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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쩌다보니 수상했습니다. 다 썼을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는데 기분 오묘하네요.


지금 봐도 믿기지가 않는 수치인데, 이번 대회는 참 이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타자기를 잡은지 3개월 밖에 안된 제가 이런 관심을 받고, 심지어 문학이 최우수상을 받고.... 


저같이 성공이나 칭찬과 거리가 먼 패배자에게는 눈으로 보이는 관심이 그 어떤 보상보다 달콤한 것인지라, 정말 감동했습니다. 잘 쓴 것도 아닌 글에 너무 과분한 칭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처음에는 욕 먹는게 무서워서 유동으로 글쟁이를 시작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서 가장 바쁘고 보람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쓰다보면 휴일도 금방 지나가고 소재 생각하느라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를 않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습니다. 저도 조금은 기뻐해도 되는걸까요?



이쯤에서 각설하고, 처음 자유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부정적인 부분밖에 없었습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 희생, 자유를 악용하는 각종 범죄... 등 인간이라는 족속에게 완전한 자유는 곧 혼란이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을 만큼 역사에서 자유는 그다지 좋은게 아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결국 생각한 것이 디스토피아였습니다. 이것 저것 참고하다보니 설정이 제 생각보다 탄탄해져서 놀라기도 했지만 역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행복'의 이중성에 제 나름대로의 고찰을 잘 풀어낸 부분 같습니다.



"모든 바이오로이드는 수면학습과 생후 교육을 통해 자신의 계급과 사상에 대한 만족감을 주입 받고 있어요이 거대한 사회의 일부로서 안정된 삶을 사는 여러분은 노동의 기쁨을 느끼거나 영원한 쾌락의 홍수 속에서 둥실둥실 떠다니며 행복을 누리고 있죠. " -아르망의 대사 중


주입받은 행복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는지, 간섭받지 않는다고 자유라고 할 수 있는지. 이곳에서 그녀들은 '소마'라는 닥터의 약을 복용하는데, 소마라는 이름은 원작인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약의 이름과 동일합니다. 다만 이 소마는 단순히 쾌락과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다량 복용 시 복용자의 지능을 토모 이하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죠.

 

여기서 오는 모순이 제가 말하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행복? 물론 좋죠. 하지만 무조건적인 행복은 언젠가 질리고 물려서 그 가치를 상실하고 말 겁니다. 그래서 넣은 대사가 이것이었는데... 



이게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없듯이, 대가 없는 행복은 없다는 것이 제 짧은 견해였는데 생각보다 쉽게 술술 써져서 다들 좋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네요.

 

단편치곤 너무 길다고 생각해서 생략한 부분이 많았는데 다른 작품들을 보니까 긴 것도 아니더라고요. 역시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 그리고 더 많은 인물을 세계관에 녹여내지 못한 게 정말 아쉽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자세히 나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로 풀어보고 싶은데, 반응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전하고 싶은 말은 아직 너무나 많지만 이만 끝내겠습니다.

 

봐주신 분들도, 대회 개최자 분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제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