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스포주의)어느 평화로운(?) 언덕 이야기
Spoiler ALERT!





세 사람의 혈투는 얼핏 치열해 보였지만 가면이 박살난 면접생은 두 노련한 버틀러들을 갈아버릴 기세로 압박하고 있었다.



"ㅋㅋㅋㅋ 더.분.애!"



"더 분발해라 애송이.. 라는데요"



"하하... 내가 인재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오랜만에 제대로 붙어볼까!"


뚜둑! 넬리는 제대로 투지를 다지듯 손목을 한껏 풀었다.



"풉! 까.귀.년"



"이번엔 또 뭐라는거니...?"



"까분다 귀여운 년... 이래요..."










"딱 대."



"ㅋ"


그 때 갑자기 면접생이 바닥에 떨어진 나이프들을 재빠르게 주워담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지? 집안일에 성실히 임하는 건 좋은 자세다만 지금은 전투력을 측정하는 시간이란 걸 잊었나!"



"ㅋㅋㅋ 지금부터 내.네.평(내가 네놈들을 평가) 해주지!"


그녀는 주워은 나이프들을 무더기로 빠르게 던졌다.


"자, 분.애.들!(분발해라 애송이들!)"



"헉!!"


"이런 미친!!"



촤아악!


두 사람은 간 발의 차이로 총알처럼 날아오는 나이프들을 쳐냈다.



"..."



'씨발 나 방금 몇 개 맞을 뻔 한거 같은데 이거 면접 계속해도 되는거 맞아?'







슈욱!


그 사이 면접생이 이번엔 더 많은 양의 나이프를 날렸다.



"이.따!(이번엔 따블!)"



"에잇!"




촤아악!


티잉!!


이번에는 넬리가 재빨리 옷 차원가방에서 나이프를 꺼내 공격을 쳐내는데 성공했다.



"올ㅋ"



"칼 던지기 좋아하나 봐?"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ㅇ.ㅋ"






촤악!!


챙!!!


두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나이프 슈팅 공방을 이어가나갔다.



하지만





"큭!!


공방이 길어질수록 넬리가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으며 반면 면접자의 페이스는 더욱 빨라졌다.



"재.잘.이.꺼(재롱 잘 봤다 이제 꺼져라)"



넬리의 페이스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면접자는 엄청난 수의 나이프들을 총을 쏘듯 난사했다.



"히익!!"





티잉---!!


넬리에게 총알처럼 날아오든 나이프들을 조세핀이 가까스로 쳐냈다.



"뭐하는건가! 치프 버틀러 씩이나 돼서 퍼뜩 정신 안차렷!?"




"아..."



"더... 덕분에 살았어요, 조세핀."



"올ㅋ"




그 시작 단련실 문 밖에선


"와 씨 개쩐다, 지금 저 둘이 밀리고 있는거 실화야?"



"저 둘이.. 냠... 전투에서 쩔쩔매는 걸 볼 줄은 몰랐는데..."


사이좋은 부부가 희대의 혈전을 직관중이었다.



"그런데 히스... 이 정도면 말려야 하지 않을까? 저 면접자, 면접이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을 죽일 심산인거 같은데."



"에이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 둘인데, 죽기야 하겠어?



"씨발 이건 미친 짓이야!!"


"이게 면접이라고? 뭐 이런 괴물 천지가 다 있어!? 싸운 꼬라지 보니 둘 다 미쳤다고 이런건 감당 못 해!"


"와 이젠 면접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



"어.. 어...? 여러분들, 다들 어디 가시는 거에요?"



"!! 캐시, 숨어!"


벌컥!


다른 면접생들은 세 사람의 치열한 혈투를 보고 전의를 상실하여 부리나케 도망쳐 버렸다.



"저기 남아있는 꼬맹이랑 두 사람하고 싸운 중인 아지매 빼고 다 내빼 버렸구만... 이거 면접 본 의미가 없을거 같은데...?"



한 편




넬리와 조세핀, 그리고 면접자 사이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제법이군 면접생, 우릴 혼자서 전부 상대하겠다고 떠든게 허세는 아니었나 보군."



"료.슈"


"뭐?"



"네 놈들이 더 이상 날 면접자랍시고 낮춰 볼 처지가 아니란걸 이젠 잘 알텐데."




"이제부터 면접자 말고 료슈라고 똑바로 불러라."



"하."



"하하... 좋아, 좋아요! 면접ㅈ.. 아니 료슈 씨."



"그렇다면 저희도 이제 면접 감독이 아닌 도전자로서 상대해 드려야겠네요!"




"넬리---!!!!"


"헉..! 주, 주인님?"


그 때 힌들리의 불호령 소리가 들려왔다, 넬리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힌들리 주변에는 나이프들이 아슬아슬한 각도로 박혀 있었다.





"새 버틀러 고용하라고 맡겼더니 대체 뭘 데려온 거야!! 내가 버틀러를 고용하랬지 시협회 암살자를 데려오랬냐!!"



"맙소사... 료슈 씨, 저게 뭐에요! 주인님까지 다칠 뻔했잖아요!"



"주.위.고.던."



"주인 위치도 고려해서 던졌대요!"



"고려했는데 저 꼴이냐! 볼품없는 주인님 몰골이 더 볼품없어질 뻔했잖아!!"



"야."


힌들리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다.



"어머.. 그보다 다른 면접자들은... 얘!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디갔니?"



"못하겠다면서 다들 도망치셨어요..."



"루.저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


.


.



"조세핀... 조세핀!"


넬리가 작은 목소리가 조세핀을 불렀다.


"왜 부르는거ㅈ..."



"쉿! 작게 말하세요!"



"..."



"왜 부르는거지"




"본론만 말할게요, 다시 싸움이 시작되면 딱 1분만 시간을 끌어주세요."



"시간을 끌어달라니.. 설마 그걸 쓰려는건가.."



"네, 쓸 거에요.. 인정하긴 싫지만 솔직히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다구요."



"제발 이 기회가 허투로 끝나지 않기만을 빌어야겠구만"



"이.작.탐.끝?"



"저... 이제 작전타임 끝났냐고 하시는데요?"



"하...! 그래, 끝났다!"



"네 년을 조질 준비가 끝났다, 이 말이다!!!"


조세핀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폭발적인 속도로 료슈에게 달려들었다.








"으으...!!"


조세핀은 필사적으로 분투하고 있었지만 둘의 힘의 격차는 너무나도 명백했다.





"님.혹.병?(님 혹시 병신?)



'그래.. 계속 그렇게 놀고 있어... 조금만 더...!'


꾸욱...


조세핀이 분전하는 동안 넬리는 온 힘을 한 주먹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캐시!! 저거 설마, 넬리가 그걸 쓰려는거야?!"



"응...! 진짜로 그걸 쓰려나봐."



"초절꿈밤!"


숨어있는 관객들의 흥분도 절호조에 달해 있었다.



"끝을 보자!! 이 오만 불손한 것!!!"



"닥.덤(닥치고 덤벼)"





촤악!







"....."








"카학!!"

"훗."


둘의 마지막 공방에서 결국 무릎을 꿇은건 조세핀이었다.




"아직이다--!!"


조세핀은 위태로운 상태에서도 재빠르게 나이프를 던져, 료슈에게 날렸다.



"!!!"


팍-!


그 때, 어째서인지 료슈는 나이프를 피하지 않고 손으로 받아냈다.



"너.진.병?(너 진짜 병신이냐?)"



'뭐지? 왜 피하지 않고... 하지만!'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난 내 역할을 할만큼 했으니까!"



"뭔 ㅂ.."




콰앙!!


료슈가 한 눈을 판 잠깐 사이에 또 한 번 엄청난 위력의 펀치가 얼굴을 강타했다.



"커허억!!"


어마어마한 충격의 료슈는 입에서 피를 토하고 이마에서도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맞았던 거랑은 비교도 안될거야, 꿈밤을 맞고도 안 자고 버티겠다던 금쪽이를 위해 만든 기술이니까!"



'뜨끔'



"하...."





"어?"


덥썩... 료슈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비틀거리던 와중에도 넬리에게 빠르게 접근해 그녀의 양 어깨를 붙잡았다.



"저기, 료슈 씨? 이쯤되면 쓰러질 때도 되지 않았니...? 무슨 힘이..."


넬리는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그녀의 악력이 너무 강해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답.례"




쾅!!!


그 순간 눈이 반쯤 풀린 료슈는 혼신의 힘을 다 한 박치기를 넬리에게 날렸고



"아... 아으... 아."


풀썩


박치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넬리는 료슈와 마찬가지로 비틀거리더니 먼저 쓰러져 기절해 버렸다.



"치프...."




"컷 ㅋ"


풀썩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료슈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세상에나... 저런 독한 것을 보았나...어떻게 그걸 맞고도!"



"미친..."




"와....



"세상에"



몰래 숨어있는 구경꾼들을 포함한 모두가 그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런데 저 녀석, 아까 조세핀이 나이프 던졌을 때는 왜 피하지 않은거지?"



"아... 그거 말인데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저기, 이제 나오셔도 돼요!!"



"?"



"?"



"어라... 아직 계시는거 같은데..."



"저기요오!! 나오셔도 된다니까요!!"





'없는척없는척없는척없는척'



'없는척없는척없는척없는척'



벌컥!



"와 씨 깜짝이야!!!"



"히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역시 계셨네요, 두 분!"



두 사람은 없는 척 숨죽이고 있었지만 결국 기습적으로 문을 벌컥 연 싱클레어에게 들켜버렸다.




"뭐냐, 이건 또..."



"아가씨!! 히스클리프!!! 이건 또 무슨 상황입니까?!"



"제가 느낀게 맞다면 한 분은 최종 면접 시작할 때부터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중간에 와서 보고 계셨을 거에요..."



"넌 그걸 어떻게 아는거냐?"



"제가 소리에 엄청 예민해서... 단련실에 도착한 직후 다른 발걸음 소리가 작게 들렸고 그 뒤에 발걸음 소리가 또 하나 들렸었어요..."




"가만 있어봐, 그러고보니 내가 저 녀석한테 던진 나이프... 만약 녀석이 피했으면 문 쪽으로 날아갔을거야. 설마...?"



"경황이 없어서 료슈 씨한테 따로 알려드리진 않았지만..."



"아마 저 분은 그냥 감으로 눈치채셨던 것 같아요..."



"허... 저 둘 때문에 속터지는 건 둘 째치고 이건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군."



"인정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 면접생들 쟤들 빼고 다 도망갔잖아! 합격이니까 제발 이 유혈사태 좀 끝내자.. 그리고 꼬맹이 너도 합격이다!"



"네? 저도요?"



"주인님! 저 애송이는 뭘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근데 어째서..."



"조세핀, 한 가지만 물어보자. 이제부터 료슈도 여기서 일하게 될텐데 너 저 녀석이 줄여말할 때마다 다 알아들을 자신 있냐?"



"......"



"...없죠.."



"저 꼬맹이는 다 알아 듣더군, 그러니까 세트로 합격 시켜. 저 녀석은 료슈 전담 통역사로!"




"감사합니다... 싱클레어라고 불러주세요,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캬~ 그.. 뭐냐, 암튼 잘됐네 그럼 우린 이만...."


"다들 좋은 꿈ㄲ..."




"두 사람은 저랑 얘기 좀 합시다!"





그 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조세핀에게 잔소리 폭격을 내리 처맞고 얼마 후 깨어나서 자초지종을 들은 넬리에게 초절꿈밤을 사이좋게 한 대 씩 맞고 꿈나라로 갔고, 그렇게 면접 대소동은 일단락 되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난 뒤, 조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료슈! 오늘은 카드 게임으로 승부야!"


"덤ㅋ벼"


료슈는 해어튼과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으며







"료슈! 여기 엎어진 자료 정리좀 도와줘라!"



"난 지금 바쁘다 ㅋ"




"싱클레어, 네가 도와줘라!"




"네, 넵!"



"하."


"비.내(비켜 내가 한다.)



'빵-끗'


힌들리는 '료슈 사용법'을 터득하였으며







넬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평화적이고 원만한 협의'를 거친 끝에 료슈에게 치프 버틀러 자리를 양보해 주게 되었다고 한다.



"ㅠㅠ"


그렇게 오늘도 평화로운 워더링하이츠 되시겠다.


-폭풍을 부르는 신입 버틀러!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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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에서 또 만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