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 저 쇼타 한명만 그려주십시오."

"응?"

"저 쇼타한명만 그려주십시오."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화닥닥 일어섰다. 그리고 눈을 비비고 자세히 쳐다보았다.

나를 점잖게 바라보고 있는 금발미녀 가 보였다. 여기 있는 그림이 내가 나중에 그린 그녀의 가장 근사한 초상화다.

물론 내 그림은 모델보다는 훨씬 덜 아름답다.

그러나 이것은 내 탓이 아니다.

발견될 적에 이미 철충한테 몸이 감염되여, 속이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하는 라최지가 되어버렸으니깐 말이다.
그래 나는 눈이 휘둥그래저 가지고 그 허깨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해저속 수만 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었다.

그런데 이 금발미녀가 길을 잘못 든 것 같지는 않았다. 몹시 고달프다든가, 시장하다든가, 목이 마르다든가, 무서워서 벌벌 떤다든가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빛조자 침범못할 해저속 잠수함 가운데서 길을 잃은 여자다운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이윽고 나는 말문이 열려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넌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그러나 그녀는 아주 무슨 중대한 일이기나 한 것처럼 가만히 같은 말을 되뇌었다.
"사령관, 저 쇼타 한 명만 그려주십시오."
너무도 이상하니 일을 당했을 때는 그것을 감히 거역하지 못하는 법이다. 해저 한가운데서 그것이 도무지 이치에 닿지 앟는 것이라고 생각은 되었으나, 결국 나는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과 만년필을 꺼냈다.
그러나 나는 문득 전략이, 역사니, 성교육이니, 전술이니 하는 것을 배운 일이 생각나서 약간 성을 내며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각하. 저 쇼타한명만 그려 주십시오."
나는 쇼타를 그려 본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내가 그릴 줄 아는 두가지 그림 중에서 하나를 그려 보였다. 그것은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보아구렁이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놀랍게도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언제 보아구렁이 뱃속에 코끼리 들어 있는 그림 그려 달랬습니까? 보아구렁이는 아주 위험한 겁니다. 그리고 코끼리는 아주 거추장스러고, 전 꼭 쇼타를 가져야겠습니다. 저 쇼타한명만 그려주십시오"



그래서 나는 쇼타를 그렸다.

그랬더니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틀렸습니다! 이건 꼴리지가않아요!
다른 걸 그려 주십시오."
또 그렸다.

"각하, 이건 쇼타가 아니고 존시나입니다. 근육이 있으니 말입니다."

"존시나가 누구야?"

"그런게 있습니다. 초사이언같은거"

그래서 또 다시 그렸다.그러나 그것도 먼젓번 것들 모양으로 퇴박을 맞았다.
"이건 너무 늙었습니다. 전 오래 살 수 있는 쇼타가 갖고 싶어요."
영전을 돌리기 시작해, 일이 급하기에 나는 더 참을 수가 없어, 다시 그림을 아무렇게나 끄적거려 놓고 한마디 툭 했다.



"이건 보지다. 네가 가지고 싶어하는 쇼타는 이 속에서 나와."

그러자 천만 뜻밖에도 금발 재판관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게 바로 제가 갖고 싶어한 그림입니다. 각하. 이 쇼타는  많이 꼴릴까요,각하?"

"왜?"

내아랫도리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금발미녀가 말했다.

"이제부터 쇼타를 만들꺼니깐 말입니다."

나는 겁에 질려 말했다

"내꺼는 작아서 맛이없어요!"

그녀가 나의 아랫도리를 꺼내며 말했다.

"그렇게 작지도 않은데요 뭐…… 아! 섰다"

쉴새없이 쥐어짜이며 이렇게 나는  불굴의 마리를 알 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