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 호가 후회하는 걸 보고 싶다. -0- : https://arca.live/b/lastorigin/9026957?target=title&keyword=%ED%9B%84%ED%9A%8C%ED%95%98%EB%8A%94&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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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호가 후회하는 걸 보고 싶다. -2- :  https://arca.live/b/lastorigin/9087206?target=title&keyword=%ED%9B%84%ED%9A%8C%ED%95%98%EB%8A%94&p=1


오르카 호가 후회하는 걸 보고 싶다. -3- : https://arca.live/b/lastorigin/9180530?target=title&keyword=%ED%9B%84%ED%9A%8C%ED%95%98%EB%8A%94&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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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답게. 내가 모티브로 삼고 있는 말이었다. 군인이기에, 무엇보다도 스틸라인이라는 거대한 군부대를 이끌고 있는 지휘관이기에 나에게는 강한 사람이 필요했다. 단순히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사람, 그것이 내가 원하는 각하의 모습이었다


전 각하는 승리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철충과의 전쟁에서도 항상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그 덕분에 비록 우리가 패배하지는 않을지언정, 승리로 얻는 것도 적었다. 나는 그것이 항상 불만이었다


나에게는 너희가 너무 소중하니까내가 못마땅하게 불만을 토로하면 전 인간은 항상 머쓱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결단력이 없다고 여겨왔다


우유부단하게 행동한다면 가장 먼저 상처를 입는 것은 우리다.’


가장 인원이 많고 선봉에 서는 우리는 많은 상처를 입는 것이 당연했다. 어쩌면 죽음도 남들보다 가까이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했다


바로 그 상황에서 새롭게 발견된 인간은 우리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한줄기 단비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새로운 인간을 각하로 추대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간혹 이전 인간의 축출을 반대하는 인원들도 개중에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을 뭉개버리기로 했다. 다른 이에게도 이전 인간의 꾸물거림은 좋게 다가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전면적인 개편의 목소리를 높이는 새로운 각하의 모습을 보며 나는 드디어 우리 부하들의 안전을 보장받은 것 같아 일순간 안심했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단숨에 박살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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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꿨다. 각하께서 나오는 꿈이었다. 그는 나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쏘아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목을 거세게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고통에 괴로워했다


다 너 때문이야그렇게도 그 새끼를 물고 빨고 하더니그는 텅 빈 눈동자-어쩌면 눈동자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한-를 하고 있었다


그건, 그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각하가 너무 우유부단하셨기에전 저의 부대원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릴 방법을 찾은 것뿐입니다!”


나는 나의 의견을 피력 해보지만 그는 나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고 내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나는 꿈에서 깼다. 숨을 몰아쉬고 몇 번 기침도 했다. 미친 듯이 좌우를 살피며 이곳이 나 혼자 있는 개인 방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그 순간에서야 나는 겨우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그저부하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런 것뿐이야.”


나는 되뇌고 또 되뇌었다.


내가 비로소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악몽에서 깬 이후로부터 1시간이 지난 뒤였다. 땀으로 온몸이 젖었다. 꿉꿉한 냄새도 냄새였지만, 땀에 젖은 그 느낌이 마치 내가 겪은 것이 악몽이 아닌 현실에서 직접 일어난 것이라도 되는 양 기분이 나빴기에 아직도 조금 떨리는 다리를 질질 끌어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실의 바로 앞에서 나는 브라우니와 레프리콘 한 무리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나름 반갑게 인사하려는 찰나 브라우니가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레프리콘 분대장님. 이게잘한 검까?”라며 브라우니는 답지 않은 어두운 낯빛으로 물었다. 듣는 레프리콘도 이런 모습이 익숙한지 그저 짐짓 멈추며 들을 뿐이었다


과연 우리가 정말 잘한 짓을 하고 있는지모르겠슴다.” 브라우니는 후회의 낯빛이 역력했다. 레프리콘 또한 크게 부정을 하지는 않았다. 단지 우리는 하라는 대로 할 뿐이에요.”라는 짤막한 한 마디를 남길 뿐이었다. 그들은 그 말을 끝으로 샤워실로 들어갔으나 나는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기에 한참을 바보같이 서 있었다. 결국,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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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즐기지 않는다몸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앞으로 전투에 나쁘게 작용했으면 했지 좋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만 요즘 들어 술을 자주 마시는 것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울적한 감정들도, 기분 나쁠 정도로 소름 끼치는 악몽도 술을 마시면 조금은 잊혔다


술잔에 이름도 모를 술을 따랐다. 술은 꽤 독해 보였으나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술잔에 술을 단숨에 비우고 숨을 골랐다. 몇 번 반복하니 알딸딸한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또 여기서 술을 드시고 계신 겁니까.”


연거푸 마시던 나의 손에 있는 술잔을 누군가가 채갔다. 울렁이는 시선을 조금씩 옮겨보니 역시나,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조금 푸석푸석한 백발과 생기를 조금 잃은 푸른 눈동자가 보였다. 필사적으로 올려다보고 있는 그녀를 나는 쳐다보고만 있었다.


레드 후드.”


마리 대장님답지 않습니다. 괴로운 것은 알고 있으나, 술은 자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그녀의 손에 있는 술잔을 바라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일전까지 좋았던 기분이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술을 삼키는 것을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그녀에게 막혀 무위로 돌아갔다


분노가 끓어올랐다.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이 아래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것 같았다. 레드 후드와 몇 번 더 실랑이를 벌였다. 힘으로 이길 수 없는 것을 아는지 기어이 술병을 깨뜨리고야 마는 그녀였다.


반사적으로 손이 움직인 것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일어난 뒤였다. 그녀는 이미 나에게 맞아 고개가 돌아가 있었고 바에 있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도 나의 추태를 보고 쯧- 하며 혀를 찼다.


어설프게 사과할 틈도 없이 레드 후드는 등을 돌렸다


저는 그래도 대장님을 존경합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를 나는 더는 쳐다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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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다. 나는 늘 그렇듯 악몽에서 깨며 아침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어제의 기억 때문인지 이전보다 더 지독한 악몽이었다


조금 빨리 몸을 추스르고 일어났다. 평소 같았으면 아직도 몸을 떨고 있었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아직까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고 걸음을 옮겼다.


걸음이 다다른 곳에는 문이 있었다. 때때로 높은 소리가 새어나오는 이 문 위에는 작은 팻말로 수복실이라고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심호흡하고 가볍게 노크를 두어 번 했다.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문을 열었다.


안에는 치료를 받는 이들로 가득했다. 대부분은 장기 치료를 목적으로 들어온 이들이었다. 문에서 흘러나오던 소리가 문이 없어지자 더욱 과감하게 들려왔다. 대부분은 스틸라인의 부대원들이 내는 소리였다. 브라우니 하나가 두 팔이 묶인 자신을 보고 발작했다. 레프리콘 하나가 눈물을 흘리며 붕대로 꽉 묶은 팔을 긋는 시늉을 했다. 눈이 하나 없는 이프리트 하나가 모든 게 다 끝났다며 중얼거렸다. 한 노움이, 한 실키가, 피닉스가, 임펫이… 전부 한 곳에 엮여 아우성치며 울어댔다. 흡사 아귀도와 같은 모습에 절로 얼굴이 구겨져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눈빛 하나하나가 나를 사정없이 찌르는 것 같았다. 한 발짝 걸음을 뗄 때마다 발밑에서 그들이 나의 발을 붙잡았다. 나는 나의 발을 잡은 그들의 손을 무참히 짓이기며 앞으로 나갔다. 질퍽거리는 소리와 비명이 들렸다.


과연 이 소리는 환각일까, 짓이겨지고 있는 손들은 현실인 걸까, 어쩌면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브라우니 하나가 발작을 일으키며 혀를 깨물지 않았으면 나는 이것이 허울 좋은 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손을 쓸 새도 없이 브라우니는 축 늘어졌다. 그리고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옆에 있는 자들이 다들 제정신이 아니거나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다행이었다.


나는 다 감기지 못한 브라우니의 눈꺼풀을 마저 내려주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온 곳은 더 없는 지옥임을 나는 다시금 이해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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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각하가 전투에서 상처를 입힌 스틸라인의 수보다 새로운 인간이 사령관이 된 수 죽은 스틸라인의 수가 많다는 것은 비루하고 우스운 사실이었다


나는 그것을 몰랐어! 알았다면… 그가 그런 성격인 줄 알았다면 그러지도 않았어!”


어두운 분위기 속 나의 말이 정적을 깨고 울렸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나는나는!”


발악하고 외치고 소리쳤다.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나는잘못하지 않았어.”


소리는 줄어들다 멎는다. 나는 잠에서 깼다. 아직은 동이 트기 전이었다. 보이지 않는 깜깜함이 마치 꿈과 닮아서 나는 그만 무서워지고 말았다. 서둘러 나는 불을 켜고 몸을 오므려 벌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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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서 들리는 비명소리가 나를 침묵시켰다. 아니, 비명이 아니라 발악이었다. 발악하는 그녀는 서슬 퍼런 칼날에 몇 번이고 베이면서도 우리를 향해 표독스런 저주를 퍼부었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욕을 하던 그녀는 마침내 기력이 다해 쓰러지는 그 순간에서야 입을 닫았다. 몸 구석구석에서 나온 피가 그녀의 은발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을 나는 그저 보고만 있었다


장례식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다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았던 브라우니도, 레프리콘도, 심지어는 나조차도 그랬다. 그렇게 나는 장례식을 끝냈다


서둘러 돌아와서 나는 술을 찾았다. 독한 술이 필요했다. 어서 이 미칠 것 같은 기분을 없애주기를 바랐다. 나는 술을 삼키고 또 삼켰다. 그렇지만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술의 울렁거림과 함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나는 술을 삼키고, 삼키고, 삼키고, 계속 삼켰다


그만 마십시오. 마리 대장님.”


일렁이는 정신에 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소리는 귀에 들어와 머리를 마구 때리는 것 같았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프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더욱 일렁이고 목소리의 형체도 같이 흔들렸다


이제그만


목소리는 이제 일렁이다 못해 뚝뚝 끊긴다. 뭐라고뭐라고? 집중해도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 ?”


모습이 바뀌고 소리가 바뀐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고 얼굴이 사라진다. 목소리가 끊기더니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다


이 모습은 나의 착각일까, 단지 내가 만든 허상일 뿐일까. 지금의 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분명 내가 보아야 할 모습은 레드 후드일 텐데. 분명히 그래야만 하는데.


마리. 적당히 마셔.”


왜 지금 나는 전 각하를 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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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마리.”


휘청거리며 일어섰다. 온 세상이 핑핑 도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그의 모습은 또렷이 그 형체를 유지했다.

 

차갑게 식은 몸이 아니었다. 살아서 움직이고 나를 불러주는 그 목소리였다


각하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큰 소리로 외쳤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앞으로 꼬꾸라졌지만 나는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그에게 사과했다.


각하 정말 죄송합니다. 각하의 말을 무능력한 제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저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습니다!”


각하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나는 그저 각하가 나를 용서하기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저는 저희 부대원들을 지키려 전력을 기울였을 뿐입니다. 한 명이라도! 덜 다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각하도 이해하시죠? 그렇죠?” 나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마리.”


부드러운 촉감이 나의 머리에 닿았다. 나는 그저 그 손길을


그럴 줄 알았는데, 비겁하구나?”


순간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마치 악마와 같은 모습으로 웃고 있던 각하가 있었다


, 쌍년아.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게


마치 너는 잘못이 하나도 없는 피해자인척하는데, 그거 역겨우니까 작작해.”


각하는 온 데 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소리가 바뀌고 다시 모습이 드러났다


저는 사실 전 사령관님이 좋았지 말임다. 그런데 마리 대장님께서 사령관님을 바꾸고 난 뒤에는 좆같지 말임다.”


브라우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나는 그녀의 눈 하나가 사라져 있음을 보았다. 말문이 막혔다.


이게 다 마리 대장님께서 그런 결정을 하지만 않으셨으면 될 문제였는데, 왜 그런 짓을 한 것입니까?”


이번에는 팔다리가 없는 레프리콘이.


난 씨발 철충한테 얼굴 병신 된 게 아니라 새 사령관한테 뽑힌 거라니까? 이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뭐 잘못 먹은 거 아냐?”


다음은 목이 없는 이프리트가.


다음은 임펫이.


다음은 실키.


다음은.


다음.


.


그만! 그만!”


머리를 붙잡고 소리쳤다. 주위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소름이 끼친다


, 마리. 제대로 말해줄게.”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아도 소리는 들려왔다. 그의 한마디는 그 어떤 칼보다 날카롭게, 그 어떤 것보다 차갑게 나의 가슴을 비집고 들어왔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내가 죽었고, 너 때문에 애꿎은 부하들이 죽은 거야.”


너 때문이야. 이년아


아니야아니야!”


나는 각하를 잡았다. 각하는 그 모습을 마치 즐기는 것처럼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넌 각하가 아니야!” 나는 각하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각하의 모습은 일그러지고 어그러졌지만, 그의 목소리만은 더욱 또렷하게 들려왔다.


이제는 부정까지 하다니 정말로 미친년이 틀림없네. ”


넌 또 나를 죽이려 드는구나?”


나 버리니까 좋든?”


살인자 새끼.”


버러지.”


아니야!”


그의 얼굴이 형체도 남지 않을 만큼 때렸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나를 뜯어말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숙여 각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각하가 아닌 곤죽이 되어 숨을 겨우 몰아쉬고 있는 레드 후드였다


손에는 붉은 피가 묻어있었다. 틀림없는 피였다. 이건 현실이 아니야. 꿈일 거야. 그래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게 틀림없어. 내가 부대원들을 때릴 리가


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 기분 나쁜 꿈이었다. 어서 빨리 깨고 싶었다. 어서 이 광경을 보기도 싫고 각하가 죽었다는 비참한 꿈도 꾸기 싫었다


나는 피가 뭍은 손은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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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는 스캐닝 결과가 나와 있는 기기의 스크롤을 내렸다. 둘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C-77 레드 후드 언니는 회생 불가. 그리고 마리 언니는


눈을 직접 뽑았어요. 영구적인 손상이 불가피해요.”


닥터는 한숨을 쉬었다. 옆에 있는 다프네 또한 어두운 낯빛으로 말을 이었다.


페어리 쪽은 어때? 언니.”



닥터의 물음에 다프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그것이 결코 좋은 의미의 침묵이 아님을 닥터는 이해할 수 있었다


호라이즌도 최악이고, 라비아타 언니도 그렇고. 메이 언니는


닥터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았다. 다프네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일단 기억부터 지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무리야. 감정 모듈과 정신 모듈에서 이미 백업이 일어나 버렸어. 기억 모듈 자체를 지워버리고 새로 넣는다고 해도. 이전과 달라질 게 없을 거야.”


그럼



닥터는 침묵을 유지했다. 그 침묵이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그저 자포자기하는 것인지 다프네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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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려서 미안하다. 그래도 써 왔으니까 좀 봐주라. 오타나 내용 이상한 거 있으면 알려줘 바로 수정할게. 

이상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