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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9111337 


***


결국 LRL은 호라이즌 대원들에게 붙잡혀 끌려가게 되었다. 끌려가는 길에도 호라이즌 부대원들의 수다는 계속 LRL을 괴롭히고 있었다.


"야, 좌우좌."


"좌우좌 아니야!!"


"알고있는데, 그래도 엘 알 엘 같은 딱딱한 이름보다 더 낫지않아?"


"싫거든! 그거 원래 그리폰 그 나쁜자식이 멋대로 부른 거라서 완전 맘에 안들어!"


"하지만 저도 좌우좌라는 이름이 더 귀엽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짐은 사이클롭스 프린세.."


"좌우좌 귀여워!"


"좌우좌 귀여워!"


"좌우좌 귀여워!"


"좌우좌씨 귀여워요!"


"아니야!!"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5명의 소녀들은 호라이즌의 숙소로 들어갔다.

호라이즌 대원들의 숙소는 6인실로 설계되었고, 양 옆에는 하나씩 해군 특유의 3층침대가 서있었다. 각 침대의 양 끝에는 해군 전술교본이 쓰여진 책들이 한가득 놓여진 책상, 탐사때 가져온 화장품들이 진열된 화장대, 최근 핫한 스틸라인 온라인이 돌아가는 게임기, 삼지창과 박쥐날개 소품이 가득한 장난감 상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는 호라이즌 문양이 장식된 가림막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거기에는 치마와 가슴보호대, 팬티 등이 아무렇게나 걸려 있었다.




그리고 숙소 한가운데에는 어디서 가져왔을지 모를 때묻은 마네킹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를 입고 있었다.


마네킹 앞으로 LRL을 끌고 왔을 때, 가장 선두에 있던 네리가 뒤를 돌아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호라이즌의 걸작이야! 이름하여~ 호라이즌 원피스!!"


"""와!!"""


나머지 대원들이 거기에 호응하여 박수를 짝짝 쳐댔다. 그러나 LRL의 눈 앞에는 그저 아무렇게나 자른 하나의 천쪼가리만이 덩그러니 있었을 뿐이었다.


"이..이게 옷? 그냥 거적대기 아니야?"


"무슨 소리야? 우리가 오드리의 패션교실에서 얼마나 잘 배웠는데 거적대기를 만들었겠어? 너도 우리랑 같이 수업 들었잖아?"


수업 시간 대부분을 짝퉁 프랑스식 패션 자랑으로 낭비한 운디네가 변명하자 LRL은 기가 막혀 성을 내면서 말했다.


"아니, 이것 좀 봐봐. 여기 곳곳에 난 가위구멍들은 뭐야? 또 이 단추들은 크기 색깔 다 안맞는것들인데! 게다가 삐뚤삐뚤하게 됬잖아?! 그.리.고! 애초에 이거 원래 뭘로 만들었는지 다 알어. 저기 가림막에 있던 거 가져와서 자른 거 맞지?!"


LRL이 저 구석에 있던 가림막을 가리키며 외치자 호라이즌 대원들은 뜨끔하였다. 아무리 철부지에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인 LRL이라고 해도 그녀는 100년동안 등대에 갇히며 해진 옷을 수선해오며 살았다. 또 등대 안의 수많은 패션잡지들을 보면서 적어도 어린아이들은 어떤 옷을 입어야 예쁠지는 알고 있었던 LRL이었다. 그런 LRL이 호라이즌 대원들을 크게 혼내자 그들은 이내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테티스가 울먹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 어. 미안. 나는 그저... 나도 예쁜 동생이 생겼으면 하고... 그게..."


그러자 나머지 대원들도 하나같이 기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 우리도 네가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게.. 우리가 못만들더라도.. 너를.."


"바.. 밤까지 새가면서 했는데.. 그걸로도 널 만족시키기에는 우리가.. 우리가 너무 부족했나봐..."


"저.. 정말 미안해요. LRL씨... 저희가 너무 LRL씨에 대해 몰랐나봐요..."


테티스, 네레이드, 운디네, 심지어 세이렌까지 줄줄이 고개를 숙이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하자 LRL도 당황하며 고개를 도리도리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다. 바다의 요정들이여. 그대들은 결코 잘못한 것이 없도다. 그대들은 이 진조를 위해 노력하였노라. 그래..! 이 진조는 그대들의 피땀어린 노력에 보답하여 그대들의 역작, 호라이즌 원피스를 입어주겠노라!"


옷..이라고 해야할지 모르는 그것을 입어주겠다는 LRL의 약속에, 호라이즌 4인방은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이런! 갑자기 후회가 밀려오는 LRL. 그러나 아까전까지 울먹울먹하는 표정들이 괜사리 떠오른데다, 자신이 친히 약조까지 해주었으니 안입어볼수도 없었다.




결국 LRL은 '호라이즌 원피스'를 입어보았다. 원래 옷이 아닌걸로 만들었기에 느낌은 별로 좋지 않았다. 몸 전체적으로 기분 나쁜 자극을 주었고, 특히 목 주위나 옆구리같이 예민한 부분에는 꺼끌꺼끌한 느낌이 났다. 그 때문에 LRL의 여린 살은 이 꺼끌꺼끌한 느낌을 버티지 못하고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온 몸에 송송 난 구멍들을 통해 LRL의 불그스름한 피부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그럼에도 LRL은 그녀들의 정성을 생각하며 이 기분나쁜 자극들을 참았다. 거기에 더해 LRL은 팔을 벌린채 회전하면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보여주었다. 팔과 어깨 사이의 틈에서 LRL의 불그스름한 겨드랑이가 드러났고, 원피스의 치마자락 흔들리며 그 틈들 사이로 하얗고 가느다란 다리를 보여주었다. 거기에 지금까지 흘린 땀들 때문인지, 원피스의 틈들 사이에서는 우유 비린내 같은 냄새까지 났다. 


그런데 그순간 호라이즌 대원들이 멈춰섰다.


"흠흠.. 어떻느냐? 짐에게 어울리느냐?"


""""좌우좌......""""


한순간 호라이즌 대원들이 멈춰선 것을 보고 LRL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동작을 멈추었다. 크게 흔들리던 옷자락이 다시 가라앉았지만, 틈들 사이로 조금이나마 여전히 LRL의 맨살을 보여주고 있었고 우윳기 가득한 냄새는 완전히 막지 못하고 있었다.


잠깐의 사이에, 호라이즌 대원들은 서로의 손을 붙잡더니,


'"""좌우좌!! 너무 귀여워!!!!!!!!!!!!!!!!!""""


"히익!!"


호라이즌 대원들이 하나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LRL은 너무 놀라 엉덩방아를 찍었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고 호라이즌 대원들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간 다음, 온 몸에 매달리며 이곳저곳을 만져대기 시작했다.


"좌우좌, 너 왜이렇게 귀여워?"


"좌우좌, 오늘부터 내 동생하지 않을래?"


"좌우좌, 너 나보다 귀여운거 진짜 반칙이야!"


"좌우좌씨,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요?"


"그만! 그만 만져라! 히익!! 냄새 맡지마!!"


"킁킁, 우유냄새나. 향긋해!"


네리가 LRL의 팔과 어깨사이 틈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자 LRL은 소름이 돋았다. 재빨리 겨드량이를 접었지만 이번에는 테티스가 LRL의 정수리 냄새를 맡았다. 


"흐읍! 정수리 냄새 너무 좋아. 이걸로 여동생 성분 보충 완료!"


"하지마! 하지마!"


"꺄!! 여기 너무 부드러워!! 솜털들 너무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아!!"


"보들보들 탱글탱글. 이런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봐요!"


LRL의 팔뚝을 만지더니 감탄에 빠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웃음을 짓던 운디네였다. 심지어 세이렌도 LRL의 볼살을 만지는데 푹 빠져있었다.


"으앙, 더 이상 만지지마라! 냄새도 맡지마라! 진조살려!!"


더이상 참지 못한 LRL은 재빨리 자기 원래 옷을 들고 숙소에서 빠르게 도망쳐나갔다. 호라이즌 대원들도 뒤에서 쫒아왔고, LRL이 듣기에 끔찍한 말들이 LRL을 따라왔다.


"좌우좌, 가지마! 우리랑 더 놀자!"


"오늘부터 내 첫 여동생하자!"


"좌우좌, 이제부터 우리가 더 예쁜 옷 선물해줄께!"


"좌우좌씨, 참치 드릴테니 우리랑 같이 놀아요~!"


"됬다! 다 필요없다! 이 진조도 숨 좀 쉬고 살고싶다!!"


""""좌우좌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의 목소리는 마치 저번주에 봤던 영화의 좀비무리들 같았다.




LRL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기술이 있엇는데, 그 중 하나는, 빠르게 도망가는 것이었다. 이점을 살려 호라이즌 대원들과 거리가 좁혀지지는 않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곧 LRL의 앞에 또다른 4명의 소녀가 길을 막고 있었다. LRL은 이 소녀들이 몽구스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왼쪽부터 미호, 불가사리, 핀토, 스틸 드라코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그들은 각자 자기가 만든것처럼 보이는 여자애 옷을 들고 있었는데, 공통점은 지금 입고나온 호라이즌표 원피스보다도 더 끔찍하고 괴상하다는 것이었다.


"좌우좌, 우리가 예쁜 옷 만들었어. 한번 입으면 초콜릿 하나!"


"LRL, 그런 허접한 옷 말고 우리가 만든것들 한번만 입어봐!"


"우리가 만든 옷 네가 쓰자!"


"자쓰 가네 옷 든만 가리우!"


"그건 또 뭔 소리야?! 얼른 비켜줘!"


뒤에서는 호라이즌 대원들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다가왔기에 LRL은 조급해하며 비켜달라고 왜쳤다. 그러나 몽구스팀 대원들도 뭔가... 잘못되었다!


"얼른 비켜라! 이 진조의 길을 막지 말거라!"


"팔 한번만 만지게 하면 안 잡아먹~지!"


"너 한번만 내 품에 껴안겨주지 않을래?"


"킁킁, 킁. 향긋한 딸기우유냄새나!"


"좌우좌 다리는 사백만딸라짜리 다리!"


"으아아아아!! 다들 나한테 왜이래!!"


앞에서는 몽구스팀, 뒤에서는 호라이즌 대원들에게 잡아먹힐 위기의 LRL은 결국 최후의 힘까지 끌어내 핀토의 다리 틈 사이로 도망쳤다. LRL의 작은 체구에서 이런 속도를 예상하지 못했기에, 몽구스 팀 대원들은 LRL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곧 몽구스 팀들은 호라이즌 대원들과 합류해 LRL을 뒤쫒기 시작했다.


아까 전 온 힘을 짜낸 탓인지, LRL은 빠른 속도로 지쳐갔다. 반면 그녀의 뒤를 쫒아오는 호라이즌과 몽구스팀들은 점점 더 속도를 붙였다. 이대로 잡히겠다 싶은 찰나, 복도의 문들 중에서 갑자기 팔이 뻗쳐나오더니 LRL을 붙잡고 방으로 끌고가버렸다.


갑작스럽게 방 안으로 끌려간 LRL의 얼굴을 크고 부드러운 두 덩어리가 빈틈없이 누르고 있었다. LRL은 읍읍 하며 발버둥쳤다.


"읍! 으읍!"


"후후, 간지러워. 무슨 일이냐, 작은 아가야?" 


겨우 크고 부드러운 두 덩이에게서 얼굴을 떼어낸 LRL은 자신을 구해 준 여성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LRL은 그녀의 이름이 에키드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끌려왔던 방문에는 알수없는 금속들이 문틈을 막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깥에서는 연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LRL을 갈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에키드나. 금속 뱀의 주인, 감각의 여제. 이제 이 문은 나약한 저들의 손으론 어림도 없을 것이니라." 


"에.. 에키드나?"


"안심하렴.. 이 몸이 널 꼭 지켜줄테니.."


LRL은 에키드나의 따뜻한 눈길과 푹신한 살 속에서 마음을 놓으며 차오르던 숨을 진정시켜갔다. 그러나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졌 탓일까? 패닉에 빠져있었던 LRL은 반대로 에키드나의 숨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


상황 설명: 사실 LRL이 모르는 끔찍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소완이 올린 LRL의 육체에 대한 예찬글이 호라이즌과 더불어 탈론페더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죠. 사령관의 남성미와는 색다른 매력의 LRL에게 빠진 탈론페더는 이내 호라이즌 숙소에서 벌어지던 일들을 오르카호 인트라넷을 통해 생중계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오르카호는... 미쳐 돌아가게 됩니다.


좌우좌가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