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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우울증 좀 씨게 조진 후부터 감정이 무미건조해지고 정작 올라올때는 갑자기 확 올라오고 그런다 자꾸. 무감정해지고 맘 상하면 심하게 상하고 그래.


그게 특히 이번 주말에 보자는 형이 있어서 만나고 텔 갔거든 말야. 먹고 마시고 영화보고 떠들고 재밌는 형이었는데 얼굴도 몸도 괜찮고 내 맘엔 듦 일단 키가 존나 커서 그렇기도 하고 친절하고 (입을 좀 못 쓰긴 하지만 그건 뭐 이빨만 잘 다루면 되니까 그렇다고 하고) 특히 내가 그날 체해서 저녁에 토하고 그랬는데 편의점가서 소화제도 사주고 좋은 사람임.


그래서 되게 나쁘지 않았거든 내가 생각해봐도? 근데 막 사랑해 해주라 하면서도 내가 그냥 답으로 예의상 사랑해 해주는거 말고는 좋단 말도 안해봤고 아무 그 감정의 변화가 없음. 배 아픈거 낫고도 그랬음. 그냥 아무 감정 없이 사랑해 해주고 몸 나누고 해도 감정이 안변함. 좋든 싫든 사람이 앞에 있다 누군가랑 몸을 나눈다 그런 감각도 없음. 그냥 국밥집가서 나갈때 단 사탕 하나 입가심 용으로 무는것 마냥 아무 감정도 없음.


근데 이게 존나 정상인가 생각이 듬. 꼴리기도 하는데 정작 할때는 서지도 못해서 힘들고 그랬거든. 결국 난 싸지도 못하고 형만 싸고 콘돔 버릴때도 아무 감정 없음. 난 정작 책 가져가서 책이나 대화하면서 책이나 봄. (죄와 벌임) 그렇게 다음날도 데이트라고 밥먹고 룸카페가고 그랬는데 전우치 꼴린다 그런건 생각해도(넷플렉스로 전우치 봄) 사랑도 그렇고 싫은 감정도 안들고 미운정 고운정 없음. 사람을 사람만치 안 대하는것 같음. 그게 너무 이상함.


결국 피곤하다하고 일찍 왔는데 나 또 데려다 줌. (버스정류장 까지) 그래서 참 좋은데 고마운데 난 뭔가 해준것도 없고 맘에도 없는 만남 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적적하네. 집 와서 술 진짜 조금이랑 담배 조금 하고 혼자 앉아 있는데 그마저도 이게 우울한건지 뭔지 모르겠다.


저번에 형도 그렇고 이번에 누나도 하나 연락하는 사람마다 사람 대접 못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울적하다 진짜 딴 사람 한테는 피해 안주고 살려 했는데 너무 그러지도 못한것 같고 힘들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