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 Sinatra - My Way 틀고 봐주셈

https://youtu.be/qQzdAsjWGPg









"드디어 끝났구나..." 


사령관 눈길의 끝에는 왁자지껄 떠들며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기분을 만끽하는 부대원 들이 보였다.


그들은 마지막 별의 아이를 쓰러트리고 인근의 섬에 오르카를 정박하고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는 중 이였다. 브라우니가 또 유별나게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것 같지만.


"지금것 고생했으니까... 하나도 잃지 않아 다행이야..."


사령관은 마지막까지 유능하였다. 하급 전투원 하나 잃은적 없이, 더디지만 전쟁도 승리하며 모든 전투도 승리한다는 일념으로 지금 까지 싸워오며 그 유능함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그런 유능한 사령관은 속에는 씻을 수 없는 깊은 죄악이 있었다. 


그건 지금까지 오르카 호를 유지해오기 위해 분해 했던 바이오로이드들이였다.


낙오되었던 전투원들은 구출되서 기뻐할 틈도 없이 분해되었다. 


더욱 마음아팠던것은 분해될 운명의 전투원 들이 우리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자발적으로 분해기로 들어 가던 모습 이였다. 


사령관은 그 모습을 두 눈에 꼭꼭 담아두었다. 그것이 그가 그녀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존중이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아니면 누가 그녀들을 기억 해줄것인가...


하지만 이 모든것들이 끝났다. 더 이상의 분해는 없다.


그러나 죄악은 가슴에 남았다.


사령관은 그녀들의 마지막 모습들을 떠올린것에 지친 듯 터덜 터덜 걸어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속죄는 해야겠지... 살아보지도 못한 그녀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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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좋은 아침이에요~~~~ 꺆?!"


콘스탄챠가 들고 들어오던 음료잔을 그대로 떨어트리며 굳어버렸다.


굳어버린 그녀의 시선 끝에는 깨끗하게 개벼진 이불과 집무 용 책상 위의 반듯한 정복이 있었다. 


정복 위에는 그녀들이 만들어준 훈장도 곱게 놓아져 있었다.


그리고 옆에 편지 하나.


"아마 편지를 제일 먼저 읽는건 콘스탄챠가 될려나?  미안해 이렇게 떠나서. 하지만 미리 얘기하고 출발했다면 난리가 났을꺼야. 아마 떠나지도 못했겠지. 콘스탄챠가 아침마다 가져오는 홍차는 정말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였는데... 그것도 못 마셔보고 떠나네. 


지금까지 고생 많았어. 나는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을꺼야. 너희들을 지금까지 부려먹어 놓고선 일이 끝난 와중에도 계속 너희들 위에 군림할 수는 없겠지? ㅋㅋ 농담이야. 하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이야. 인간이라는 존재 없이도 너희는 살아갈 수 있다는것을 자각하고, 더이상 인간에게 구속되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떠나는 이유는 나의 의지를 위해 희생된 그녀들과 나를 위해 너희의 남은 일생을 허비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야. 나를 절대 찾지 말고 너희들끼리 살아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리는 내 '명령'이니까. 그동안 고마웠어."


편지를 다 읽어버린 콘스탄챠는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왜... 도대체 왜.... 우리는 사령관을 인간이라서 따른게 아니라 주인으로서 따른건데... 어째서 우리를 구속한다고 생각하신걸까...'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나지 못하는 콘스탄챠는, 주인이 떠난 그자리에서 눈물만 흘릴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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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아 벌써 만우절인가..?"


레오나는 금방 들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콘스탄챠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곧 빨갛게 부은 콘스탄챠의 눈을 보고 농담은 아니라는걸 직감했다.


"주인님께서...훌쩍...이 편지를 남기고 떠나셨어요..."


레오나는 편지를 낚아채 급하게 눈동자를 굴리며 편지를 읽어나갔다.


"이...이게 뭐야... 달링이 우리를 다 버리고 떠났다고?... 대체 왜?..."


"이제... 어쩌지?..."


명령문 때문에 당장 찾으러 가지도 못하는 상황. 레오나는 별의 아이를 처음 만났을때보다 더 당황한 상태였다.


당황한 레오나는 머리를 식히고 빨리 대안을 찾기 위해 지휘모듈을 장착했다. 


이내 마음이 평온해지며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 왜 떠난지라도 알아내야겠어. 아르망 지금 뭐하고 있지? 아르망도 이 상황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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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챠와 레오나는 급한 걸음으로 아르망의 방으로 향했다. 


"이거 너와 나 둘만 아는거야 지금?"


"네...지휘실에 급하게 갔는데 레오나 님만 계셔서..."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어. 사령관이 떠났 단 걸 다 알아버리면 오르카가 난리가 날 꺼야. 일단 원인파악을 하고 남은 인원들에게 알려야겠어."


"네"


"여기 어딘가인데"


아르망의 방 문이 열리고 아르망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맞이했다.


"숨넘어 가시겠어요."


"넌 알고 있었어?"


레오나가 날 선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죠... 이렇게 급하게 떠나실줄은 몰랐지만요."


"떠나실 줄 알았다고? 근데 왜 보고를 하지 않았지?"


"사령관님이 마음속에 얼마나 큰 짐을 지고 계셨는지 아시나요?"


"아니 당연히 이 부대를 지휘하는데 힘든건 이해하지. 하지만 이제 다 끝났잖아? 그저 평화로운 날들을 즐기면서 마음 속 짐들을 풀어나가면 되는데 짐을 지고 있었던게 무슨 상관이야."


"그런 단순ㅎ.."


"말장난 할 시간 없어 !! 어디로 갔어!!!! 말해!!!"


"...멀리 가신다는거 밖에 몰라요."


"...방향도 안알려줬다고?" 


"네. 사령관이 왜 떠나셨는지 들으실 건가요?"


"빨리 말해"


"..사령관은 항상 분해돼서 자원으로 이용되던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정말 큰 죄를 짓는거라고 늘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때마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이 아니고 멸망 전에도 전시상황에 바이오로이드는 자원으로 환원되기 일쑤라고 늘 말씀드렸지만 사령관은 그때마다 난 멸망 전 인간따위가 아니야 라는 말만 하셨죠."


"..."


"사령관은 그들이 꿈에도 나오고, 일상생활에도 가끔 보인다고 하실 정도로 힘들어 하셨어요. 그리고 언젠간 그녀들을 위해 속죄해야 하고, 그 죄는 온순히 자기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라고 하셨죠."


"...왜...혼자만의 부담이라고 생각했을까..."


"...흑...으흑...흑..."


콘스탄챠는 또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다. 이미 아침에 모든 눈물을 쏟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나올게 남은 모양이였나 보다. 


'왜 몰랐을까... 왜 몰랐을까... 주인님이 가끔 책상에 앉으셔서 멍하니 바깥만 바라보고 계실때 '무슨 생각 하세요' 라고 여쭤보면 웃으면서 '너희 생각' 이라고 멋쩍게 대답하시고 또 좀있으면 표정이 어두워지시곤 했는데... 그걸 하루이틀 본것도 아닌데...'


"애석하지만 나는 마리의 후속작이라 명령 거역권이 없어. 그럼 일단 무적의 용이랑 라비아.."


"레오나님"


"아직 할말이 남았어?"


아직도 미리 말해주지 않은 아르망이 아니꼽다는 듯 대답을 하는 레오나


"사령관께서 찾지 말라고 하셨는데, 찾으셨을 때의 반응이 걱정되지는 않으시나요?"


"...그게 무슨소리야. 그럼 넌 지금 우리 하나 뿐인 사령관!! 인간을 안 찾겠다는 소리야!!?!"


"사령관이 죽으시려고 나간건 아니잖아요?... 곧 돌아오시ㅈ.."


짝!!


결국 레오나의 손이 나갔다.


"죽다니... 그런 재수 없는 소리 하지마!"


"죄송합니다.."


레오나는 고개를 휙 돌려 방을 먼저 빠져나갔다.


'죽는다니... 설마...제발 아무리 죄책감이 커도 그런 생각만은 하지 말아줬으면...' 


콘스탄챠는 방에 남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아르망을 달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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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이 벌써 오르카에서 떠난지 6시간. 사령관은 자신만의 비밀 공간에 와있었다. 


그리고 사령관 주위의 벽에는 그동안 분해되고 남은 그녀들의 군번줄들이 수만개가 걸려있었다.


"고맙다 얘들아... 너희들 덕분에 모두 끝났어..."


사령관은 그동안 못가져온 군번줄들도 꺼내 못과 망치를 이용해 벽에 걸어주었다.


"왜 나중에 만났다고 너희는 분쇄기에 들어가야할 운명이고... 우리는 살아가는 운명인지..."


"신이란 새끼는 고약하네... 아니 너희를 창조한 인간들이 역겨운거겠지."


"그리고 나도..."


사령관은 가끔 자원탐색을 나가며 구해 놓은 다량의 수면제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걸 한입 가득 털어넣은 사령관은 비밀장소에 새어들어오는 빛이 군번줄 수만개에 반사되는 빛을 보며 오랜만에 싱긋 웃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