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창작물일 뿐 실제와 일체의 관련이 없습니다. 

  창작물과 현실을 혼동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1편> https://arca.live/b/lastorigin/961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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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르르륵


태시는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인채 소주잔을 채운다

일주일 전 라비아타 한복스킨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샤에게 급발진하고 나온 태시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트팀의 수장인 메카셔군의 중재로 라비아타 한복스킨은 캔슬되고 보여주기식 화해라도 했지만

태시에게는 이 상황 자체가 엎질러진 물이었고 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난처해지게 된 상황이었다


"야 아무리 빡이쳐도 그렇지. 그걸 그렇게 지르면 어떻게 하냐"


태시 앞에 있는 한 남자가 걱정스러운 투로 태시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그의 이름은 페인트에일.

라오의 초창기 개국 멤버이자 출중한 캐릭터 퀄리티로 많은 흑우들에게 사랑을 받은 일러레였다.

지금은 다른 곳에 안착했지만 둥글둥글하고 유한 성격 덕분인지 

스마조에서 함께 일했던 일러레들과는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목을 다지는 사람이었다.


"에일형. 형도 생각을 해봐....4연타가 말이되냐고? 나 굶어 죽으라는거 아니면 나가십쇼 이거잖아....."


"아이샤 개 그러는거 하루이틀이야? 에휴....이런말 해서 미안하긴 한데 니들 몰래 내 선에서도 커트한거 되게 많았다"


"뭘 그려달라고 했는데?"


"뭐였더라......서큐버스 라비아타였나 그것도 있었고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가는 밀프짤 가져와서 이 느낌으로 그려달라는 것도 있었고....."


"그 새끼 참 한결같이 해괴망측한 새끼였네......"


"서큐버스 라비아타는 앨리스랑 중복되는 느낌이 쎄서 안된다고 커트했었고 그 밀프짤은 대신에 에이프런 스킨으로 컨셉 돌려서 해줬던거야. 카키맨 형한테서 완성 나오고나서 헤벌쭉 해서 화장실로 뛰어가더라"


태시는 이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렇다면 페인트에일이 커버치기 전에는 대체 얼마나 많은 스킨 요청이 있었으며 

그걸 커버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또 얼마나 눈물겨웠을지를 생각하니 눈 앞에 소주가 안땡길 수가 없었다


"크......형도 있는동안에 고생이 많았구나....미안해 몰랐었어....."


"누구한테 칭찬들으려고 한것도 아닌데 뭐. 괜찮아"


페인트에일이 아직 회사에 있었더라면

아이샤의 라비아타 패악질은 지금보다 훨씬 줄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태시는 연거푸 술을 마셨고

페인트에일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그를 위로해주었다


2시간 뒤


취기가 오를대로 오른 그들은 주변 손님이 있건 없건 그들의 그림 철학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고있었다


"아니 에일형! 나는 있자나 형이....형이 너~~~무 부러워! 진짜루"


이미 주량을 한참 오버한 태시는 혀가 꼬부라질대로 꼬부라져서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알아듣기도 힘들 정도였다


"태시야. 난 니가 더 부럽다. 니 예전에 그린것들 보면 장난없던데 난 그런거 그리기가 너무 힘들어"


다행히 페인트에일은 주량을 조절해 상대적으로 멀쩡한 상태였고

이는 곧 택시에 태워 보내야 되는 사람이 페인트에일이라는 뜻이었다


"아냐 아냐.....형은 아무도 못한걸 해냈자나! 대단해 대단해 아주!"


태시가 진심을 담아 페인트에일에게 얘기했지만 그는 태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취해서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넘기려는 그 순간


"딸래미 뷰지 팔아서 게임 살려냈자나!"


순간 왁자지껄했던 술집은 일순간에 고요해졌다

그리고 모든 손님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자신이 제대로 들은게 맞는지 확인했다


"아니! 어느 일러레가 자기 혼자 다 죽어가던 게임 살려내냐구! 이거 이력서에도 써도 되는 업적이야 업적!"


페인트에일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태시의 입을 급하게 틀어막았다


"야 야 뭐라는거야! 너 너무 취했다. 가자 내가 택시 태워다줄테니까"


이미 술에 정신지배 당해버린 태시는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답답하게 입을 틀어먹난 페인트에일의 손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그의 손을 뿌리친 태시


"아 씨바! 이거 좀 놔봐! 아니 내가 틀린말했어?! 칭찬이야 칭찬! 형 그때 기억안나?!"


"기억 나! 기억 나니까 조용히 계산하고 나가자!"


"아니~ 세상 천지 어떤게임이! 뷰지로 불을 끄냐고~ 여러분! 뷰지로 불끄는 사람 보신적 있습니까?! 이 형이! 그걸 해냈어요! 우리 에일이형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당연스럽게도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이렇게 크게 뷰지뷰지 타령을 하는 남자에게 고정되었고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손님? 일행분이 많이 취하신거 같은데....."


"네! 네! 갈겁니다! 죄송합니다! 계산 바로 해주세요!"


결국 헐레벌떡 그날의 술값을 덮어쓴 페인트에일은 인사불성이 된 태시를 데리고 편의점 앞 파라솔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휴 이 미친새끼.....'


조용히 담배 한모금을 들이마시며 페인트에일은 술에 취해 뻗어버린 태시를 바라보았다

예전 태시가 처음 입사했을때 봤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그의 모습

초췌한 모습과 다크서클 가득한 눈. 그리고 오갈데 없는 울분을 담은 태시를 보며 페인트에일은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애가 원래 이러진 않았는데.....스마조는 지금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있는거야'


초창기 개국공신인 그는 라오의 크고 작은 굵직한 사태를 다 겪어본 사람이었고

그에게 스마트조이는 힘들때마다 서로 둥기둥기해가며 힘은 들지언정 재밌게 일했던 기억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조이를 떠날 당시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비록 지금은 떠난 사람이지만

아직도 미련이 많은 회사이기도 했다


'힘내라....형이 해줄수 있는 말이 없다. 곧 괜찮아 질꺼야'


페인트에일은 속으로 조용히 태시를 응원해주며 그를 주섬주섬 챙겨 택시에 실을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택시에 태시를 실으려는 순간

"메이는 뷰지로 불도 끄는 씹명기인데 아직도 아다네....불쌍해.....아빠가 없어서 그런가......."

라는 태시의 술취한 헛소리를 듣고 싸대기 한대와 불을 끄는 뷰지를 얼굴에 그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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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반응이 너무 좋았었고 아이샤 통한의 1비추 받았어서 뇌절로 한편 더 써봄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