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좋은 게임을 하러 왔다.


이맘때의 명챈은 뉴비가 자라기 참 좋은 곳이다.


질문 글에는 답이 칼같이 달리고 인증글이라도 썼다 하면 대거 복상사하는 명노인들의 모습에 뉴비는 즐겁다.


물론 명노인들은 이보다 더 즐겁다


적은 오퍼 풀로도 머리를 굴려 가며 한 지역 한 지역 꿋꿋하게 밀어나가는 뉴비의 모습은 보는 이를 자연스레 미소 짓게 만든다.


가진 오퍼를 하나둘 키워나가며, 같이 도전하고 같이 성장하는 느낌


로그라이크, 이벤트, 섬멸전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보고 때로는 성공 때로는 실패를


잠시 답답함에 명방을 끌지언정 다시 명방을 켤 때는 두근거림이 있다


명일방주의 난이도에 불합리함은 없다


명챈의 노인들도 그렇다고 한다


공략을 보고 천천히 하면 못 깰 것은 없다


명챈의 노인들도 그렇다고 한다


지금 깨지 못하는 것 모두 조금만 기다리면 깰 수 있다고 한다


명챈의 노인들도 그렇다고 한다


그렇게 협약의 계절은 다가온다.


성공을 거듭한다면, 또 그 성공에 합당한 인정을 받는다면 사람은 자신감이 붙는다.


이는 당연한 이치이다.


그래서 협약이 열리면 뉴비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해볼 만 하지 않을까?


제약을 하나 딸깍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제약을 두 개 딸깍


딸깍 딸깍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늘 하던 대로 오퍼를 배치한다


우직하던 전열은 갈려 나가고


딜러들은 몹에게 생채기조차 내지 못한다


있는 오퍼 없는 오퍼 다 끌어모아서 막아보지만


결국 임무 실패와 함께 뜨는 붉은 화면


얼마 버티지도 못했다, 엄두도 나지 않는다


한참을 멍한 눈으로 화면만 바라보다가


비척 비척 공략이라도 찾아보려고 챈을 뒤적인다


여기저기 들락 날락 거리다 보면 훈장작은 물론 코팅까지 싹 마친 이들이 수두룩하다.


아, 내 로도스는 별거 없었구나


지금까지 느꼈던 뿌듯함도 기대감도 검게 물든다


찝찝한 기분으로 마지막 한 번 명일 방주를 끈다


좋은 게임을 하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