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슴다 형님. 웬 네크로맨서 놈을 잡았더니 이런 걸 떨구더라구요."
"이야, 이게 뭔지 알아본 너도 용하다. 너 대학에 가라고 만날 아버지가 뭐라했다 하지 않았냐?"
"아유 뭐 이 정도 가지구."
"근데 형님, 이걸 어디에 쓰죠? 우리 중에 여자 되고 싶은 사람은 없는 거 같은데요."
산적 두목은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봤다. 엠버샤드 광산을 아지트로 삼은 네 명의 산적은 두목 포함 전부 남정네였다. 아무리 여자가 고프다지만 박히는 역할은 모두가 절대로 하고싶지 않았다.
"...포커로 제비뽑기할래?"
"지랄마 씹새야. 신발밑창에 빼둔 카드나 버려라."
"아니 아무리 박는데도 한솥밥 먹던 새끼들인데 박고 싶냐?"
일동, 조금 술렁이더니 답지않게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박히는 역할 못지않게 박는 역할도 나름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여자가 없어서 한때의 동료한테 박는다고 생각하니 다들 김샌 기분이었다.
"...솔직히 그거 게이 아닌가?"
"그치 게이같지?"
"게이같아."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준 스크롤은 그렇게 전리품 상자 속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두목이 그 손을 제지했다.
"잠깐만, 왜 굳이 우리가 써야 하는건데?"
"네?"
"우린 산적이야! 사내새끼 납치해다가 그놈한테 써보면 될 거 아냐?"
"오옷, 역시 형님임다!"
"광산 근처로는 사내놈들밖에 안 오고 여자는 코빼기도 안보였죠. 묘안입니다. 형님!"
달각달각.
엠버샤드 입구에 세워놓은 해골줄 소리였다. 아무래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온 모양이었다.
"흐흐흐, 마침 제 발로 찾아오는구나."
두목은 벌써부터 안을 여자를 본 것 마냥 입맛을 다셨다. 하기사 이 스크롤만 있다면 남자가 와도 여자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여자가 온거라면 스크롤 쓰지 않아도 되니 더욱 이득이고.
두목과 부하는 각자 무기를 챙겼다. 그와중에 가보랍시고 탈취한 강철 레이피어는 게이무기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로 전리품 상자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
언제 들어와도 엠버샤드 광산은 무척이나 넓었다. 지금은 몇 명이 나오건 숭텅숭텅 모가지를 썰어버릴 수 있는 널찍한 곳이 좋지만, 예전엔 산적놈이 너무 멀리 있어서 화살의 궤도를 가늠하기 힘든, 이 넓은 광산을 나는 싫어했었다.
동굴 입구의 통에 다시 음식이 채워진걸로 봐선 그 사이에 주인이 바뀐 것 같았다. 해골줄도 잔뜩 늘린걸 보니 꽤 철저한 놈 같았다.
백자 도련님은 대검에서 쇠뇌로 무기를 바꿔들었다. 가보 회수 의뢰였지만 아무래도 영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어둠 속으로 살금살금 걸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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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성별을 바꾼다는 스크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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