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ㅎㅇㅎㅇ

요새 기분좋은 업계포상 존나 많이 받아서 비틱하러 옴 ㅋㅋ

난 보수적인 가족과 동거중인 사유, 그리고 경제적인 사정상 홀몬을 꽂을 형편은 안 되어서 아직 의료적 트랜지션은 하지 않은 놈임

가족들이 보수적이다 보니 디나이얼을 한 기간도 길었고, 개인사의 문제로 인해서 정체화 자체를 보통 지정녀 성장이 거의 끝났다 봐야 할 시기인 고2때 하게 되었음


내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여폼 자체가 여상이 심한 쪽으로 괜찮은 편이기도 했고, 괜찮은 외모가 이런 나에겐 사회적인 디포를 일으키는 등 독으로 작용했던 적이 많아서 내 얼굴이 너무 싫었었음 

게다가 그 당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서 키도 159였고 뼈대도 얇았는데 가슴이랑 엉덩이만 컸던편이라 존나게 하드모드였음ㅋㅋ 이딴 몸 줄 거면 시스녀한테 주지 ㅅㅂ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운이 조지게 좋았음. 그 정체화 시기가 딱 코로나 시기였고, 외가 쪽에 늦게까지 성장하는 유전자가 있었으며 친가에는 통뼈 유전자가 있었음 ㅋㅋㅋㅋ 집에서 밥 잘 먹고 닥치고 운동 조졌더니 골격이든 키든 야금야금 커져서 지금은 170 좀 안될 만큼 키도 컸고, 코로나 시기 때 살도 같이 찌긴 했는데 성인 되고 다이어트를 빡세게 하고나니 둥글둥글하던 얼굴형이 변하면서 점차 남상이 조금이나마 보이는 중성적인 얼굴이 되어감. 손은 지금 성인인데도 더 커지는 중이라서 시스남 중에서도 나보다 손 작은 놈 꽤 많음ㅋㅋ 가슴은 그냥 바인더로 그냥저냥 가리긴 하는데, 다행히 살 빼고 나서 대폭 줄어들어서 좋음


서론이 존나 길었는데, 하튼 진짜 비틱 좀 하자면

이제는 여장실에서 그냥 흠칫하는 정도가 아니라, 여기 여자화장실이라고 말해줌 ㅋㅋ 어제는 젊은 여자분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셔서 조지게 기분 좋았다. 원래 20-30대 젊은 여자한테 패싱되기 쉽지않은데

그리고 오늘은 만원 버스에서 미리 내리려는데, 어떤 애기가 혼잡한 틈을 비집고 내가 앉았던 자리로 들어가려 하니 애엄마가 애보고 오빠 내리고 타자~ 하고 말함ㅋㅋㅋㅋ 내 옆에 앉았던 사람은 여성분이라 빼박 나한테 한 얘기가 맞았음ㅋㅋㅋㅋ

그거 아니어도 요즘엔 처음 본 사람들이 당연히 좀 곱상하게 생긴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목소리를 듣고 놀랐다, 뇌정지가 왔다 같은 후기를 남겨줘서 매우 기쁨 ㅋㅋㅋㅋ


그동안 떡잎들 보면서 부러워하고, 난 왜 이딴 몸으로 태어나고 보수적인 가족에게서 태어나고 이런 생각으로 매일매일 힘들어했었는데, 역시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비록 목소리 패싱은 안 돼서 아가리 열면 바로 풀리는 처지지만, 그래도 보이는 모습만이라도 패싱이 된다는 거 자체가 감사하다

사실 여폼시절 사진이랑 현재 사진이랑 같이 올려야 ㄹㅇ 노홀로 이걸 어케했냐 소리 바로 나오는데 실사 올려도 되는진 모르겠네

여상 심했을 때는 여폼이 훨씬 나았다고 하면서 가족들이 머리도 맘대로 못 자르게 하고 좆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보고 잘생겼다고도 해준다 ㅋㅋㅋㅋㅋ 집안에 아픈 가족 구성원이 있고 그 가족 구성원이 가족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편이라서 심한 충격을 받을까봐 아직 공식적으로 커밍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잘생겼다고 해주고 뭐라 안하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ㅋㅋ


아무튼 행복에 겨워 두서없이 쓴 존나 긴 글이지만 노력해서 아예 안 되는 건 없음. 운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어쩌면 내가 그만큼 간절히 바라고 노력을 했기에 그러한 운이 주어졌고, 그 결과 지금 이렇게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다닐 수 있게 된 거라 생각함. 물론 나와 반대급부라면 대체로 난이도가 더 높고 노력만으로 해내기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바꿀 수 있는 것부터는 노력해보는 걸 추천함. 살이 너무 쪘다면 살을 빼보고, 퍼스널컬러를 알아보러 가거나 걸커 안 될 만한 약간의 화장을 배워 보고, 패싱이 안 될 요소가 있다면 최대한 숨겨보고 이런 거 있잖음. 물론 의료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면 받는게 베스트지만, 그럴 상황이 안 된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데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님들도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을거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