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레즈비언 사이의 애정행위와는 결이 다르다.

어떠한 시합, 혹은 일기토와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한가지 원칙 덕이었다.


"예열 없이 하면 여자입장에선 아프잖아?"


꺼낸 사람의 입장에선 단순히 파트너를 향한 배려였다.

허나 인원이 늘어나고 적극적으로 변하는 인원도 많아진 현재,

여럿이 같이 하는 경우도 빈번한 지금의 일과표에선 순서가 더더욱 중요해졌다.

같이 들어간 인원 사이에서도 순서가 필요해진 시점이기에 그것은 일종의 코인토스와 같아졌다.

각자의 것을 각자가 작업하는 것은 보기에도 흉하고 다같이 친하게라는 의미에도 어울리지 않았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순서의 의미는 분명 있었다.

먼저하면 할 수록 힘이 넘치는 사령관을 정면에서 버텨야한다.

후순위라면 강렬하진 않지만 자극에 익숙해진 사령관을 상대해야해서 스태미너가 중요하다.

부담이 되거나, 오히려 원하는 순서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상호간 타협이 가능하다면 서로 한 수씩 주고 받는 시범경기가 될 수 있겠지만,

만약 겹치게된다면 손가락이란 검을 들고 하는 어전시합이 시작된다.


앞을 원하는 자들끼리의 결투는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흘러간다.

언제든 지려버릴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절정을 허용하지 않는다.

끝까지 상대를 살피는 동시에 본인의 한 수를 뽑을 각오를 한다.

반대로 뒤를 원하는 싸움은 난타전 그 자체이다.

버틸 수 없는 것을 피하기위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본인이 살기위해 남을 떨어뜨리는,

암흑가의 지하투기장과도 같은 처절함이 돋보인다.

선의의 경쟁과도 같았던 전자와 달리 이쪽은 악에 받친 모습을 보인다.

배고픈 맹수를 상대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맨 몸으로 달려들 것인지를 결정해야하기에,

누구를 방패로 쓸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기에,

심지어 패자는 이미 부상을 당한 채로 맹수 앞에 서야 하기에,

그녀들은 오늘도 상대의 g스팟을 찾기위해 손끝의 감각을 세운다.



























"...라는 전개의 기획물은 어떠신가요?"


"..."


"..."


"..."


"..."



사령관은 말없이 샐러맨더의 주사위를 굴려 SAN치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