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 앞에서 여자친구 있는 척 하고싶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싸구려 반지를 끼우고 


나와 만나고 싶어 어떻게든 핑계를 대 나를 불러낸

얀데레 앞에서 여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는 척 하기도 하고


아이스커피 한입에 쭙 빨아먹은 다음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해야한다며 자리를 빠르게 뜬 다음 뒤를 

밟는 얀데레를 따돌려 도망치고 싶다


겉으로는 내색을 안하려 해보지만 갉아먹는 손톱

관리가 안되서 꽉 깨문 입술, 몸을 배배꼬며 흔들리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는 얀데레가 보고싶다


만나는 시간도 점점 줄여나가 잠깐 만나는 것 조차

아주 가끔씩만 허락해주고


대행 알바를 구해 여자친구와 같이 있는 모습들을

연출한 사진들을 얀데레에게 보내주거나


기껏 만났더니 여자친구에게 선물해주면 좋은 선물들을 

얀데레에게 추천해 달라고 말하기도 하고


얀데레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의

험담을 늘어놓거나 헤어지는걸 추천해보지만


얀데레를 붙잡고 여자친구가 이제 너랑 만나지 말라고

했다며 거짓말을 치기도 하는거임


그러다가 어느 날 예쁘게 포장한 상자에 무언가를 잔뜩

챙겨와 얀데레에게 가져다주는데 얀데레는 당연히 

자기에게 주는 선물인줄 알고 허겁지겁 열어봤더니


지금까지 얀데레가 준 선물들로 가득했던거임


직접 뜨개질한 목도리와 수제 인형, 생일 선물로

준 옷들까지 모조리 전부


나는 물건들을 건네주면서 "나 곧 결혼하기로 했는데

이것들을 가지고 있기는 좀 그래서 돌려주려고"

라고 말한 뒤 무심하게 돌아가버리는거임








그 뒤로 얀데레를 만나지는 못했어


대신 간간히 소식이 들려오긴 했어

갑자기 식당에서 약을 뭉텅이로 털어먹었다느니

손목에 칼로 그은듯한 흉터가 가득하다더니

내 얘기를 꺼내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발광한다느니


오늘도 나를 찢어 죽이겠다고 협박문자를 

보냈었네?



조금 컨셉을 과하게 잡아서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즐거운 경험이었어




그 뻔한 거짓말을 그대로 믿다니 그건 또 그것대로

순진하지 않아?





"자기야... 바람 피워놓고 거짓말 이었다니?"





어....?





거실에서 얀데레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침착하게 얀데레를 제압하려 했지만

눈알이 뽑히고 팔 다리가 잘려나가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매일 여자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비명소리가 들려오지만 얀데레는 내게 

'죽이는 척'을 하는 거라며 안심시켜 주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