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칠흑같은 어둠 속, 황량한 황무지에  밧줄에 묶인 몬붕이들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여러 취향을 가진 몬붕이들이 서로 존중을 받고 의견을 나누는 화합을 이루었어야 할 챈이 지옥으로

바뀐 것은 한 순간이었다. 오직 하나의 작품만이 챈의 성서로서 인정하고 나머지를 열등금서로 몰아간

완장들의 대규모 검열과 숙청, 그렇게 챈은 조금씩 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들의 광기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완장들은 구덩이 앞에 나를 포함, 끌고 온 사람들을 앉히곤


"몬무스 채널에 성서는?"


마치 6.25전쟁시절 김일성이냐, 이승만이냐 묻던 군경들과 빨치산들처럼 그들은 한때 가족같던 이들에게

총을 겨누며 그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옛날에는 따뜻한 야짤을 나누고 번호까지 공유하던 이들은

이제 서로에게 차가운 납탄을 나누기 직전이었다.


"몬아일"


탕!


완장은 그렇게 한 명의 몬붕이를 쏘고 마치 담배꽁초를 치우듯 구덩이로 시체를 발로 밀어넣고선 다음 몬붕이에게

총을 겨누며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똑같은 답변을 듣고, 똑같이 쏴죽이고, 똑같이 시체를 밀어넣는 모습은 마치

영화 '모던타임즈'의 찰리 채플린이 공장의 컨테이너벨트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연상케하였다.

단지 영화는 희극이자 영화였고, 지금은 우리의 현실은 비극이자 현실이란 차이점만이 존재했다.


"몬무스 채널에 성서는?"


"몬아일"


탕!


"몬무스 채널에 성서는?"


"느그 마소도는 성서라서 공식애니도 없..."


탕! 탕! 탕!


그렇게 수 많은 몬붕이들이 죽고 완장은 드디어 내 앞에 섰다. 아아... 몹시 두렵다. 먼저 죽은 몬붕이들의

시체와 피웅덩이를 보며 앞서 간 이들처럼 나의 신념을 지키고 싶었지만 저 차가운 총구를 바라보는 순간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살고싶다는 생존에 대한 욕구에 고개를 숙였다.

아아! 앞서 죽어간 몬붕이들아! 날 용서해 주오! 살고자 신념을 꺾은 내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물 한 방울에 미아가, 눈물 한 방울에 파피가, 눈물 한 방울에 스우가 그렇게 내 마음속에서 떠나갔다.


"몬무스 채널에 성서는?"


"마소도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부기마망쭈쭈빨고 싶다!


"키키모라한테 봉사받고 싶다! 쇼거스콘이 짱 귀엽다!! 라타토스크 꼬리에 코박죽 하고싶다!!!


나의 외침을 들은 완장들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저들과 같은 취향의 몬붕이를 발견한 것이 기쁜것일까?

아니면 살기위해 신념을 가볍게 저버린 나를 비웃는 것일까? 아마도 후자겠지. 그러니 나를 끌고 온 것이고.

그들의 웃음거리가 된 내 처지에 눈물이 나오면서도, 살았다는 안도감에 미소를 지으며 나는 외치고 또 외쳤다.


"저는 코볼트랑 산책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유니콘이 좋은가, 바이콘이 좋은가에 대해서 토론한 적도 있습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거기서 나는 입을 다물었어야 했다. 신념을 저버리고 살아남았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너무 기뻣던 탓일까?

내 입은 멈출줄 몰랐다. 나는 거기서 입을 다물었어야 했다.


"그리고 데오노라가 누우면 할카...스...라고"


"..."


씨발... 그 놈의 입이 방정이지...


타타타타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