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무스RPG 게임에서 탱커 캐릭터를 키우는 몬붕이가
어느날 아무 생각 없이 레이드 공방 파티에 들어갔는데
힐러 닉네임이 "힐받으면내남자"인거야.
캐릭터는 평범하게 생겼는데 닉네임만 그래서
그냥 특이한 컨셉인가보다 하고 레이드를 시작했어.
그런데 이 힐러 컨트롤이 되게 좋은거야.
딜러들은 광역 보호막 스킬이랑 무적기로 지켜내면서
탱커인 몬붕이한테 힐을 집중해서 몬붕이가 혼자 공격을 거의 다 받아내도 피가 절반 밑으로 안 떨어지는거야.
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그 힐러유저한테 게임 진짜 잘한다고, 같이 몇 판 더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유저는 이미 로그아웃 해버린거지.
어쩔 수 없이 마을로 돌아와서 다른 파티를 구하고 있는데
몬붕이 집에 누가 초인종을 누르는거야.
누군가 싶어서 스크린을 보니 웬 시로헤비가 쭈뼛거리며 서 있어서
문을 열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어.
그러자 시로헤비가 "힐 받으셨잖아요..."라면서 문 안으로 스르륵 들어오는거야.
몬붕이는 시로헤비가 아까 그 힐러라는 것을 눈치챘어.
그리고 지금까지 힐 받은 사람이 나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닐텐데 왜 나한테만 오냐고 물어봤지.
"...힐은 당신한테만 줬어요"
"네?"
"지금까지는 보호막만 썼어요... 힐은 당신에게만 주려고 항상 아껴뒀어요♡"
그러고보니 들었던 적이 있어. 힐러면서 힐을 안 주는 악질 유저가 있다고. 그러면서도 보호막과 상급 스킬인 무적기를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써서 레이드가 신기하게도 굴러가게 하는 유저가. 닉네임도 특이한 진성 컨셉충유저. 그리고 그 유저 이름이...
"힐받으면내남자예요"
"..."
"힐 받으면 내 남자라고요♡"
어느샌가 시로헤비는 문 안으로 들어와있었어.
그리고 눈에는 하트를 띄운 채 몬붕이에게 다가와, 꼬리로 몬붕이의 다리를 살짝 감아 넘어트리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