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스포주의)어느 평화로운(?) 언덕 이야기

1화 링크: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4067484

2화 링크: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4088868


<지난 줄거리>

매번 츠바이 협회 시험에서 떨어지는 돈키호테를 돕기 위해 자진해서 모인 워더링하이츠 식구들.


"자진?"


...아무튼 그렇게 모인 워더링하이츠 식구들, 그러나 돈키호테의 유별난 정의감으로 인해 그들의 코칭은 벌써부터 난항을 겪게 되는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따흐읅!!"




"아프잖쏘오오!! 왜 때리는 것이오--!"



"야 이 새끼야, 아까 내가 한 말 흘려들었냐? 네가 그렇게 한 눈 팔다가 의뢰인은 위험할 때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니까!?"



"하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을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소! 그리고 경호원은 해어튼군도 있지 않은가?"



"경호를 내가 다할거면 츠바이에서 누나를 뭐하러 뽑아?"







"저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도 있으니 괜찮을거라는 논지 자체가 틀려먹었어! 츠바이 협회에서 굳이 뭐하러 최소 2인 1조의 경호를 붙인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야 멋있잖소!"







"흐엥..."



"틀렸어 인마! 상식적으로 협회의 경호를 받는 의뢰라 가정한다면 그 일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이고, 당연히 습격자가 정정당당히 1 대 1로 튀어나올 확률도 희박하다는 것도 상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사시를 대비해 팀워크도 겸해서 최소 2인 1조로 경호를 편성하는 거지."



"어, 맞긴한데... 형씨는 뭔데 그걸 그렇게 잘 알아?"



"출장 갈 때는 버틀러들을 데리고 갈 수 없는데, 내가 미쳤다고 홀 몸으로 다니겠냐? 이래봬도 츠바이 협회 VIP 고객이다 이 말씀이야!"




"아~ 호개... 아니, 고객님 짬밥이었구만?"




"방금 호갱님이라고 하려고 했지?"




"크흠... 아무튼 이번건 없던 셈 치고 좀 더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해보자고."



"돈키호테도 너무 서두르지마~ 다음 츠바이 협회 시험까진 아직 한달이나 남았는걸?"



"아빠가 도와준다니까 나도 응원은 해줄게."



"오? 이제 아빠한테 삐진건 다 풀렸냐?"



"아 몰라..!"




"우으... 싸부... 캐시 군, 해어튼 군...! 다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야, 나는."



그렇게 돈키호테 해결사 육성 대작전은 제 2단계로 접어들었다.



"사정을 듣긴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저 애새끼가 시험에서 떨어져서 울어대면서 내는 소음이 얼마나 심한지 몰라서 그러나!? 이번에도 또 떨어져서 소음공해 퍼트리는 꼴은 못본다, 한시라도 빨리 츠바이인지 뭔지로 던져버려야 해!"



"무슨 짬처리 하는것도 아니고 말 심하게 하네;; 일단 다시 역할 분담 하자고."



<캐시랑 해어튼은 아까 역할 그대로!>



<넬리는 지나가는 행인.>



<+노약자.>



"이 개..!!"


"그리고 내가 지나가는 행인을 위협하는 건달 역할을 맡는거지!"



<형씨는 부하 1.>



"뭐 이 새끼야?"



"꼬맹이 아까 한 말 기억해, 네가 가장 집중해야 하는 것을 떠올리고 그걸 우선시 해야 한다고 오케이?"



"알겠네!!"



"좋아, 레디... 스탠바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길을 거닐고 있는 아까시와 경호원들


그런데 그 때


"아이고오... 노약자 죽네에..."


"어머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헤이 거기 돈 많아 보이는 아가씨들~ 오빠가 가난해서 밥 사먹을 돈이 없거든, 가진 돈 다 내줄래? 아니면 뚝배기 깨져볼래~"




"하..."




"돈 가진거 다 내놔라!"



"돈키... 알지? 절대로 멋대로 떨어지면.."



"방법은 있소!"


돈키호테는 갑자기 캐서린과 해어튼의 팔을 꽉 붙잡았다.



"저기... 돈키호테?"



"누나 제발 가만히..!"


그 말들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돈키호테는 두 사람의 팔을 붙잡은 채로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



"떨어져선 안된다면 다 함께 나아가세!!"


"정의를 향하여!!!"


"으아아아악!!!!"


"꺄아아아아!!!"




"또 뭐해!!!"



"부, 부딪힌다아아아!!!!



와장창!!



돈키호테가 속도를 제어하는데 실패한 나머지 돈키호테를 포함한 세 사람과 조세핀, 히스클리프, 힌들리 그리고 넬리는 그대로 서로 충돌하여 그 장소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아이고... 허리.. 허리야..."



"쿠, 쿨럭.. 저.. 저 미친 것이...!"



"....."



"너 뭐 해 이 새끼야! 내가 아까 뭐라고 했어!?"



"무슨 소린가, 싸부! 분명 아까 본인에게 말하였지 않은가! 여럿에게 습격당할 경우를 대비해 2인 1조로 경호하는 것이라고 말일세!"



"그걸 아는 놈이 이래!?"



"그래서 본인은 생각하였다네! 그렇다면 곤란한 이들을 도우러 갈 때도 다같이 움직이는 거지!! 일도 하고 보람도 차고! 좋지 아니한가!"







"으아아아아아아아!!!!"


만신창이가 된 채로 돈키호테의 열변을 듣고 있던 힌들리는 결국 폭발하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안 해! 때려쳐!! 저딴 놈이 무슨 해결사를 한다고 설치고 앉았어!!!"



"형ㅆ... 아니, 형님 일단 진정 좀 하고..."



"진정하긴 개뿔!!! 이 부랑자 같은 꼬라지도 이제 못해먹겠단 말이다! 저거 그냥 해결사 시험이고 뭐고 관두고 고래잡이 어선이나 타라고 해!!"








"흑.. 그대... 어찌... 어찌 그런 심한 말을...."


돈키호테는 크게 충격을 받은 듯 똘망한 눈망울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



"......"



"......"



"............."


하지만 그녀에게 너무 크게 데였던 탓일까, 그 누구도 그녀를 위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폭언을 내뱉은 당사자인 힌들리는 내심 자신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그녀의 눈치를 봤지만 먼저 사과하기엔 그녀의 민폐로 인해 상처 입은 자존심이 용서치 않는 듯 했다.



"돈키호테... 이리 오렴."


"캐... 캐시 군...?"


그 때 캐시가 돈키호테를 불러 그녀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나는 네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돈키호테... 비록 말썽을 일으키긴 했지만 아까도 지금도 너의 마음은 그저 곤란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거잖니..."



"캐시 구우우우운...!"



"어쩌면 우리는 돈키호테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부터 잘못되었던 걸지도 몰라. 그러니까 말해줄래? 돈키호테는 왜 츠바이 소속 해결사가 되고 싶어한거야?"




"본인은... 어릴 때 해결사가 정의롭다고 생각했었소. 그래서 해결사가 되고 싶어했지...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보니 해결사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정의롭지 않다는 걸 알고 절망했었소! 훌쩍..."



"하지만 본인은 알게 되었다네! 이 도시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정의라 불리는 츠바이 협회라는 곳의 존재를 말일세!"



"도시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정의... 그래서 츠바이 협회에 들어가고 싶어 기를 쓰고 달려든거냐?"



"바로 그렇지!"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네... 정의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던 츠바이 협회에도 결국 정의는 없었단 말인가...!"



"돈키호테..."



"에휴..."



"너 진짜 바보냐?"


"무.. 무엇이!?"



"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이건 정의롭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만약 정의를 위한답시고 그렇게 대가없이 도와주기만 하다간 그 사람은 굶어죽어 인마! 돈을 벌어야 영웅도 먹고살지."



"그런 깊은 뜻이!!"



"하... 하지만 돈을 벌면서도 정의를 실현할수는 있지 않은가!!"



"에휴, 이 망할 꼬맹아 잘 들어... 당연히 할 수야 있겠지, 근데 공적인 일이 우선이지 니 사적인 일이 우선이겠냐?"



"???"



"쉽게 말해서 일할 땐 일하고 틈틈히 짬날 때 요령을 피워보라고 인마, 착한 일 하려는건 알겠는데 넌 세상이랑 좀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돼! 생각해봐, 니가 퇴짜맞는 이유가 임무중에 딴 짓해서 그러는데 그럼 임무 수행중이 아니면 괜찮은거 아니겠냐고."




"!!!!!"



"그런가... 본인은 지금껏 정의를 실현한다는 고집만 앞세워 다른 이들을 힘들게 했을 뿐이었던 게로군... 고맙네 싸부... 캐시 군..! 그대들이 내게 깨달음을 주었네!"


그렇게 말하던 돈키호테는 돌연 힌들리에게 달려갔다.



"힌들리 구우우우운!!"


"...뭔데."



"오늘... 본인을 도와줘서 정말 고맙네... 그리고... 본인 때문에 이런 고생을 겪게 해서... 정말, 정말 미안하네--!!"



"..."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네 본인이 너무 폐만 끼쳤네..."



"하! 알긴 아는게냐?"



"그만하세요, 조세핀!"




"괜찮아 돈키호테... 그래도 이번 일로 좀 더 성장했잖아, 다음 시험땐 꼭 좋은 결과가 있을거야!"



"야 꼬맹아."


혼자 조용히 돌아가려는 듯 했던 힌들리는 돌연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 잘 해봐라, 그리고... 결과가 어떻든 가능하면 고래잡이 어선은 타지 말고..."



"어지간한 사람이 할 짓은... 못 되니까."





"고맙네... 정말 고맙네! 본인 진짜 열심히 하겠네!!"



"거 형씨 솔직하지 못하긴."



"그런데 고래잡이 어선이 뭐하는 건데?"



"어... 그런게 있어... 대호수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곳으로 나가는 일인데 넌 몰라도 돼."



"자, 자 다들 배고프죠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저녁이나 먹자고요. 돈키호테도 저녁 먹고 갈래?"




"매우 좋소!! 2인분이면 더욱 고맙겠군!"




"누나 돼지야?"



"해어튼!"




그렇게 짧고도 강렬했던 돈키호테 소동이 끝나고....



한달 뒤.


.


.


.

평화로운 T사 광장. 그 날도 히스클리프는 오전 업무로 쌓인 피로를 달래며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다.


"하... 오전부터 계약 건을 네 탕이나 뛰었더니 온 몸이 쑤시네... 그래도 오후엔 좀 쉴 수 있겠어.."



"아이고... 허리야.. 무거워서 제대로 들 수가 없네..."


그 때 짐을 옮기던 중 무거워서 힘에 부치는지 그대로 주저앉는 행인이 있었다. 히스클리프가 피곤해 하면서도 도와줘야 하나 싶어 일어서려던 그 때였다.



"자 같이 가세! 내가 도와주겠네!"



"아이고... 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 아직은 한가한 편이니 서두르면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걸세!"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와주신다니 감사합니다."




"하... 짜식."



이후 치뤄진 츠바이 협회 시험에서...



돈키호테는 마침내 합격했다고 한다.

.


.


.

[얼마 전]

"참 오래살고 볼 일이야... 설마 너를 신입으로 맞이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



"앞으로 잘 부탁하오 부장나리!!"



"그래서, 괜한 오지랖 부리는 버릇은 이제 다 고친거겠지? 하긴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졌겠지만 말이야."



"그 부분에 대해선 포기하지 않기로 하였네 다만!"



"임무중엔 임무에만 충실하기로 하였다네, 대신! 임무중이 아니라면 개인 재량으로 베푸는 선의는 괜찮지 않겠는가!"



"허...?"



"하, 뭐 맘대로 하셔.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자유시간에 하는 개인행동까지 트집잡는 악취미는 없으니까."



"알겠네!! 그럼 오늘 경호 업무도 힘내 보지!!!"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힘차게 나갔다.



"허 참, 결국 이러나 저러나 사람 참 쉽게 안 변해..."



"그래도 저 정도면 뭐..."


그렇게 말하던 그는 이내 씩 웃더니



"다 컸네, 다 컸어."

.


.


.


다시 현재

"그래, 저기로 가면 되는 것인가!! 내 힘내보지!"



"아이고, 정말 감사합니다!"



"짜식, 잘하고 있네."


히스클리프는 그런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히스클리프, 여기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또 도시락 놓고 가고!"



"오! 캐시, 도시락 주러 온거야?"



"일은 좀 어때? 오늘도 늦게 끝나? 해어튼이 오늘은 꼭 같이 축구하고 싶다고 기대했는데.."



"걱정마, 오늘은 오후 계약 건이 평소보다 좀 적어서 일찍 퇴근할 수 있을거야."



그렇게 말하며 히스클리프는 기지개를 펴고 일어났다.



"자, 나도 힘내서"



"오늘 할 일을 후딱 끝내야겠네!"



-히스클리프의 해결사 수업 完-


<<다음 편 예고>>

"이번에 지시하신 대로 버틀러들을 추가 고용했습니다, 주인님."





"빨리 꿈나라로 가지 않으면 꿈밤 대신 모.분을 선사해주지."



"엄마, 나 저 사람 무서워 넬리보다 무서워..."




"내가 버틀러를 고용하랬지 시협회 암살자를 데려오랬냐!!"



"감히 시험하겠다고... 나를? 귀엽군."



"네놈들... 모.썰이다."


-다음 편 제목: 폭풍을 부르는 신입 버틀러!-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