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이


얀진이


1화: https://arca.live/b/yandere/22125679


2화: https://arca.live/b/yandere/22163248?target=all&keyword=%EB%A7%89%EB%91%A5&p=1


3화: https://arca.live/b/yandere/22276089


4화: https://arca.live/b/yandere/22426120?p=1#comment


5화: https://arca.live/b/yandere/22437328


플롯따위 필요없다. 그저, 쥬지가 시키는 대로 써나갈 뿐


***


찰칵. 찰칵.
 
 
 침대 시트는 소량의 혈흔과, 구분이 안갈 정도의 얼룩들로 가득했다. 얀순이는 내 몸 위에 엎어진 상태로, 거친 숨을 헐떡였는데. 그 상태로 정사의 흔적을 찍고 있었다.
 
 
 내가 자기꺼라는 마냥 키스를 하는 사진부터, 자지를 입안 가득 넣고있는 사진. 그리고 질구에서 흘러내리는 정액까지.
 
 모든걸 담아낸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날 협박했다.
 
 
 "그 여자랑 헤어져. 안그러면 이 사진, 그 년한테 전부 보내버릴 거니까. 알겠어?"
 
 "...응"
 
 "그래, 착하다 내 남친.."
 
 
 내가 순순히 따르자, 그녀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소에 보던, 매력적인 미소 그대로였다.
 
 내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평소의 상냥하고 장난기 많은 그녀로 돌아와주는 걸까.
 
 나는 그리 생각하며, 그녀의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였다.
 
 
 ***
 
 
 다음 날.
 
 
 나는 어제 받은 주소로 다시 한 번 얀진이를 찾아갔다. 내가 올줄은 몰랐는지, 얀진이는 눈을 크게 뜨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시만 기다리라며 현관문을 닫는걸 보니, 내부를 간단히 청소하려는거 같았다.
 
 
 "이렇게 연락도 없이 올줄은 몰랐어.. 아, 싫다는건 절대 아니고. 미리 연락 줬으면 맛있는 간식이라도 사뒀을 거라는 얘기야."
 
 
 나를 집에 들인 얀진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오렌지 주스가 담긴 머그컵을 내밀었다. 테디베어 그림이 그려진 컵이였다.
 
 
 "그런데, 진짜 무슨 일로 온거야? 컨텐츠 준비하느라 휴방한다고 했으니, 합방 이야기는 아닐테고.. 설마, 만난지 하루도 안지났는데 내가 보고싶어진 거야?"
 
 
 얀진이는 날 본 순간부터, 한 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얌전히 침묵하고 있는 내게, 행복에 겨운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그녀.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입을 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안색이 안좋아 보이.."
 
 "얀진아."
 
 "응?"
 
 
 내 부름에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호기심이 담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기대하는 듯한 얼굴이였다.
 
 
 "이런 말하기 정말 미안한데."
 
 
 죄책감으로 인해 입을 다물자, 얀진이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나를 한동안 바라보던 그녀는, 내 손을 감싸쥐며 말했다. 걱정스러운 시선과 함께.
 
 
 "진짜 무슨 일 있는 거구나.. 얀붕아, 고민 있으면 뭐든 털어 놔. 네가 무슨 부탁을 하던, 나는 전력으로 도와줄테니까."
 
 "...그럼 나랑 헤"
 
 
 내가 말하던 도중, 그녀가 단호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단, 헤어져 달라는 부탁은 빼고."
 
 "......"
 
 
 내가 입을 다물자, 그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러고는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아무 말 못하는거 보니까. 헤어지자는 말, 하려고 온게 맞구나?"
 
 "그래.."
 
 
 내 대답에 얀진이가 코웃음을 쳤다. 어이없다는 듯이 머리를 뒤쪽으로 쓸어넘긴 그녀가, 턱을 괸 상태로 내게 말했다.
 
 
 "얀붕아, 네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나도 너랑 같은 사람이다? 화날 때는 화나고, 부끄러울 땐 부끄러워 하는, 그런 사람. 그런데.. 어제 같이 사귀자 해놓고, 하루만에 헤어지자는 너한테. 나는 뭐라 말하면 좋을까?"
 
 "...미안해. 내가 정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모든게 내 잘못이야."
 
 "내가 듣고싶은건, 그게 아니잖아. 대체 왜, 헤어지려는 건데? 내가 어제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아니, 그렇지 않아. 넌 잘못 없어.."
 
 
 그래. 그녀는 정말, 아무런 잘못도 없다.
 
 그저.. 남자를 잘못 만났을 뿐이다.
 
 나같이 쓰레기만도 못한 남자를.
 
 
 "그럼 왜? 네가 이런식으로 돌변하는게, 난 믿기지가 않아. 적어도 내가 아는 넌, 한 번 말한건 꼭 지키는 사람이니까."
 
 
 얀진이의 높은 신뢰도에 입이 절로 다물어졌다.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듯, 그녀는 팔짱을 꼈다.
 
 그리고 얼마 안지나, 알아차린 듯한 얼굴로 나를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붕순씨 때문이구나? 그 여자가, 나랑 헤어지라고 한거지?"
 
 "아, 아니.."
 
 "거짓말 치지 마. 안그럼 상냥한 네가, 이런식으로 나올리 없어. 어제까지만 해도 기분좋게 헤어진 우리가, 이런식으로 깨질리 없다고."
 
 
 얀진이가 내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봤다. 그리고 떠보는 듯한 말투로, 내게 하나씩 물어왔다.
 
 
 "어제 나와 사귀기로 한 이상, 설령 붕순씨가 고백했다 하더라도 너라면 거절 했을거야. 분명 그럴텐데도 하루만에 네 태도가 급변한걸 보면, 붕순씨도 꽤나 큰일을 저지른 모양이네? 예를들면.."
 
 
 심문을 당하는 기분이였다.
 
 그녀는 나에 관한거라면 뭐든 알고있다는 듯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랑 관련해서, 협박 같은거라도 당했어?"
 
 
 정곡이다.
 
 하지만 그것만을 이유로 헤어지려는건 아니였다.
 
 내가 이대로 얀진이와 사귄다면, 얀순이가 점점 더 비정상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첫 사랑인 그녀가, 잘못된 길을 들어서지 않았으면 했다.
 
 
 "......"
 
 
 내가 부정하지 않자, 얀진이는 눈을 찌푸리며 말을 이어갔다.
 
 
 "와.. 붕순씨 그렇게 안봤는데. 축하해주진 못할 망정, 협박까지 하면서 우리를 갈라놓으려 해?"
 
 "아니야! 얀순이는 아무 잘못도 없.."
 
 "닥쳐. 내 앞에서 그 여자 감싸지 마. 안그래도 짜증나 죽겠으니까."
 
 
 얀진이가 비속어를 쓰는건 난생 처음봤다.
 
 방송 내내 천사같은 일면을 보이던 그녀조차.
 
 이런 상황에서는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걸까.
 
 그걸 보니, 지금 내가 하고있는 짓이 상대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없는 짓인지 체감이 왔다.
 
 
 "그래, 어차피 붕순씨가 반대하는건 이미 예상했어. 방송 도중에 전화하는 것도 그렇고, 도네로 빨리 돌아오라 하는것도 그렇고. 딱봐도 너한테 마음 있는 것처럼 보였는걸."
 
 
 바닥을 보며 중얼거리던 그녀가, 내 얼굴을 마주보며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어쩌지? 붕순씨가 이런식으로 나오면,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밖에 없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얀진이가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혀로 핥았다. 그러고는 내 볼에 손을 가져다대며 말했다.
 
 
 "말 그대로야. 나도 붕순씨처럼, 협박해서라도 널 붙잡아 둘거라고."
 
 "네가 날 협박한다니.. 무슨 수로?"
 
 "방법이야 잔뜩 있지."
 
 
 볼에 닿았던 손이 내 입술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손을 들어올린 그녀가 내 머리를 쓸어넘기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어본다.
 
 
 "저기 얀붕아. 내가 무슨 이유로,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고백 했을거라 생각해?"
 
 
 얀진이의 질문은 나도 의아하게 여겼던 점이였다.
 
 그녀가 고백하고자 하였다면, 방송이 끝나고 몰래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했다면 시청자들 몰래 사귀면서, 여캠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을텐데.
 
 왜 리스크를 안으면서까지, 모두의 앞에서 고백한 걸까.
 
 
 "..잘 모르겠어."
 
 
 내 솔직한 답변에, 얀진이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양 손을 든 그녀는 곧바로 내 양쪽 뺨을 붙잡았고, 잘 들으라는 듯이 귓가에다가 속삭였다.
 
 
 "그게 다, 너와 헤어지지 않기 위한 보험이니까야. 시청자들이 너와 내가 못 헤어지도록, 도와줄테니까."
 
 "그게 뭔 소리야..?"
 
 "너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인터넷에서 우리 이야기로 아주 난리가 났어. 선남 선녀 커플. 유명 스트리머의 진심어린 고백 등.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응원하고 있다고."
 
 "그래서 어쨌다는 건데.. 그냥 헤어졌다고 말하면 되는거 아니야? 나는 얼마든지 욕을 먹어도 상관 없으니까. 네가 그렇게 말만 해준다면.."
 
 "내가 왜?"
 
 
 얀진이의 눈동자에서 생기가 사라졌다. 내 머리카락을 부여쥐고 코 앞까지 당겨낸 그녀가, 나를 똑바로 직시하며 말했다.
 
 
 "내가 누구 좋으라고 그런 짓을 해? 나는 헤어지기도 싫고, 너가 상처받는 것도 싫은데."
 
 "야, 얀진아.."
 
 
 얀진이의 두렵기 그지없는 모습에, 시선을 회피하고자 하였으나.
 
 그녀는 끝까지 내 머리를 잡고, 서로를 마주보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무표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애초에, 이 모든게 붕순씨의 잘못이잖아. 그 여자만 아니였으면, 너랑 나. 남 부럽지 않은 연인 생활을 할 수 있었잖아."
 
 "글쎄, 얀순이는 아무런 잘못도 없.."
 
 "닥쳐. 닥쳐. 닥치라고! 내 앞에서 그 여자 감싸지 말라고 아까 말했잖아. 왜 말을 안들어? 왜 그딴 쓰레기만도 못한 년의 편을, 자꾸만 드는 거냐고!"
 
 "얀진이 너.."
 
 
 얀진이의 초점 잃은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입술을 짓씹으며 흐느껴 울던 그녀가, 모든게 허무해진 듯한 미소를 내보이며 말했다.
 
 
 "그래.. 네가 원한다면 헤어져 줄게. 단, 그냥 헤어질 생각은 없어. 내가 헤어진 이유를, 붕순씨가 내 남친을 뺏었기 때문이라고. 내 인맥을 총 동원해서 소문 낼거야. 그러면 그 여자는 가는 곳마다 욕을 먹겠지? 마침 스트리머 짓 하면서 얼굴도 좀 알려졌으니까. 효과도 더욱 좋을거고."
 
 "그러지 마. 나는 얼마든지 비난해도 좋으니까. 얀순이만큼은 건들지 말라고!"
 
 
 폰을 꺼내든 얀진이를 말리고자, 그녀를 밀어 넘어뜨렸다. 내 밑에 깔린 그녀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올려다 봤다.
 
 
 "글쎄. 그거야, 앞으로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져. 그럼 내 남은 인생, 너희 관계를 저주하는데 사용할테니까.
 
 "제발.. 그러지 말아줘.. 얀진이 너, 이런 애 아니잖아.. 너 정말 좋은 애잖아.. 그런데 왜.."
 
 
 내 애절한 부탁을, 얀진이는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로 내 멱살을 잡아당긴 그녀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날 이렇게 만든게 누군데. 내가 딴 여자 생겼다고 헤어지자 하면, 눈물 몇 방울 흘리면서 받아들일줄 알았어? 계속 좋은 모습만 보이니까, 내가 호구처럼 보여?"
 
 
 얀진이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절대 아니지. 아까 말했던 대로, 나도 사람이야. 이런식으로 통수를 맞으면, 아무리 나라도 배로 갚아주고 싶어진단 말이야.."
 
 "이, 이 손 치워.."
 
 
 얀진이는 말을 함과 동시에, 내 자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치우라는 말을 가볍게 무시한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붕순씨 가만히 놔둬 달라며. 그러고 싶으면 저항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얀진이 너.. 진짜.."
 
 "먼저 시작한건 너희야. 붕순씨가 협박해서 헤어지게 한 것처럼. 나도 붕순씨를 빌미로 널 협박 할거야. 그렇게 해서라도 널 붙잡아 둘거라고. 그러니까 얀붕아.."
 
 
 그녀가 내 손을, 자신의 풍만한 가슴으로 이끌었다. 손이 닿자마자 야릇한 신음소리를 내뱉은 그녀가, 삐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첫 번째 명령이야. 그 년을 지키고 싶다면, 네 스스로 날 범하도록 해.
 
 
 2시간 쓰고 바로 올리는 거라, 문맥이 이상하거나 오타가 있을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