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완전히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금으로서 그녀에겐 얼마나 흘렀는진 모르겠지만 나에겐 여전히 100일이니...


그러고 보니 공기가 탁하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거지?


나는 나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일어났다.


내가 일어나 걸을 때 왠 알람이 울렸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하.... 여긴 어디지? 겁나 크네?"


앞에서는 누군지 모르는 꼬맹이들이 손을 든채로 자고 있었고 나는 꼬맹이들을 깨우기로 했다.


"일어나. 꼬맹이들."



""사령관? 이제 괜찮아요? 근데 많이 달라졌.... 언니!""


꼬맹이들은 나를 사령관이라고 부르고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하고선 언니를 찾으러 갔다.


"사령관? 내가 군대의 지휘관인건가?"


나와 전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선 이 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느낌이 났다.


"저기요? 혹시 사령관이에요?"

이번에는 또 다른 이의 목소리 였는데 앳 되었다. 마치 죽기 전에 그녀의 팀원인 미호를 떠올릴 것 같은 목소리였다.


"혹시 미호니?"

나는 미호라고 확신을 하여 뒤를 돌아봤는데 역시나였다.


"미호 잘 지냈니? 나야... 홍련의 남친."


내 모습을 본 미호는 많이 놀랐는지 넘어졌다.


"히끅....  귀....신....귀신이다...."


그녀가 많이 놀란 것 같으니 그녀의 뺨을 살짝 꼬집어 줬다.


"내가 귀신이면 이렇게 못 꼬집지 않겠니?"


그러자 그녀는 수긍한 듯 말을 꺼냈다.


"아저씨에요? 엄마가 많이 슬퍼했어요. 왜 먼저 갔냐고... 할 말이 많으실 거에요. 제가 데려다드릴 게요. 엄마한테."


미호는 내 손을 끌고 홍연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준다며 앞장서서 걸었다.


"미호야. 여긴 어디니? 되게 공기가 답답하던데..."

"여긴 오르카호라고 엄청 큰 잠수함이에요."

"왜 잠수함에 사는 거니?"

"철충이라고 인류의 적이 있는데 그것들 때문에 인류가 멸종했어요."

"진짜라고? 근데 날 사령관이라고 부르는 꼬맹이들이 있던데 어떻게 된 거니?"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사령관의 몸에서 깨어나신 것 같아요. 엄마가 그걸 얘기하는 걸 들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익숙한 모습으로 깨어나신 것 보니 아저씨가 깨어나시면서 몸이 바뀌신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나는 엄청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이 육체에서 깨어난 것도 말이 안되지만 나한테 익숙한 몸으로 바뀌었다는 것 또한 신기하다고 여겨졌다.


"그럼 철충이라고 하던데 혹시 배에서 내릴 수 있는거니? 죽기 전에 못 다한 100일 이벤트를 하고 싶구나..."

"이벤트요? 알겠습니다. 근데 반지랑 케이크랑 선물은 어떻게 준비하실 건가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생각에 빠졌다. 난 사실 잠수함과 내가 사령관의 몸에서 깨어났고 숙소라는 것만 알지 이 곳을 전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 도와줄 수 있니?"

" 네. 특별히 도와드릴 게요. 그 전에 엄마 먼저 만나야 하니까 데려다 드릴게요."


이미 우리의 발걸음은 그녀의 숙소에 근접해있었지만 내가 바로 준비하러 가자고 얘기할 까봐 숙소로 가자고 강조하는 미호였다.






삐용 삐용


[환자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알림에 닥터는 깨어났다. 


"사령관이 벌써 일어났다고?"


그녀는 현재 사령관의 비서로 있는 알파를 불렀다.


"알파 언니. 지금 쓰러진 사령관이 깨어났어요. 육체의 모습도 바뀌어서 다른 분들이 헷갈려 할 수 있어요. 찾아야 해요."

"그래 가볼게 어디 가셨데?"


닥터는 cctv로 사령관의 행적을 추적했는데 그는 이미 홍련의 방 앞에 서 있었다.


"뭐 언니는 이미 봤으니 괜찮겠네요."





미호는 몽구스팀 기숙사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에는 자고 있는 팀원들이 있었고 그 뒤에는 홍련의 방이 있었다.


"여기에요. 들어가서 깨워주시면 될 거에요."


미호는 그녀의 방 문을 조심히 열었고 살금살금 방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본 그녀는 첫눈 처럼 아름다웠다.


이렇게 예쁜 사람을 난 그녀말고는 본 적이 없다.


나는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아기고양이?"


그녀는 내 속삭임에 눈이 떠졌고 나를 보더니 놀랐는지 눈이 커졌다.


"진찌 당신인거야? 진짜 맞아?"


전 날에 연을 봤음에도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믿게 하기 위해 이마에 밉맞춤을 해주었다.



"진,짜 맞구나. 당신."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당신이 날 지키기 위해 죽은 이후로 한 순간이라도 잊은 적이 없어."

"그래? 나도 당신을 봐서 기뻐."


연은 오랜만에 본 그녀의 얼굴이라 그런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연이 있던 곳은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그의 시간은 그녀가 곁에 없었기에 1분이 10시간처럼 느껴졌다.


"내가 죽은 지 얼마나 되었니?100년? 그정도 되었을 라나?"


내 추측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탄식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래 나랑 있었던 추억을 간직한거야? 고맙네. 앞으로는 계속 너랑 함께할 거니까... 더 잘해줘야지.'


"그럼 련. 여기 소개해줄래?"


련은 이곳 저곳을 다니며 장소를 소개해줬고 여기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를 소개해줬다. 중간 중간 어디에 간다고 하고는 그녀를 위한 것들을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여기가 끝이야. 여보 다 설명했어."

"그럼 련아. 내가 눈 뜨라고 할 때까지 가만히 감고 있어?"


나는 그녀를 끌고 이벤트 선물이 준비 되어있는 곳으로 인도했다.


그 곳으로 가면서 100년전의 그 날이 기억이 났다.


'원래라면 그때 했어야 했던 일을 지금하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련과 걷다 보니 어느새 그 장소에 도착해있었다.


"련. 이제 눈 떠도 돼."


련은 눈을 뜨자 처음 만났을 때처럼 주변이 단풍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선물 상자와 케잌 그 옆에는 뭔지 알 것 같은 작은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설마 여보. 날 위해서 이렇게 해준거야?"


그녀는 준비해준 남자에 마음에 감동해서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자기야. 자기가 열어봐야지. 내 선물이 완성되는거야. 얼른 가서 열어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선물을 풀기 시작했다.


선물 상자에는 그녀의 취향인 옷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푼 그녀의 앞에는 케잌에 불을 붙이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연이 있었고 그녀는 후 불었다.


"100일과 100년을 맞이한 우리 축하해."


케잌을 내려 놓은 연은 그녀 앞에 작은 상자를 열었다.


"반지야, 내가 100년전 그날에 직접 끼워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반지야. 반지 받아줄래?"


련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연은 직접 끼워주었다.


"날 기억해줘서 고맙고 사랑해 련."


그녀와 나는 서로 껴안았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녀와 모두들만 있다면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100년전 그날의 나에게 씀 




-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