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으로 쓴 야설임






"...그래서 있죠?! 여기 연출이 중요한데 모모가 화염 마녀에게 집중하느라 뒤로 다가오는 골타리온의 빔 공격을 눈치 못 채고 있어서..."

"응, 응. 보고 있어."


나는 3초 앞을 실시간으로 스포일러하며 재잘대는 흐레스벨그의 목소리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둘 사이에 놓인 팝콘을 한 조각 씹었다. 이것도 꽤나 색다른 체험이었다. 아마 블라인드 프린세스 같은 시각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영화를 볼 때 화면해설하는 역할을 맡기면 엄청 잘 할것 같았다. 설명해주는 시점을 한 5초만 더 뒤로 미룬다면.


"...이게 3화 전에 나온 장면이랑 똑같잖아요?! 그때는 백토가 모모 쪽을 신경도 쓰지 않느라 골타리온의 기습이 그대로 들어갔단 말이죠. 근데 여기서 똑같은 구도가 재현되는데..."


챙!


"앗... 백토?!"

"... 흥, 뒤통수에는 눈이 없는가 보군." "'뒤통수에는 눈이 없는가 보군!' 하면서 딱 막아주죠?! 백토가 워낙 초기 멤버이다 보니까 시리즈가 거듭할 수록 모모와의 깊은 우애와 합이 강조되는데, 원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단 말이죠! 특유의 엄격한 성격 때문에 초기 작품에서는 모모를 믿지 못하고 겉돌다가, 나중에서야 인정을 하고 힘을 빌려주게 되는데... 딱 여기가 그런 전형적인 부분이죠!"


대사까지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화면과 맞춘 것처럼 따라붙었다. 속사포처럼 덕력을 방출하고 있는 흐레스벨그는 이미 이 장면을 수도 없이 돌려보았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둘만을 위해 상영관을 빌렸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이미 수 번씩 의자 뒤쪽이 걷어차였을 지도...


끝도 없이 쏟아지던 말은 엔딩곡이 나오자 잠시 멈췄다. 나는 빨대 두 개가 꽂힌 콜라를 들어 한모금 빨며 목을 축였다. 얘는 쉴 새 없이 떠들었으면서 목 안 마르나? 곁눈질로 살피니, 엔딩의 멜로디를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못 박힌 것처럼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평소의 딱딱하고 여유 없는 태도와 다르게, 한껏 풀려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는 그 모습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즐거웠다.


내 흐뭇한 시선에 옆얼굴이 따가웠는지, 흐레스벨그가 머쓱해하며 내 쪽을 쳐다봤다. 소파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2인용 커플석이라, 서로 고개만 돌리면 코끝이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뭐... 뭔가요?"

"아니, 보기 좋고 귀여워서."

"저, 정말... 저 말고 모모 시리즈에 집중하시라고요!"

"아니, 뭐... 그래도 다 따라가고 있는데."


내 팔을 밴 채로 허벅지에 반쯤 자기 다리를 올려놓고 있으면서, 자각도 없이 천연덕스럽게 그런 말을 하다니... 끊임없이 귓전을 때려대는 스포와, 몸을 움직일 때마다 피어오르는 달콤한 향기와, 이따금씩 와닿는 부드러운 두 덩어리까지. 옆에 붙어서 청각, 후각, 촉각까지 교란해대고 있는데 오감으로 감상해야 할 영상에 집중할 재간이 있을 리가. 내가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의 10할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참으로 뻔뻔했다.


화악, 하고 뜨거워진 안색을 숨기려 흐레스벨그는 거칠게 나초 칩을 와삭, 하고 씹으며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


그리고, 반절 베어 문 칩이 가슴팍으로 떨어졌다. 나는 흐레스벨그를 따라 다시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네, 네!  앞으로 태어날 어, 어린이 여러분의 건전한 성교육을 위해 저, 매지컬 모모와!"

"백, 백토가..."

"매, 매직 젠틀맨과 함께 남녀의 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어... 시발 저건...


뜻밖의 사태에 둘의 몸이 동시에 굳었다. 그런 우리 둘은 아랑곳않고, 모모와 백토는 어느새 전투에서도 보여주었던 그 훌륭한 팀워크를 침대 위에서도 보여주고 있었다. 멸망 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둘은 여전히 손발이 착착 맞는 최강의 콤비였다. 다른 모델이긴 하지만.


근데, 지금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 성실한 흐레스벨그가 이런 수작을 부리다니...


"흐레스벨그야, 날 속인거니?"

"아아, 아닙니다! 이건..."

"믿었는데... 그냥 같이 별다른 의미 없이 순수하게 매지컬 모모 보자고 해서 믿었는데..."

"아아아, 아니! 진짜로요! 바, 반입한 영상에 저게 섞여 있을 줄은...!"

"심지어 다른 것도 아니고 모모 물이라니... 팬질을 그런 쪽으로도 하고 있었단 말야? 모모가 이걸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그그, 그냥 궁금해서 사본 거라구요! 하, 한 번도 본 적은 없고..."


불에 댄 것처럼 왁자지껄하게 변명을 읊어대는 흐레스벨그를 보니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뭐, 골려주는 건 여기까지 하도록 할까. 나는 흐레스벨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속삭였다.


"뭐... 이건 네 탓이니까?"

"..."


우리가 실랑이를 벌이는 새에 화면 속의 셋은 서로의 몸에 얽혀 몰두하고 있었고, 그 낯부끄러운 음란물에 내 허벅지 안쪽을 따라 불거진 물건도 묵직해져 있었다. 자기 다리를 올려놓고 있으니, 흐레스벨그도 느끼고 있겠지. 흐레스벨그가 슬쩍 머리를 숙이며 앞머리가 내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 저는..."

"어차피 할 거였잖아. 아니야?"

"그, 그렇지만... 그건 감상과는 별개로 끝나고 나서 권유하려고 했는데..."

"했는데?"


옅은 한숨이 내 가슴팍에 와 닿았다. 다시금 추켜올린 흐레스벨그의 입술 끝이 반들반들하게 빛나고, 열을 실은 눈망울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주저하던 흐레스벨그는 마지못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그 와중에도 점점 얼굴은 가까워지고 있어서, 이젠 숫제 서로의 입술에 대고 말하는 꼴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매지컬 모모 시리즈를 그런 식으로 이용하고 싶진 않아서요..."

"근데 결국 이렇게 됐네."

"...할 말이 없습니... 므읍...!"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더 참고 있기 힘들었으니까. 흐레스벨그도 미온적이던 태도를 버리고 내 뒷목을 감싸안으며 화답했다. 어깨 너머로 펼쳐진 스크린에서도 모모와 내가 혀를 얽고 있었다.


"으음, 하읍... 쯉."

"허웁, 흠..."


서로의 코를 빗겨내며 혀를 씨름하듯 감는다. 섞인 침을 따라 민트 향이 피어올랐다. 입술을 꼬집듯 물어오는 흐레스벨그의 도톰한 아랫입술이 느껴졌다. 흐레스벨그는 두툼한 허벅지를 밀어붙이며 두둑한 내 아랫도리를 바지통 너머로 쓰다듬었다. 흐레스벨그가 불어넣은 한숨을 머금으며, 나는 잘록한 허리를 팔로 휘감아 끌어당기며 혓몸을 빨았다. 한 소끔 서로 숨을 쉬기 위해 거리를 벌렸고, 곧이어서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혀를 내밀며 다시 부대꼈다. 헤벌린 입으로 마주친 혀끝이 마치 펜싱을 하는 것처럼 서로 미끌리고 밀어붙이며 찔러댔다.


키스는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져 정신이 몽롱해질 때까지 계속됐다. 입가를 충분히 서로의 타액으로 더럽혀 놓고 나서야 간신히 만족한 우리는, 아쉬움이 남은 기색으로 마주 대었던 얼굴을 떼어 놓았다. 


"...파하."

"후우우..."


그렇게 서로의 호흡을 가다듬고 있자니, 뒤편에선 어느새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어, 어린이 여러분... 이, 이게 남성기의 모습이에요... 아까 설명했던 대로, 이렇게에... 여성기에... 으흑! 넣, 으면..."


"...우리도 페이스 맞춰야겠네."

"...으으, 정말... 끄고 하면 안 될까요?"

"왜, 분위기 좋은데? 지금 여기서 저거 끄고 다시 와서 하겠다는 무드 없는 짓은 안 하겠지?"

"..."


반쯤 자포자기한 흐레스벨그는 내 몸에 올라탔다. 기분 좋은 무게감이 하반신에 쏠리고, 흐레스벨그의 머리카락이 치렁치렁하게 늘어졌다. 나는 손으로 흐드러진 머리칼을 한데 모아 뒷목에 고정시켜 주었다.


지이익-


내가 흐레스벨그의 머리를 정리해 주는 동안, 흐레스벨그는 내 아랫쪽의 밑준비를 하고 있었다. 답답하게 갇힌 내 아랫도리를 풀어주고, 비행용 레오타드 식 수트와 고간 가리개를 옆으로 비켜 놓아 국부를 드러내었다.


"...언제 봐도 감탄스러운 디자인이야."

"크흣, 워, 원래 긴급 시에 배뇨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거라구요..."

"이럴 때도 유용하네."


주륵.


이미 흐레스벨그의 하얀 보짓두덩은 애액이 흘러내릴 정도로 젖어 있었다. 통통한 불두덩이 스크린의 빛을 반사하며 반들반들하게 빛났다.


쥬꾹.


"으흑..."


이미 앞서나가버린 화면 속 매지컬 모모의 진도를 따라잡으려는 듯이, 흐레스벨그는 허리를 내려 내 귀두 위에 음부를 맞추었다. 혹은 왜 이렇게 젖었냐며 또 추궁하려는 나를 입다물게 하기 위함일지도 몰랐다.


쿠쥬죽.


"윽..."


어느 쪽이건, 꽤나 효과적이었다.


"하아악..."


흐레스벨그는 뱃심을 넣으려는 듯이 호흡을 억누르며 천천히 골반을 하강시켰다. 흥건한 질구가 좆끝부터 달라붙어오며 기둥을 타고 설설 기듯 내려왔다.


뿌고고곡...


"끄으응..."


낮게 내리깐 신음과 함께 비틀리는 눈썹. 지그시 감은 눈이 조금씩 떨렸고, 이내 넓적하고 토실한 엉덩이가 내 골반뼈 위로 푹신하게 내려앉았다.


"윽..."


꾸욱꾸욱 물어오며 자지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오는 보짓살. 삽입에 잠시 벅차오른 흐레스벨그가 온전히 내 몸에 무게를 맡기느라 거대한 가슴이 꾸욱 짓눌렸다. 머리를 추어올린 내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가며 아랫배와 회음부가 실룩이고, 흐레스벨그의 안에서 내 물건이 간헐적으로 꿈틀댈 때마다 질육이 푸들거리며 파고들어왔다.


평소의 단정한 차림새와 스위치가 들어가면 가끔씩 깨는 면모에 가려져서 간과하고 있었지만, 흐레스벨그도 꽤나 폭탄 같은 볼륨을 지니고 있었다. 보드랍고 풍만한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으며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자, 손가락 사이로 비어져 나온 살들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한동안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고 삽입의 여파를 삭여내길 수십 초. 점점 호흡이 진정되고 떨림이 잦아들자, 나는 흐레스벨그의 귀에 속삭였다.


"흐레스벨그... 자세 바꾸게 돌아 앉아볼래?"

"...네헤? 윽, 그건..."


흐레스벨그의 꺼리는 듯한 태도에 나는 다시 재촉했고, 머뭇거리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흐레스벨그가 망설이는 이유는 그 앞에 있었다. 그야, 거기에는 한창...


"하앙! 하앙! 조, 좋아요, 사령관니임..."


흐레스벨그와 같은 자세로 나한테 박히면서 헐떡이는 모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악취미시네요."

"말해두지만, 멍석 다 깔아놓은 건 흐레스벨그라고?"

"그런... 읏!"


항변하려는 흐레스벨그의 말은 유방을 감싸 쥔 내 손에 가로막혔다. 발딱 솟아오른 단단한 유두를 엄지와 중지로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두고, 비어 있는 검지로 비벼댄다. 스스슷, 스스슷. 살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아랫쪽이 두어 번 조여들었다.


"하읏! 젖꼭지... 그, 그렇게 돌리시면... 금방 가버려요... 가, 가르쳐야 하는데엣...!"

"흐읏...! 흐으응!"

"어때, 보이지? 모모는 이렇게 해 주는 거 좋아하더라."


흐레스벨그는 손가락을 물며 어떻게든 신음을 억눌렀다. 선망하는 대상이 스크린 너머에서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희롱당하면서 허덕대고 있었다. 여기서 느껴버리면 순수한 팬심이 어떤 형태로든 뒤틀릴 것 같다는 공포심이 엄습해왔다. 어린아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자신에게 있어서도 큰 의미가 되었던 모모가 그저 성욕을 부추기는 저속한 매체로 전락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다.


꾸우우욱.


"끄흐응...! 끄으으읏...!"

"우왓, 엄청 조인다... 반응이 꽤 좋은데... 흥분했어, 흐레스벨그?"

"하읏! 거기, 좋아요 젠틀맨! 더, 하읍... 더 세게 박아주세요오...!"


하지만, 그런 배덕감이야말로 흥분의 훌륭한 연료였다. 참으려 애써도 악문 이 사이로 천박한 교성이 새어나왔다. 어느 위기가 와도 굴하지 않던 순수한 사랑의 상징인 매지컬 모모가, 불뚝하게 발기한 자지 위에 쭈그려 앉아 기뻐하고 있었다.


"...움직일게?"

"헤?"


뿌컥!


"아, 하악...!"


가볍게 밀어 쳐올리는 허릿짓. 묵직한 질량감과 함께 보기 좋게 푸짐한 엉덩이가 출렁였고, 흐레스벨그의 턱이 치켜 올라가며 온몸이 전기를 맞은 것처럼 부들거렸다. 양 옆으로 뻗은 발끝이 곱아들며 질내는 더더욱 움츠러들었다.


뿍쨕! 뿌지익!


"아, 아칵...! 흐응!"

"아아, 사령관님...! 이거! 안 돼요오...! 모모, 금방 가버려욧...!"


팡! 파앙!


젖꼭지를 자극하는 반대쪽 손이 비어 있어, 흐레스벨그의 발긋하게 솟아오른 클리토리스로 향했다. 모모는 작달막한 몸에 맞지 않게 의외로 격렬한 애무를 좋아했다. 화면 너머의 모모처럼, 그녀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자비 없이 긁어준다. 손끝을 따라 앙증맞게 반발하는 돌기를, 짓누르고 치대고 못살게 군다.


"...옥! 호으윽...!"

"우와,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어 봤어."

"하윽, 뭔가 와요... 와요옷...! 사령관님, 가앗, 모모, 모모, 으호읏...!"


모모의 고개가 꺾여 올라가며 내 팔을 붙잡고 손톱을 세웠다. 흐레스벨그의 손가락도 내 팔뚝을 파고들며 떼어내려 애썼다. 피샷! 푸슈웃! 질육이 오그라들며 허벅지 사이로 터져나온 씹물이 시트 위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래도 멈춰주지 않는다. 심상찮게 뒤틀리며 움칫거리는 안쪽이 절정이 가깝다는 것을 알렸다.


찔꺽찔꺽찔꺽찔꺽!


"오호옥, 그으윽! 끄윽!!!"

"가앗, 가흐으으으으윽....!"


둘의 교성이 겹쳐지며, 흐레스벨그의 둔근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꼬오오오옥! 한껏 오므라든 질내가 콩콩거리며 자지를 자극했고, 나도 참지 못하고 안에 싸버리기 시작했다. 두쿵! 두쿵! CPR을 받는 환자처럼 흐레스벨그와 내 몸이 한 덩어리로 박동쳤고, 그럴 때마다 울컥거리며 터져나오는 사랑의 즙이 내 불알을 타고 흘러내렸다. 


두쿵! 두쿵!


"힛, 히흑."

"흐읏! 끄호윽!"


절정의 여파에 버르적거리는 흐레스벨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안고 더더욱 깊은 곳으로 허리를 쳐박는다. 그리고, 애틋하게 뭉클거리는 안쪽에 더 깊숙하게 자지를 비비적댄다. 꿀럭, 꿀럭. 남김 없이 안쪽에 털어넣었다. 마조 끼가 있는 모모는, 엑스터시에 다다르는 순간만큼은 자기 상태가 어떻게 되건 끝까지 힘을 풀어주지 않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오히려 걱정되어 조금 느슨하게 하면 필로 토크 때 타박하곤 했다. 자기의 작달막한 몸이 큼직큼직한 남체에 깔리는 게 견딜 수 없이 좋다고 했던가?


"호오, 허어, 커흐윽..."

"하아, 하으, 헤에..."


칠판을 긁는 듯한 거친 호흡. 강렬하게 몰아치던 조임도 조금씩 이완되고, 꾸물거리며 핥아오는 잔잔한 움직임으로 가라앉아 갔다. 나는 여전히 하늘 언저리로 향한 흐레스벨그의 얼굴에 보지를 비벼대느라 끈적한 손을 가져갔다.


"...하음, 츄릅, 쪼오옵..."


집게손가락으로 흐레스벨그의 뜨겁고 말랑말랑한 혀가 느껴지고, 곧이어 입술이 감싸왔다. 검지와 중지를 동시에 흡입하며 쪽쪽 빨아들이는 느낌. 나는 흐레스벨그의 혀를 두 손가락으로 붙잡아 끼웠다.


"헤에, 헤에..."


그리고, 헐떡이는 흐레스벨그의 얼굴을 내려 다시 화면을 보게 했다.


"청소... 해드릴게요..."


거기에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오물들로 덮인 내 남근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모의 모습이 있었다.


"..."


찔뻑.


말이 필요 없었다. 마치 거울로 비춘 것처럼 음부에서 내 육봉을 뽑아낸 흐레스벨그는, 뻑뻑한 거품으로 덧칠해진 내 귀두를 향해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천천히 조아렸다.


"구폽, 쥬우웁..."

"하아, 잘 하네..."

"흐움, 쥬뽑..."


쾌감을 주기 위해 혀를 놀린다기보단, 말 그대로 더러움을 닦아내는 것에 치중한 펠라. 하지만 자극을 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오래지 않아 강직도 깨끗함도 처음과 똑같은 자지가 음탕한 입술 사이에서 풀려났다.


퐁.


"...베에~"

"...헤에에~"


가르쳐주지 않아도, 흐레스벨그는 자기 입으로 씻어낸 정액 섞인 애액을 내게 혀를 한껏 내밀어 보여주었다. 화면 뒤의 모모처럼.


"...읍, 꿀꺽."

"...꼴깍."


그리고, 침을 모아 동시에 삼켰다.


"푸하아~"

"헤~ 아하하, 깨끗하게... 했어요..."


다시 탱천하게 발기한 내 기둥을, 고이 쥐어잡았다.


""상... 주실거죠?""


이젠 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를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