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어제 언제든지 와도된다고 하긴했는데 설마 짐까지 싸들고 올줄을 몰랐음.

얀순이표정이 다시 좀 많이 안좋아져서 어떡하지하긴했는데, 어제는 엄청 앵기고 어그로끌던 얀진이가 오늘은 암말없이 얌전히있기도하고,

어제도 쉬어서 이틀연속 쉬는건 감당이 안되기도해서, 저얼대 싸우지말라고 하고 일단 얀붕이는 출근함.


얀순이는 기분이 안좋음. 저년이 생글생글하는것도 맘에 안들고, 존댓말하는것도 맘에 안듬.

그러던가 말던가 얀진이는 케리어를 들고 옛날 자기방으로 감.


근데 방에 들어갔는데 방이 깨끗해서 놀람.

그에 비해 아무것도없이 텅빈 옷장,책꽂이를 보자니 뭔가기분이 이상함.


10년전 이사가던 그날, 자신은 모든걸 들고갔었음. 

책한권, 양말한짝, 다 들고갔음.

아빠를 제외하고.


가볍게 짐을 풀어놓고 얀진이는 다시 거실로 나옴.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릴때살던 집이라는걸 실감할수있었음.

그리고 얀진이를 기다리던 얀순이가 당장 그 짐 다싸들고 꺼지라고, 아빠는 자기꺼라고 으르렁거림.


그런 얀순이를 보며 얀진이는 다 생각해둔게 있었다는듯 피식웃으면서

아빠 좋아하냐고 물어봄.

얀순이는 얘가 뭔 개소리지 하면서 당연하다고함.


얀진이는 예상대로였다는듯이, 아빠대 딸로? 아님 남자대 여자로?라고 되물음

그 말을듣고 얀순이는 폭팔해서 얀진이 멱살을 잡음. 그 질문이 자신과 아빠의 관계를 모욕하는걸로들림.


사실 아빠를 사랑하긴함. 딸과 아빠가아니라 여자대 남자로 좋아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우리딸 이라고불러주고,최선을다해 어찌보면 남인 자신을 키워준 아빠에게,

딸 그 이상을 바라는건 아빠를 배신하는거라고 생각해서 참아온거였는데,

갑툭튀한 저년이 다 안다는듯이 툭툭 던지는게 짜증이 폭팔함.


아직여유로운 얀진이는 멱살잡은손을 툭툭치며 놓으라한다음에

나라는 딸이 돌아오면,아빠가 너를 딸이 아니라 여자로 볼수도 있지않겠냐고 말함.


얀순이입장에선 개소리임. 

자신이 아빠를 배신하고싶지않듯이, 아빠도 자신을 배신할리가 없으니까.

그래도... 만에하나,아빠가 자신을 여자로 봐준다면...


그렇게 아주 조금 흔들리는데 얀진이가 추가타를 넣음.

자신은 이번 방학이 끝나면 유학을 갈 예정이다, 이번 방학 한달만 나를 눈감아주면 난 알아서 없어질꺼고,

너랑 아빠의 관계에 변화가 올수도 있지않느냐, 라고 설득하기 시작.


멱살잡던 손도 떨구고 갈등하는 얀순이에게 막타까지침.

그리고 만약 니가 여기서 양보하지않으면, 자신은 아빠가 영원히 자신을 잊을수없을만큼 상처입히고 사라질거고,난 그걸로도 상관없다

그건 싫지? 딱 한달만 나한테 아빠를 반만 양보하며된다니까? 라고 살살 약올림.

 

얀순이는 이를 악물고 알겠다고함. 

아빠와 더 깊은사이가 되고싶다는 욕심을, 아빠에게 상처입힐수는없다고 아빠를위한 마음으로 숨기면서 억지로 받아들임.


얀진이입장에서도 블러핑이었음.

유학을가도 몇년후 돌아온다는건 쏙빼고 조건을 내건거고,

게다가 자신은 아빠가 자기에게 칭찬해주고 응석을 받아줬으면하는거라 아빠가 자신을 잊지못하는것만으로는 본전말도임.

그래서 딱봐도 아빠한테 껌뻑죽는 저 대용품한테 반쯤 사기를 친거였음.


그렇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됨.

퇴근하고 돌아온 얀붕이는 그 사이에 안싸우고 나름 사이가 좋아진거같아서 뿌듯함.

왜냐면 얀붕이한테는 둘다 소중한 딸이니까.


저녁밥을 먹으며, 웃으면서 안싸우고 잘 있었냐는 얀붕이의 말에

예 아빠하고 대답하는 얀진이랑 달리,

얀순이는 평생 그런적이 없었는데, 자기 맘도 몰라주고 저러는 아빠한테 속이상해서 암말도 안함.


그렇게 뚱하게 저녁식사를하고 얀진이가 씻으러 들어갔을때, 

얀붕이가 밥먹을때 뚱해있던 얀순이 기분을 풀어줄려고 말을검.

우리딸, 아빠가 미안해, 너무 미안해서 할 말이없는데 아빠 이해해주면 안되겠느냐, 라고 두 손을 꼭잡고 부탁함.


아빠가 저러니까 계속 서운하다가도 뭐라 할수가없음. 아빠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뻔히 아니까.

아직도 예전 가족사진이 들어있는 앨범을 버리지도 못했을정도로 그리워한다는걸 뻔히 아는데 뭐라 할수가 없음.

왜냐면 자기가 사랑하는 아빠는 그만큼 자상하고 여린사람이니까.


꾹꾹 참으면서 알겠다고하니, 얀붕이가 고맙다고하면서 얀순이를 꼭 안아줌.

고마워 우리딸 이라고하면서 오랫만에 볼에 뽀뽀도해줌.

아빠와의 관계에 변화... 라고 잠깐 생각을 하다가도 저 배신자말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음.  


그리고 얀순이가 씻으러갔을때, 얀진이가 얀붕이한테 말을검.

자기방이 엄청깨끗하던데 아빠가 청소한거냐고 물어봄.

언제든 돌아올수있게 늘 깨끗하게 해뒀다는 얀붕이말에 감동함. 역시 자기가 늘 바라던 상냥한 아빠임에 틀림없음.


그리고 방해물이 없을때 몰래 

방이 깨끗한건 좋은데 이불이랑 침대보가 너무 오래됬으니까 같이 사러가자고 약속을 잡음.

그러면서 자기는 외출하는척하고 나갈테니 아빠는 출근하는 척하면서 나와서 둘이서면 가자고함.


얀붕이는 얀순이한테 거짓말하는게 찔기긴하는데, 예전부터 아빠랑 둘이서 외출하는게 소원이었다는 딸아이의 말에 또 마음이 약해져서 알겠다고함.


그렇게 얀순이몰래 월차를 쓰고 얀진이랑 외출함.

이불은 짐이 크니까 맨나중에 사기로하고 일단 잡화코너부터 둘러봄. 걸으면서 팔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얀진이가 조금은 부담스럽긴한데,

엄청 오래 못만났던딸이 또 저렇게 따라주는게 기분이 나쁘지않음.


얀진이입장에선 방해물 따돌리고 아빠랑 외출한건 좋은데, 좀 귀여운 목도리나 머그컵같은게 보일때마다 아빠가 저거 사다줄까라고 중얼거리는건 좀 맘에 안듬.


그래서 잠시 쉬려고 밴치에 앉았을때, 아빠 얼굴을 잡고 눈을 마춘다음 오늘은 나한테 집중하라고 함.

얀붕이한테는 그저 애가 귀엽게 보일뿐. 알겠다고하고 다시 쇼핑에 나섬.

그리고 다음에 들린곳은 여성복매장이었음.

게다가 속옷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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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바빠서 몇일 못올렸는데 그사이 재밋는거 많이올라와서 빤쓰런할랫는데

고추천목록에 내가싸지른거 올라가있어서 마저 올려야겟다싶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