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이드 산업이 막 태동하기 시작하고, 바이오로이드의 권리에 대해 정립이 되지 않았던 때.


물건이냐, 또 다른 인간이냐를 두고 정치적인 싸움이 오고 갔던 혼란의 시기.

이 때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바이오로이드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을 시엔 일단 기존의 '자연인'으로 보고 법정에 세우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21세기 초, 일본의 어느 한 엔터테인먼트 사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것이다.




7월 24일 오전 9시 47분

 

도쿄도 지방재판소 피고 바이오로이드 제2 대기실

 

프로듀서 「......」

샬럿 「......」

 

적막감이 감도는 피고 바이오로이드 대기실에서 저와 프로듀서는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었습니다.

 

프로듀서 「샬럿 씨, 지금이라도 좋으니 포기하시고 전문 변호사에게 맡기는게 어떨까요?」

샬럿 「......」

 

저는 주먹을 꽈악 쥐었습니다.

설마 저 자신도 변호사 자리에 서게 될 줄은 몰랐으니깐요.

 

프로듀서 「아니, 제가 샬럿 씨를 못 믿는건 아니지만요......」 긁적긁적 

샬럿 「그 어떤 변호사도 아르망 양의 말을 100% 믿어주지 않았어요. 형량감소의 목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 아르망 양의 무죄를 믿어요.」

프로듀서 「...... 알겠습니다. 마음 같아선 제가 변호하고 싶지만......」

리리스 「알고있어요. 프로듀서께서는 부디 영업에 전념해주세요. 오늘 저녁은 반드시 아르망 양과 함께 저녁밥을 먹게 해드릴테니깐요!」

 

순간 찰칵하는 경쾌한 쇳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법정 경위 「... 피고 아르망 입니다. 지정된 장소 외에의 이동은 금지되어있습니다.」

 

법정 경위는 담담하게 아르망 씨를 대기실 안으로 들여보낸 후, 조용히 나갔습니다.

 

샬럿 「......」

아르망 「괜찮아요, 샬럿 씨.」싱긋

 

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저와 프로듀서를 안심시키려는 그녀를 보니, 마음 한 쪽에서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이 느껴져요. 그리고 저와 같은 아픔을 느낀 것인지, 프로듀서는 그저 아르망을 조용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아르망은 프로듀서에게 안기자, 분명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했지만.

살짝 떨리는 손은 공포감과 두려움이 잠재되어있음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7월 24일 오전 10시 

도쿄도 지방재판소 제2 법정

 

[탕]

 

가볍고 경쾌한 소리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간을 알리는 판사봉이 소리를 냅니다.

 

재판장 「그럼 지금부터 피고 바이오로이드 아르망에 대한 재판을 개정합니다.」

검사 「검찰측,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샬럿 「벼, 변호측도 준비 완료입니다.」

 

갑자기 저를 빤히 바라보는 재판장 님.

혹시 저의 미모에 푸욱 빠지신건 아니시겠죠오~?

 

재판장 「어... 변호측은 분명, 오늘이 첫 번째로 겪는 재판이지요?」

샬럿 「예, 예에……. 조금 긴장되네요.」

 

회사에서 홍보용이라고 준 변호사 자격증을 이럴 때 쓰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나요!

 

재판장 「이 법정에서 피고가 무죄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람은 변호사인 당신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선 곤란합니다만…….」

샬럿 「노, 노력하겠어요.」 꿀꺽

재판장 「좋습니다. 재판 진행에 앞서서 정말로 "준비완료" 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죠. 우선 피해자의 성명을 말해보십시오.」

 

갑자기 이렇게 질문이 훅 들어오니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거 같아요!

프로듀서도 지금은 영업때문에 여기에 안 계신데!!

 

침착하자, 샬럿! 할 수 있어!!

총사 연기를 할 때처럼,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서 중후하게…….

 

샬럿 「피해자는 D-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인 모모세 대표이사 님... 아니, 모모세 리오 씨입니다.」

재판장 「맞습니다. 그럼 사인은?」

샬럿 「날카로운 게 목에 푸욱 하고…….」 부르르

 

순간 상상했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네요.

 

재판장 「잘 했습니다. 변호사도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린 것 같군요. 그럼, 아우치 검사.」

아우치 「네, 재판장님.」

재판장 「지금 변호측이 말한 대로 피해자는 날카로운 것, 즉 이기(利器)로 찔렸습니다. 그 "이기"라는게 구체적으로 말해 어떤건가요?」

아우치 「흉기는 "과도"입니다. 체포 당시, 피고 바이오로이드가 손에 들고 있었으며, 피해자의 자상(刺傷, 날카로운 것에 찔린 상처)을 찌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증거물로 제출합니다.」

재판장 「알겠습니다. 그럼 아우치 검사, 사건의 개략적인 구두변론을 부탁드립니다.」

 

아우치 검사는 재판장에게 알겠다고 공손하게 이야기한 후, 사건개요를 이야기해나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사건 자체는 매우 간단했죠.

 

대표이사실에서 목에 과도가 찔린채로 쓰러져있는 모모세 대표이사님과 그 상황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르망 양이 발견되어 그대로 체포.

 

아우치 「... 이상입니다.」

재판장 「즉, 피고 바이오로이드가 피해자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겁니까?」

아우치 「그렇습니다. 덧붙여 흉기인 과도에는 피고 바이오로이드 아르망 양의 지문만이 묻어있었습니다.」

재판장 「허어... 그렇습니까. 같은 개체인 바이오로이드들도 지문은 서로 다르니 말이지요.」

아우치 「맞습니다. 일단 검찰측은 아르망 양을 불러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재판장 「알겠습니다. 그럼 피고 바이오로이드 아르망은 증언대에 서주십시오.」

 

아르망은 제게 ‘괜찮다’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지은 후, 증언대로 천천히 걸어나갔습니다.

 

아우치 「그럼... 아르망 양. 최근에 담당하고 있던 모든 연기 활동이 중단되었더군요.」

아르망 「... 그래요.」

아우치 「실제로 연기 활동이 중단된 후, 일감이 하나도 없던 상태였죠?」

아르망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걸 물어보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르망 양은 살며시 웃으며 검사님을 바라보네요.

이대로 말려들 수는 없지요.

 

샬럿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의를 제기합니다!!」

재판장 「!!」

 

갑자기 깜짝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시는 재판장 할아버지.

저도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만, 아르망 양에게 이야기를 걸던 검찰측도 놀란 기색을 숨기지 않고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재판장 「아... 아아... 제 재판장 인생에서... 이렇게 예의를 차리는 재판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우치 「이렇게 공손한 변호사라니...」

 

두 사람 다... 왜 그러는 거에요...

무섭잖아요...

 

재판장 「어쨌든 변호인, 무엇이 문제라는 건가요.」 흐뭇

샬럿 「지금 검찰측은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내용을 피고 바이오로이드에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재판장 「흐음...」

아우치 「이의있소!! 지금 이 심문은 사건과 관계가 있는 일입니다.」

재판장 「좋습니다. 변호측의 이의를 기각합니다. 계속하세요, 아우치 검사.」

 

끄응...

역시 제가 신참이라서 그런지 연륜이 있는 검사쪽에게 재판장 님이 약간 기울어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재판이네요.

 

아우치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죠. 아르망 양, 모모세 대표이사는 실적을 중요시하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가 현재 연기 부문의 모든 사업을 백지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르망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연기 활동이 일시 중단 되었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사람을 죽일만큼의 동기가 될 수 있나요? 연기 활동을 원한다면 다른 일이라도 무엇이든 다시 열심히 해서 대표이사님의 눈에 들면 그만이고... 솔직히 저는 유명한 바이오로이드 라는 자리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답니다?」 미소

 

오히려 역공을 하는 아르마망! 아니, 아르망!!

당연히 검사측도 당황하겠......

 

아우치 「그렇겠죠. 하지만 백지화 선언 후에도 제로나 카엔 같은 바이오로이드들은 지금도 D-엔터테인먼트에서 계속 연기 활동을 하고 있지요? 그러고보니 모모세 대표이사는 실적이 없는 프로듀서의 대량해고도 예고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아르망 양의 프로듀서도 실적이 그렇게 썩 좋은 편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아르망 「그... 그건 제가 열심히 하지 못해서...」

아우치 「실제로 주위의 동료 사원들의 얘길 들어보면 바보 같이 순진한 면이 있어서 실적에 영향을...」

아르망 「바보라뇨! P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아...

이건 실책이에요.

 

아르망의 담당 프로듀서는.

바이오로이드들끼리의 살육을 극구 반대했기에.

 

결국 실적이 낮아진 케이스거든요.

 

아우치 「어째서 담당 프로듀서를 그렇게 감싸는 건지요. 혹시 마음 속으로 연모하고 있는건 아닌지?」

아르망 「......」

샬럿 「......」

 

순식간에 아무말도 하지 않게된 아르망 양은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아우치 「재판장님, 사건 초동수사에 따르면 아르망 양은 담당 프로듀서를 짝사랑하는 관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바이오로이드로서 연모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종종 ‘인간’이었으면 이렇게 당할일도 없었다며 주변에 이야기를 하고 다닌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살인동기는 충분하다 판단됩니다만.」

재판장 「바이오로이드의 권리...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 대한 복수... 이것들이 얽힌 끔찍한 결과라는거군요.」 끄덕끄덕

아우치 「이쯤해서 사건 담당 형사를 부르고자 합니다.」

재판장 「알겠습니다. 그럼 담당 형사를 입정시켜 주십시오.」

 

뭐랄까...

왠지 저는 그저 바라보는 시청자인 기분이 드는 이유가 뭘까요...

 

어쨌든 방청객에서 여성 분이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증언대에 올라섰습니다.

 

아우치 「증인, 이름과 직업을.」

이토노코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고있는 이토노코기리 케이스케 형사임다.」

재판장 「자주 뵙는군요, 형사.」

이토노코 「저는 자주 안 봤으면 함다... 여기만 오면 항상 월급이 반토막 남다...」

 

대체 증언대에서 무슨 일이 있길래 월급이 반토막 나는걸까요.

 

아니, 아니지.

지금부터 사건현장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말할 수도 있을텐데 집중하자. 

 

아우치 「그럼 형사, 사건현장에 대한 설명과 함께 피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말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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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언 개시 ~

 

아르망 추기경을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

 

 

이토노코 「사건현장인 D-엔터테인먼트는 구관과 신관,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슴다.」

 

이토노코 「이번 사건은 신관의 23층, 대표이사실에서 발생했슴다.」 평면도

 



이토노코 「저는 사건 신고를 받고 곧바로 경관들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슴다.」

 

이토노코 「현장에는 회의를 위해 근처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사진 및 프로듀서들이 피의자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었슴다.」

 

이토노코 「이후 현장조사를 통해 나온 증거들과 사정청취를 통해 아르망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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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흉기의 지문과 목격자들이라...... 솔직히 지금 당장 유죄를 선고해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어......

잠깐, 아무것도 안하고 이대로 유죄 판결 확정?!

 

이건 아닌거 같은데요?!

 

아우치 「판결을 내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샬럿 「자, 잠시만요! 아직 변호사의 심문이 남았어요!!」

 

반대편의 검사님은 씨익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아우치 「뭐, 심문을 해도 달라질건 없을텐데 말이죠...?」

 

저를 약한 여자로 생각하시는건가요!

그렇다면 어쩔수 없군요... 연기파 바이오로이드.

샬럿의 등장이에요!

 

[탕!!] - 탁자소리

 

샬럿 「변호사의 심문은 법정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할 의무입니다! 그것도 모르시는건가요?」

 

사실 심장이 너무 두근두근거리네요.

설마 제가 떨고 있다는걸 눈치채지는 못 했겠죠? 

 

아우치 「아니, 그건......」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검사 씨.

지금까지 쌓아온 연기 신경은 지금이 몰아쳐야할 때라고 고하는군요! 

 

샬럿 「재판장님? 심문 속행을 해도 되겠죠...?」

재판장 「드.. 드리겠습니다.」 꿀꺽

 

아니, 일단 최대한 무섭고 날카로운 분위기로 연기를 한건 맞는데.

다들 이렇게 무서워하시면 나름대로 저도 상처를 입는데요...

 

대체 제가 어떤 표정이길래...

역시 프로듀서가 가끔씩 아이스크림을 사주는게 제 얼굴 때문이었으려나요...?

 

샬럿 「그럼 심문을 시작하도록 하죠, 형사 씨.」

이토코노 「아, 알겠슴다.」 긁적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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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 개시 ~

 

아르망 추기경을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

 

이토노코 「사건현장인 D-엔터테인먼트는 구관과 신관,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슴다.」

샬럿 「잠깐만요! 사건현장은 신관에서만 일어났는데 굳이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고 설명할 필요가 있나요?」

이토코노 「그게 말임다... 구관을 통해 신관으로 들어가야하는지 모르고 신관 주변의 벽만 빙빙 돌아다니다가 현장도착이 조금 늦어졌슴다. 그래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검다.」

 

이토노코 「이번 사건은 신관의 23층, 대표이사실에서 발생했슴다.」 평면도




샬럿 「잠깐만요! 정말로 사건이 발생한 곳이 대표이사실이 맞는건가요?」

이토노코 「저희의 초동수사를 물로 보시면 곤란함다. 사건현장이 피로 물들어있었고 부검결과, 사망추정시각은 오후 5시 ~ 5시 30분 사이였슴다. 이는 사건신고 시각이 5시 40분임을 고려할 때, 시신이 다른 곳에서 옮겨지기에는 어려운 시각이라고 볼 수 있슴다.」

샬럿 「끄으응......」

이토노코 「하핫, 화장실 가고 싶으신 표정임다.」

아우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부검결과 역시 흉기에 경동맥이 찔린 후 과다출혈로 사망 했다고 나왔습니다. 재판장님, 증거물로 제출합니다.」

재판장 「증거물을 수리합니다.」

이토노코 「덧붙여 현재 모모세 대표이사의 비서인 호죠 카렌 씨는 일주일 간의 휴가로 인해 비서실엔 아무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샬럿 「(큰일이야... 점점 불리해져 가고 있어...)」

 

이토노코 「저는 사건 신고를 받고 곧바로 경관들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슴다.」

샬럿 「잠깐만요! 아까 신관 입구를 찾지 못해서 곧바로 가지는 못했다고 증언했을텐데요?」

이토노코 「목에 칼이 꽂혀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기에 신속히 가려고 했슴다. 그런데 하필 그 날 오후에 엘리베이터 2대가 점검 중이라 올라가는데 애를 먹었슴다.」

샬럿 「몇 분정도 늦어졌다고 보시는가요?」

이토노코 「어...... 도착할 때, 대표이사실의 괘종시계가 6시를 알리는 타종소리를 냈슴다.」

샬럿 「계산을 해보면 신고를 받고 도착하기까지 20분이나 걸렸다는 이야기로군요.」

아우치 「이의있소! 변호인, 형사가 도착하기 전에도 이미 수명의 프로듀서들이 현장을 발견하고 지키고 있었으므로 형사가 다소 늦은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샬럿 「하아......」

 

이토노코 「현장에는 회의를 위해 근처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사진 및 프로듀서들이 피의자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었슴다.」

샬럿 「잠깐만요!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인사건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나요?」

이토노코 「그날 오후 5시 40분에는 같은 층에 위치한 회의실에서 프로덕션의 향후 계획에 대한 회의가 있을 예정이었슴다. 하지만 항상 회의 시작 20분 전에는 회의실에 도착해 있는 모모세 대표이사가 오지 않아서 대표이사실로 찾아갔더니 살인을 한 직후의 피고 바이오로이드가 발견된 것임다.」

 

이토노코 「이후 현장조사를 통해 나온 증거들과 사정청취를 통해 아르망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었습니다.」

샬럿 「잠깐만요! 현장조사를 통해 나온 증거는 분명 흉기인 과도 하나 밖에 없는데 어째서 증거'들'이라는 표현을 쓰는거죠?」

이토코노 「아, 그건 말임다...」

아우치 「이의있소! 흉기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제출하지 않은 증거가 있습니다.」

샬럿 「재판장님, 이의를 제기합니다!! 법정에서 숨기는 증거물이 있어선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변호측은 어서 제출해주시길 요구하는 바입니다!」

재판장 「이건 변호측의 말씀이 옳은 것 같군요. 검찰측은 당장 증거를 제출하도록.」

아우치 「훗훗훗... 알겠습니다. 하지만 변호측이 더 불리해졌다는 것만 기억하시길.」

샬럿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아우치 「피해자의 옆에서 발견된 부숴진 도청장치입니다.」

재판장 「도청 장치?」

아우치 「피해자의 시신 옆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발로 부쉈기 때문에 지문 채취는 할 수 없었습니다.」

샬럿 「그런데 어째서 이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던거죠?」

아우치 「신참에 대한 저의 배려라고 생각하시지요.」

샬럿 「배려... 라구요?」

아우치 「재판장님, 피고 바이오로이드 아르망 양은 모모세 대표이사가 승인한 ‘연기 바이오로이드들끼리의 살육극’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를 위해 피해자의 방 안에 도청장치를 설치할 동기와 행동력은 충분하다고 사료됩니다.」

재판장 「피해자를 감시하기 위한 도청장치라는 이야기입니까?」

샬럿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건 검찰측의 가정일 뿐입니다!」

아우치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증거들과 정황 증거를 놓고 유추해보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정인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증거물로 제출하겠습니다.」

재판장 「좋습니다. 증거물을 수리합니다.」

아우치 「또한, 문 손잡이에서 피고 바이오로이드인 아르망 양의 지문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실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피고 바이오로이드 밖에 없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역시 증거물로 제출합니다.」

샬럿 「(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든거 같네요......)」

재판장 「이것도 증거품으로 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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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심문은 거기까지.」

샬럿 「네?!」

재판장 「아무리 생각해도 더 이상의 심문은 무의미 할 것 같군요.」

샬럿 「그럼 유죄 판결이라도 하시겠다는건가요?」 찌릿

재판장 「커흠... 아무리 그렇게 위협하셔도 판결만큼은 막을 수 없습니다.」

 

이럴수가......

설마 이렇게 허무하게 재판이 종료된다는 건가요?!

 

제 옆의 피고 바이오로이드석에 앉아있는 아르망은 은은한 미소를 잃어버리지 않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게 의연하게 있으려는 모습을 보면 더욱 더 슬퍼져버려요.

 

생각하자, 샬럿!

 

.

.

.

 

끄으으...

아무리 생각해도 나오지 않아요...

뭔가 우리집 현관문처럼 확 하고 쉽게 열리는 그런 문제였으면 좋았을텐데!!

 

잠깐... 문?

앗, 이런!!!

 

샬럿 「잠깐만요. 지금 증거물 중에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나요?」

아우치 「변호인, 모든 증거물이 피고 바이오로이드가 범인임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까. 더 이상 떼를 쓰는 건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바이오로이드라서 그런 것조차 모르는 겁니까?」 훗훗훗

재판장 「저는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인이 생각하기에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증거물은 무엇입니까?」

 

그래......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정말로 이상해!

 

샬럿 「마지막에 검찰측이 숨기려고 했었던 문고리 말입니다!」

아우치 「그게 무슨 뜻이죠? 문 손잡이에는 피고 바이오로이드의 지문만이 검출되었습니다. 이는 확실히 대표이사방에는 피고 바이오로이드 외에는 절대로 살인을 저지를 수 없다는것 아닙니까.」 훗훗훗

샬럿 「바로 그게 문제에요. 어째서 피해자인 모모세 리오 씨의 지문은 검출되지 않은건가요?」 

 

검사 씨는 그제서야 아차 싶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법정 내는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샬럿 「문손잡이에서 검출된 지문에 따르면 대표이사방에 들어갈 수 있었던건 피고 바이오로이드인 아르망 양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대표이사방에서 살해당했죠. 이는 모순이 분명합니다!」

재판장 「피해자의 지문도 같이 검출되어야 하는게 정상일터인데...... 혹시 피해자의 지문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까, 이토노코기리 형사?」

이토노코 「경찰조사에 의하면 문손잡이에는 피고 바이오로이드의 지문만 검출되었슴다.」 긁적긁적

재판장 「그럼 변호인. 이 모순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요?」

샬럿 「당연하죠! 이걸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진범이 미리 살인을 저질러 놓고 문손잡이를 손수건 같은 것으로 닦아 자신의 지문을 지운 후, 아르망 양을 대표이사실로 유인해 범인으로 몰았다는 겁니다!」 삿대질!

 

아아, 이 맛이군요!

변호사 분들은 이 맛에 변호를 하시는게 틀림없어요!!

이런 짜릿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상대편 검사를 지목할 수 있다는건 엄청 좋은거에요!!

 

아우치 「이의있소!! 훗훗훗, 아직 무르군요.」

샬럿 「?」

아우치 「분명 문손잡이의 지문대로라면 확실히 대표이사방에 피해자는 없고, 피고 바이오로이드만 있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실제로 사건은 벌어졌고, 제일 중요한 흉기에는 피고 바이오로이드의 지문이 묻어있습니다. 대표이사방의 문손잡이가 어찌됐든 간에 중요한건 흉기의 지문입니다!」

 

재판장 「분명 문손잡이의 지문이 이상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흉기의 지문이야말로 결정적인 증거물입니다. 이걸 뒤집을 수 없는 이상,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순 없습니다.」

샬럿 「큿......」

 

뭔가 될 줄 알았는데...

흉기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버렸네요.

확실히 흉기의 지문은 아르망 양의 것이기에 반박할 수가 없어요.

 

아우치 「재판장님, 사건을 좀 더 완벽히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살인현장을 맨 처음 발견한 회사 임직원을 증인으로 부르고자 합니다.」

재판장 「알겠습니다. 그럼 10분간 휴정토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검찰측은 증인의 입정을 준비토록.」

 

머릿 속이 어지러워지는 가운데 10분간의 휴정명령이 목각 망치를 통한 경쾌한 소리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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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물 못 쓴다고 글 못 쓰는건 아니지.

응원해준 게이들아 고맙다.


이번 글은 누가봐도 시시한 추리라서 리앤이면 도착하자마자 '너 체포' 이랬을거임.

그래도 조금이라도 너희들의 시간을 빼앗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참고로 리앤은 글 속 시점에선 나오지도 않았던 때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어준 게이들을 위해 '버림받은 사령관' 초반부에 쓰려다가 설정이 안 맞아서 버려진 글이랄까 콘티를 올린다.

다듬지도 않은 글이라서 오마케 같은거라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을 듯.


쪼오끔 매우니까 그냥 안 보고 가도 된다.


그럼 착한 리리스랑 양치하러 간다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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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사령관' 오마케


그가 떠난지 3시간이 지났습니다.


"주인님, 오늘자 전투 결과보고입니다."


저는 전투결과보고서를 들고, 주인님을 독대했습니다.

아니, 독대라는 표현이 옳을지는 모르겠네요.


"하읍... 쮸웁..."


주인님의 책상 밑에서는 리리스 양이 주인님의 고간을 이리저리 빨아대고 있었으니깐요.


"보자... 오늘도 전투는 여유로웠구만~ 심심해라, 심심해~"


그리고는 의자를 뒤로 제낀채, 천장을 바라보셨습니다.

하지만 그 때, 주인님이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야, 리리스. 이빨을 왜 세워?"

"하읍... 조... 죄송합니다... 갑자기 몸을 뒤로 움직이셔서......"

"하아... 그렇단 말이지? 이젠 그 새끼도 없겠다, 선 좀 넘어볼까?"


순간, 주인님은 리리스 양의 머릿채를 잡고 강하게 뺨을 쳤습니다.


"컥"

"꺄아아!!"


저는 너무도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님은 리리스의 뺨을 쳤습니다.


"내가!"

[짝]


"좀!"

[짝]


"놀아!"

[짝]


'줬다!"

[짝]


"고!"

[짝]


"만만히!"

[짝]


"보냐!!"

[짝]


리리스 양의 볼이 부어오른 것으로도 모자라, 한줄기의 붉은 핏줄기가 코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그 자리에 얼어버렸습니다.


"하... 씨... 섹돌이면 섹돌답게 처신하라고. 이 때까지 참느라고 존나 힘들었구만..."

"주... 주인... 님?"


리리스 양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아니 현실을 인지하지 못 한 듯 주인님을 멍하니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어... 어째...서?"

"뭐?"


주인님은 책상 밑의 리리스를 끌어당겨, 바닥에 내팽개쳤습니다.


"시발, 진짜. 게임 속 캐릭터면 인간한테 넙죽 절이나 하라고. 안 그래도 그 잘나신 찐따새끼 때문에 내 맘대로 못 해서 짜증이 쌓여있었는데."

"네...?"

"궁금하면, 알려줄까?"


주인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리리스 양의 복부를 강하게 발로 짓이겼습니다.


"내 맘대로 했다가, 그 찐따새끼한테 니들이 붙으면 난 끝장인거잖아? 그래서 연기 좀 했다, 이거지."

"그... 그런..."

"왜? 꼽냐? 너희들은 날 절대 못 건드려."


이... 이럴 수는...

일단 라비아타 언니께 알려야...


"콘스탄챠? 거기 멈춰. 네가 할 일이 있거든."


야속하게도 제 몸은, 주인님의 명령을 인지하고 꼿꼿이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주인님...은 제 손에 알약을 올려주셨습니다.


"라비아타한테 몰래 먹여. 음료든 음식이든 타서 먹이라고. 그리고 절대로 티 내지마. 이건 '명령'이야."


제 의지와는 다르게 제 손은 덜덜거리며, 그 약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아~ 걱정하지는마. 바로 죽이는건 아니고, 그저 몸 속에 있는 오리진더스트를 중화시키는 것 뿐이니까."

"!"


바이오로이드에게 오리진더스트가 중화된다는 것은, 곧 사망선고나 다름이 없습니다.

강화된 골격을 받치는 근육의 힘이 없어진다는 것이기에.


"존나 꼴받는 표정이네? 그래도 걱정하지마. 이미 080쪽 애들이나 의료진 애들은 내 '명령' 하에 있거든. 절대로 내 계획을 방해하진 않을테니."


그리고 주인님은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부터 니들은 내꺼야."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싶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제 몸은 언니에게 약을 먹이려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주... 주인님... 제발......"

"야, 콘스탄챠."


주인님은 제 옆에 와서 제 가슴을 조물딱거렸습니다.

한 시간 전만 하더라도, 분명 두근거렸을 상황일텐데.


지금은 심장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갑습니다.


"라비아타한테 약 먹이고 바로 내 방으로 와. 상을 줄테니까."


주인님은 혀로 제 목덜미를 핥고서는 그대로 제 손을 잡습니다.


"사랑스런 콘스탄챠... 오늘은 얼마나 울어대는지 보자고?"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