 씨알도 안먹힌다는 것을느낀 라붕이는 자신의 과거를 속이고 살 수 있을까 고민했지.


하지만 라붕이는 자기 보다 능력 있는 수많은 바이오로이드와 사령관을 속일 자신이 없었고, 나름대로 죄책감에 시달려왔던지라 결국 모든 것을 사령관에게 자백했어.


라붕이의 자백을 통해 사령관은 매우 놀랐어. 탐색대의 보고에는 블랙리버와 아무 연관 없는 민간인 대피 시설이라고 들었는데 민간인이 사실 전쟁범죄자의 부역자였던 거야.


사령관은 잠깐 휴식 시간을 갖자고 하면서 방을 나와 시라유리와 닥터의 보고서를 확인하며 라붕이의 말이 사실이라는것을 확인했지. 


사령관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고, 이제 라붕이를 취조하기 시작했어. 


사령관은 처음엔 라붕이가 인간말종으로 생각해 생체 딜도로 만들까 라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취조를 하면서 라붕이는솔직하게 대답했고, 어떠한 핑계도 대지 않았어.


그리고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하는 모습을 본 사령관은 라붕이에 대한 태도가 누그러졌지.


결국 사령관은 그에 대한 즉결처분을 미루고 일단 라붕이에게 피해자인 레이시의 머리에 박힌 장치를 없애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들 처럼 생활할 수 있게 고치라고 명령했어.


라붕이는 처음에는 이 장치를 부작용 없이 제거하는게 힘이 들었지만 닥터의 도움을 받아 밤을 새면서 연구한 끝에 레이시 머리에 박힌 장치를 떼어내고, 뇌 수술을 통해 레이시의 정신 불안 증세도 완화했어. 


레이시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라붕이는 그래도 자신이 저지른 죄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어서 그리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냉담하게 보던 시선도 어느 정도 줄어들어서 기뻤어.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라붕이에 대한 재판이 시작했어. 라붕이는 자신의 재판이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생중계된다는 사실이 무서웠어.


재판은 먼저 판사는 사령관, 검사는 아르망, 변호사는 마리였어. 라붕이는 마리라는 바이오로이드가 뛰어난 장군인 것만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그를 변호하겠다고 나선 것이 놀라웠고 또 고마웠어. 그리고 라붕이를 변호하겠다는 마리의 뜨거운 시선도 고마웠지.


방청객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재판이 시작했어. 라붕이는 그래도 자신의 죄를 알기에 모든 죄를 담담히 받아들이겠다고다짐했지.


하지만 곧 아르망의 진술이 시작되자 라붕이는 영혼이 빠져나갈 것 같았어. 그녀의 비수와 같은 비판과 이에 동조한 방청객들은 길길이 날뛰었어.


재판장에선 라붕이를 생체 딜도, 쥬지 밀크 디스펜서, 보추로 만들자, 드론 쥬지, 쥬지를 두 개로 만들자  등등 끔찍한 형벌이 나왔어.


평정과 중립을 유지해야할 사령관조차 공포에 질릴 정도였지. 사령관은 과열된 열기를 겨우 진정시키며 마리가 변호 할수 있게 했어.


마리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 레이시를 치료한 일 죄를 많이 뉘우치고, 범행을 도중에 관둔 것 등등 최선을 다했어. 물론 라붕이를 끝까지 변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눈빛으로 라붕이를 바라봤어.


하지만 아르망을 이기지 못했어. 결국엔 인간말종 바이오로이드 학살자에서 흉악범이 된 게 최선이었지. 


그래서 내린 사령관의 판결은 요안나 아일랜드 무기한 노동형으로 판결 났어. 라붕이는 요안나는 들었지만, 요안나 아일랜드는 처음 들어봤어. 방청객들의 분위기는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인정한다는 분위기였어.


라붕이는 매우 불안했어. 요안나 아일랜드가 뭐냐고 물어봐도 아무도 답하지 않았고. 자기에게 끔찍한 형벌을 외치던 바이오로이드들이 나름 받아들이는 모습과 재판이 끝나고 마리가 라붕이를 꼬옥 안아주는 게 너무 무서웠어 거기가 어디길래 이럴까 하고.


그렇게 라붕이는 요안나 아일랜드로 보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