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헤아"


'사랑해요'


"헤아"


'확실한 단어를 전하지 못해 죄송해요'


"헤아"


'하지만 알아줘요'


"헤아"


'전 당신을 평생 사랑할거에요'


"헤아"


'먼 훗날 제가 껍질을 뒤집어 쓰고 그걸 가르고 나올 때'


"헤아"


'분명히 말해드릴게요'


"헤아"


'좋아해요'


"헤아"


'사랑해요'


"헤아"


'당신 뿐이에요'


"헤아"


'언제나 곁에 있어줄게요'


"헤아"


"아 그만 보채!"


막 배달온 사과상자를 뜯고 큼지막하고 붉은 녀석으로 골라 씻는 내내 귀가 떨어지도록 들리는 소리에 환청이라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건네자 마자 꼬물거리는 몸을 허겁지겁 놀리며 사과를 갉아먹는 그린 웜을 보던 몬붕 역시 사과 한쪽을 서걱 하고 베어먹었다.


"사과가 그렇게 좋냐? 맨날 기어다니다 사과만 먹는 애가 표정도 좋다."


"헤아"


"아 알았으니까 그 소리좀 그만내 제발..."


남은 사과를 내려놓은 몬붕은 그대로 방을 나갔다.


이윽고 방안엔 사각거리는 소리만이 가득 차올랐다.


'조만간이에요...기다려 주세요♥'








사실 그린웜은 단지 표출을 못해서 멍청해 보이는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