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당근님이 이 영화 보고 우셨다고 하고, 에 뭐시기 영화 상도 받았다고 했는데 내가 감수성이 부족한 건지 울 정도도아니었고 상 받을 퀄리티도 아니라고 느껴졌다.
-연기
굿. 시고니 위버 배우님 연기 너무 절절하고 인상 깊었음..ㅠㅠ
-내용 : 딱 영화 <82년생 김지영> 수준. 절대 나쁘다는 게 아님. 못 본 분들을 위해 주관적인 서술을 하자면 쏘쏘.
관심법으로 궤뚫어보자면 초반부는 바비가 게이로서 받았을 고통을 주축으로 자살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초반부는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게이가 느끼는 고통은 여친 헤어지고 게이 바 몰래 가서 물꼬빨고 하다가 바람맞아서 자살하는 게 아니다.
나타내려면 일상 속에서의 차별을 더 두드러지게, 사회적 시선 속에서 얼마나 억눌려 있는지를 더 답답하게 묘사했어야지,
그 고통을 겨우 아스피린 자살시도와 다리에서의 자살로 간략화하려고 했다면 누락해도 단단히 잘못 누락한 것이다.
누가 보면 그 경솔한 짓 못해서 죽어버리는 나약하고 문란한 게 게이인 줄 알겠다.
오죽하면 게이인 나도 완강한 어머니의 태도에 공감하고 바비를 비난했으랴...
물론 철저한 모성애 연기도 한 몫을 하긴했지만 말이다.
전반부를 이 정도 신나게 깠으면 퀄리티가 어느 정도인지 알겠지?
초반부는 그렇다 쳐 잊고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후반부는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다.
어머니 역을 맡은 시고니의 열연이 하드캐리했고, 조금 빠른 전개긴 했지만 탈룰라는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보수파 교회의 한심한 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게 바로 바비의 장례식 장면이었다. 이건 박수 쳐 주고 싶다.
이 영화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고, 청소년 퀴어에게도 추천하고 싶진 않다.
자칫 자살만이 부모를 변하게 한다는 극단적인 논리로 잘못 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이로서 커밍아웃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모님이 호모포비아더라도 분명한 것은 우리를 진심으로 사랑하신다.
만약 보려 한다면 절대 바비는 모범 사례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