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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초등학교때는 존나 뛰어다니고 운동하는거

좋아하던 놈이였음. 

그때는 존나 인싸여서 친구도 많았고 잘뛰어다니는덕에

선생님들도 체육쪽으로 가라고 했고 부모님도 그쪽도

괜찮지 않나 하셨었음.

학교가 계단식으로 2층에 중정원처럼 있던 학교였는데

그 중정원에 친구들이랑 모여서 노는걸 좋아해서

그날도 거기 모여서 놀고 있었음.

시기가 시기인지라 학교엔 딱히 안전시설같은거 없던

안전불감증의 시대였는데

왠 정박아인 상급생이 전력으로 달려와서

낮은 콘크리트 난간 밖으로 밀어버렸었음.

2층이라 운좋게 떨어져 죽진 않았는데

허리쪽으로 떨어져서 척추 골절을 당했었음.

어린이였지만 본능적으로 이 부상때문에

하반신이 제대로 안움직이고 이로 인해 평생

예전처럼 뛰는게 불가능할꺼라는걸 직감하고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존나 울었던게 지금도 기억남

다행히 기적적으로 척추뼈 골절이 붙어줬고

하반신 안움직이던거도 어느정도 회복되서

중학교쯤엔 정상인처럼 움직일수 있게 되었는데

당연히 운동선수가 되는건 물건너갔고

허리 다쳐서 수개월 누워서 생활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인싸에서 아싸로 변했음.

친구랑 놀수도 없고 누워서 놀거리를 찾다보니

Tv를 보거나 만화책을 보는게 다였으니까.

나중에 커서 들어보니까 존나 가관이더라.

그 정박아는 내가 아예 모르는 놈이였고

당연히 모르니까 걔랑 마찰이 있을일도 없었음.

애초에 그놈은 윗학년이였으니까

진술 내용보니까 내가 학교에서 꽤

유명했고 창문밖을 보면 매일 뛰어다니는게 보였다더라

나는 학교다니면서 외롭고 힘든데 저새끼는 뭐가 좋아서

저래 뛰어다니까 좆같았고 그래서 밀었다고 진술함.

그게 다임. 그외 안면식도 없고 원한관계도 없음.

근데 어쨌건 난 안뒤졌고 걔는 정신지체에 미성숙한

미성년자니까 그냥 넘어갔음.

그쪽 부모들도 아 정신지체인데 킹쩔수 없지

이러고 존나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거보고

부모님이 너무 어이가 털려서 고소건 재판이건

할 생각이 아예 안들었다고 함. 되려 뻔뻔하게

행동하는데다가 장애아동 받아주는 학교가

그학교뿐이라 갈곳도 없으니 꼬우면 느그들이

전학가던가 이런식으로 나와서 좆같아서 

나 회복하자마자

바로 전학갔었음.

죽을수도 있었고 평생 반신불수로 살수도 있었고

진짜 기적적으로 회복했지만 운동선수 하려던

꿈도 개박살내놨고 덕분에 인생이 완전히

뒤집힌 인생을 살게 된 셈인데

전학갈때 걔 부모가 했던말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존나 생생함.

니가 정상인이니까 니가 배려해줘야 한다고

어쨌건 멀쩡하게 회복됬으니까

전학가서 볼일 없겠지만 원한갖지 말아달라더라

씨발 끝까지 미안하다는 소리는 안했어서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정신지체아동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새끼들 태도도 문제고 이런 가능성이 있는애가

마음대로 사고칠수 있게 그냥 풀어놓은 제도나 

관리안하는

학교도 문제라는걸 알게되었음.

근데 그때로부터 20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관련 사고가 나고 애가 죽는거보고

느그나라가 얼마나 이런문제에 관심이 없나도

실감함.

단순히 장애인학교에 대한 혐오만 탓할께 아니라

왜 그런 혐오가 생겼나도 생각해봐야함.

나같은 사례나 진짜로 애들이 죽은 사례를 보고

개선하려고 노력이나 했으면 사람들이 그런 혐오가

생기겠냐고.. 20년이 지나도록 큰 변화 없는게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