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방송 개 줫노잼이네 ㅋㅋ]

[내가 하는게 더 재미있겠다.]




방송을 보지도 않고 들어오자마자 독설을 퍼부으며 퇴장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이런 악독한 장난에 익숙했다.


그녀는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방송에만 집중했다.




"오늘 할 게임은 리그 오브 스톰!"

"요새 잘나가는 게임이죠?"




올해 최고의 인기게임 리오스

 그만큼 다른 방송도 많았고

그녀를 하는 걸 보러 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처음 해보는건데 잘 못해도 양해 부탁드릴게요~"




시청자 수 5명

자신의 컴퓨터, 핸드폰, 게임용 핸드폰 3개로 자신의 방송을 보고 있었으니

실제로 보는 사람은 2명이었다.




'아...한명 더 나갔네...."




게임을 시작하자 5가 4로 바뀌었고

남아있는 사람은 한명.


처절한 숫자였지만

바로 지금부터가 그녀에겐 가장 하이라이트였다.




[오늘 리오스임?]




남아있던 한명이 채팅을 쳤다.


닉네임 kjh0607

그녀의 유일한 애청자였다.


시청자수 1명의 개씹하꼬 주제에 무슨 애청자냐 할수 있겠다만

그 사람은 그녀의 회장이자 매니저이며 치어리더였다.




"네, 다른분들이 하는거 봤는데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2시간 정도만 해보려구요."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진행되는 그녀의 방송은

일반인들에겐 매우 헤비했다.


하지만 매일 끝까지 채팅을 치며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사람

일단 정상적인 삶은 아니었다.




"아....죽었네..."


[그건 옆으로 피해야지 ㅋㅋ]

[앞으로 갖다 박으면 어캄 ㅋㅋㅋㅋ]




화면을 바라보며 말을 하던 그녀는

그의 채팅에 진심어린 웃음을 지었다.




"아 ㅋㅋ 이거 어렵네요 ㅋㅋㅋ"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녀는 왜소한 체구에 성격도 병신이라

현실에서도 친구 하나 없는 아싸였다.


자신의 유일한 장점은 적당히 큰 가슴

하지만 절망적인 패션 센스는 마지막 장점마저 퇴색시켰다.




[아 웃겨 뒤지겠네 ㅋㅋㅋ]


[막타를 치라고 막타!]




비록 실력은 없었지만 즐거운 둘만의 방송에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kyh0607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나중에 더 연습해서 오셈]


"어! kyh님 후원 감사합니다!"




이렇게 그가 매일 보내는 후원이 그녀의 수입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녀의 한달 수입은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 30, 

그리고 그가 쏘는 도네 40

총 70만원이었다.


여자 혼자 살기 부족한 돈이었지만

수면시간 외엔 방송만 하던 그녀에게는 충분했다.



"조금만 하려했는데...."

"좀만 더 할까요?"


[ㄱㄱㄱ]




그렇게 새벽까지 달리자 

하위 등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학팟을 만나게 되었다.





"어...어?"


존나 못하네

ㄴ겜접으셈 ㅋㅋ




순식간에 죽어버린 그녀의 캐릭터

그들은 그런 그녀를 놀리듯 낄낄대며 채팅을 쳐댔다.




"하.... 진짜...."


뉴비쉑 정신 못차리죠?

ㄴ님 bj임?

ㄴ저실력에 방송을 한다고? ㅋㅋㅋ




끝없는 죽음과 조리돌림에

텐션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내리 꽂았다.





"아 짜증나!"




괜히 키보드와 마우스에 화풀이를 해보지만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간단히 패배하고 만 그녀는 짜증을 내며 아무말 없이 방송을 종료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다시 침착함을 되찾았을 때

그녀는 자신이 한 일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뭔 짓을 한거지?"




처음으로 했던 빡종에 그 사람마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다음부터 오지 않을거라 생각에 눈앞이 새하애졌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급하게 방송을 켰지만

그 사람은 어디도 보이지 않았다.





"이얀진, 이 미친년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를 해보지만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새고는

초췌한 모습으로 방송을 켰다.


모니터에 비친 시청자 수는 3.

그는 보이지 않았다.




".........."




역시나는 역시나

허탈한 표정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게임 구매사이트에서 마우스만 휘적이고 있을때




[오늘은 뭐 할거임?]




그가 돌아왔다!


어두웠던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펴지고는

빠른속도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 어제는 빡종해서 죄송합니다."

"제 실력에 너무 화가나서...."

"화 많이 나셨죠?"


[님은 괜찮음? 그거 한번 당하면 개빡치긴 함 ㅇㅇ]


"아, 오늘 할 게임 못 정했는데 혹시 추천 해주실 거라도 있으신가요?"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그녀의 게임 구매사이트에서 불빛이 반짝였다.




"어?"


-kyh0607님이 게임(그라운드 배틀)을 선물하셨습니다.



[그라운드 배틀 ㄱㄱ]

[팀원이랑 같이 하는 게임 잘맞을 듯]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그녀는 선물받은 게임에 접속했다.

그가 요청한 대로 4인 파티를 짠 그녀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에게 게임을 선물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게임을 상당히 잘 알았는지 보내준 선물해준 게임마다 그녀의 취향에 딱 맞았고

매번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믿고 가볍게 플레이 버튼을 눌렀지만

이 게임이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건 몰랐다.







게임을 시작한 그녀는 fps에 재능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감을 잡기 시작했고

첫판부터 가볍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거 재미있는데요?"


[ㄹㅇ 재능있는듯]




몇 판을 해보자 완전히 포텐이 터졌는지

그녀의 캐릭터는 엄청난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어 선택한 2인 팀 플레이

처음부터 운이 좋게도 인기방송인과 같은 팀으로 잡혔다.



한 명뿐인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단련한 입담과

 

하이라이트에 들어갈 만한 재미있는 장면들


그날따라 입도 잘 풀리고 아다리도 잘 맞았고

모든것이 맞아떨어져 그녀는 엄청난 수의 호스팅을 받게 되었다.



다음날부터 유지되는 불어난 시청자 수 1000명

방송 짬이 헛되진 않았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방송을 좋아해 주었다.



한번에 시청자 1000명 찍으니 저절로 자신감이 붙었고

방송 폼은 연일 최고조에 달했다.



벌이는 한달 7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훌쩍 뛰었고

용돈을 받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정도였다.


인기를 얻자 주변 방송인들과 연이 닿았고

오랫동안의 둘만의 대화에 그녀의 찐따미는 오히려 귀여움으로 발전했다.


주변인들의 조언에 너튜브를 시작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매니저와 편집자들을 뽑았다.


쭉쭉 증가하는 수익과 시청자들


즐거운 나날이 계속될 것 같았다.




"음.....요새 좀 바쁜가?"




그때쯤부터 안보이기 시작한 그 사람.

다시보기로 채팅기록을 확인해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에게 배운건 그가 없어져도 사라지지 않았는지 

방송 폼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얀진아 요새 좀 힘들어?"


"음....바빠서 좀 피곤한가 봐."




매니저 언니의 질문에도 그녀가 걱정할까 대충 얼버무리고는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매일같이 방송을 켰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과 차곡차곡 입금되는 돈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노가리 깠을 때가 훨씬 더 행복했다


그녀는 지갑은 두꺼워졌어도 그만큼 마음이 공허해지는 듯 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일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다.

그를 찾는걸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때




-kyh0607 님이 접속했습니다.


"어....?"

"어!"




어느날 스팀 친추창에 그 사람이 다시 한번 나타났다.


이때까지 선물도 많이 받아서 친추까지 해놨었다

그와 친추를 해 둔 과거의 자신에게 두손 모아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생겨서요."




그녀는 그가 온라인상태라는 창이 뜨자마자 

바로 방송을 껐고 허겁지겁 채팅을 보냈다.




안녕, 오랜만이에요

ㄴㅎㅇ 방송중?

ㄴ지금은 아닌데... 무슨 일 있으셨어요?

ㄴ일이 바빠서 방송 못봄




그녀는 그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울증에 걸려 그가 자신을 싫어하게 됐을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냥 일이 바쁜 것일 뿐이었다.




혹시 이번주 주말에 시간 되시나요?

ㄴ?

ㄴ선물해주신 게임 덕분에 방송 잘돼서 고마워서

    만나뵙고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서요.

ㄴㄱㅊ 




괜찮다는 말이 그녀에게 전해졌지만 그녀가 괜찮지 않았다.


생각치 못한 거절에 이대로 끝날까봐

그녀는 불안에 벌벌 떨리는 손으로 채팅을 이어나갔다.




한번만 만나주시면 안될까요?

인사 못하면 평생 후회할거 같아요.

ㄴ;;




1년같은 1분이 지나고

곧 채팅창에 시간과 주소가 올라왔다.




"예쓰!!!"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

그녀의 눈에선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가 없던 일년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던가


더 이상 놓치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그녀는 내일 입고갈 옷을 신중히 고르기 시작했다.








다음날 그가 불러준 카페 앞에 도착한 그녀는 멀찍이서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아직 약속시간이 지나진 않았지만 카페 안엔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상상대로라면 키크고 잘생긴 멋진 왕자님이 앉아 있어야 할 터인데

왕자님은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안 나오진 않을까 불안감을 느낄 때

누군가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아....."




기대감을 가지고 바라본 뒷모습은 그녀가 바라던 왕자님이 아니었다



100키로는 넘을 듯 한 떡대와

인간인지 돼지인지 구별 못할만한 얼굴


그녀는 제발 저 남자가 자신이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길 빌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다 되어 가도록 다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하늘도 그녀의 실망감을 눈치챘는지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약속시간이 지났고 그 사람 외에는 카페에 들어올 기미도 없었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평가할 자격은 없었으나 그의 외모는 너무 아쉬웠다

조금만 더 잘생겼다면, 조금만 멋있었다면.


한탄울 하던 그녀는 다시금 정신을 다잡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못생겼어도 나의 은인이야."




생각이 바뀌자 모든게 달라보였다

뚱뚱한 그의 몸도 든든한 덩치로 보였고

못생긴 얼굴도 살이 빠진다면 적당히 봐줄만할 듯 했다.


그녀는 카페로 당당히 들어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 안녕하세요."


"흉자가 나한테 무슨 볼일이노."


"엣?"


"명예자지는 저리 꺼지라 이기."




예상과 달리 굵은 여자의 목소리와

남성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내용들


그...아니 그녀는 자신이 찾던 사람이 아니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어색한 표정을 짓고만 있을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남자가 가쁜 숨을 내쉬며 들어왔다.




"하아....하아...."

"늦어서 미안합니다."




그녀가 생각하던 꽃미남은 아니었지만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

그녀의 이상형에 가까운 모습에 심장이 벌렁거렸다.



"어....아...."


"안녕하세요, 저 Kyh0607입니다."


"얀...얀진이라고 합니다....."


"알아요 ㅎ."

"제가 못보던 사이에 많이 예뻐지셨네요?"






집에 틀어박힌지 대략 10년차


그냥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힘든데

갑자기 이상형의 훈남의 낮뜨거운 칭찬에 

그녀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다.



"이렇게 보니 5년 전이랑 하나도 안 변했네요."



그녀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미소를 지은 그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앉아잇던 그분의 호통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지금 내 앞에서 봊같은 연애질을 하려고 하노?"


"한남과 명예한남은 도태 대상이다 이기!"




그들은 길길이 날뛰는 그분을 피해

비가 내리는 거리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옷을 말리려 어쩔수 없이 근처 모텔로 들어온 그들은 묘한 분위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제 닉네임이 이름 이니셜인건 눈치 채셨죠?"


"그정도는 알고 있죠."


"그럼 제이름이 뭐게요?"


"김윤혁?"


"거의 비슷해요!"


"음...김얀혁?"


"정답!"




다정한 그의 리드에 금새 분위기는 풀렸고

곧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비는 그쳤고

순식간에 말을 놓을 정도로 가까워진 둘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한번 만나니까 더 놓치기 싫어."




그녀는 자신의 매니저이자 편집자 중 한 명인 언니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꼬 방송일때 그만이 자신을 봐준 것

그가 선물해준 게임들과 도네들

그리고 선물받은 게임을 하던 중 운이 좋게 합방을 하게 된 이야기까지


하지만 그녀의 열렬한 이야기와는 달리

매니저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했다.




"난 너 방송에 피해가 갈까 걱정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시청자랑 연애하는거 들키면 팬들이 난리날 거야"

"너가 뜬 이유중에 하나가 네 모솔아싸컨셉 때문이였다는 건 알지?"




그녀를 걱정해주는 듯한 말투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돈도 잘버는 그녀가 잘생긴 남친까지 생긴다?


질투와 시기에 눈이 먼 그녀는

그들의 사이를 방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다른 편집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도 그녀 없는 단톡방을 만들어 뒷담을 즐기던 그들은 

이때다 싶어 온갖 만나면 안되는 이유를 대며 그녀를 설득했고


가족이라고 생각하던 그들의 태도에 그녀도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팬들이었다.

팬들이 자신에게 안좋은 일을 시켰을리 없다 생각하자

그를 만나기를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나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그녀의 절망감은

곧바로 방송 텐션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 일주일간은 아파보인다며 재미가 없어도 봐준다는 채팅이 주류였지만


그 상태로 2주가 지나자 점점 시청자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덩달아 수익도 반토막이 났다.


줄어든 수익을 보는 매니저와 편집자들도 짜증이 났지만

가장 고통스러운건 그녀 자신이었다.





메세지 한번, 전화 한통화면 되는데

그러면 왕자님이 다시 한번 자신을 구원해줄텐데


그녀는 무간지옥에 빠진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달이 더 지나자 시청자수는 1/10토막이 났고

그에 비례해 벌이도 쥐꼬리만해졌다.


노잼으로 도배되는 채팅창에

채팅을 읽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최악의 상황이 반전된 건

다름아닌 매니저의 핸드폰 덕분이었다.


핸드폰을 놔두고 화장실 간 사이

울리는 카톡


그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리고 말았다.


화면에 표시된 카톡 내용은 그녀에겐 하늘이 뒤집히는 충격이었다.





야 그년 남친 생기는거 막아

ㄴ개청자들 후빨 해줘야하는데

  남친 있다고 하면 지랄난다.

ㄴㅋㅋㅋㅋㅋ 육수새끼들

ㄴ그년 멘탈 케어도 좀 해줘

  요새 방송 분위기 씹창남





창년같은 저열한 욕설부터

운빨로 뜬년이 주제넘게 잘생긴 남친 만들려 한다 라는 말까지




가족같이 여기던 사람들의 배신에 그녀는 분노로 온몸이 벌벌 떨렸다.


때마침 들어오는 매니저의 얼굴은

도저히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순수했다.




"이거 뭐야....?"


"....어?"


"이게 뭐냐고!!!!!!"



그녀가 들이대는 단톡에 매니저는 

변명만을 내놓았다




"얀진아, 그런게 아니고..."


"뭐가 아닌데?!"


"잠깐 진정해봐, 뭔가 오해하고 있는거 같은데..."


"오해? 지금 이게 오해?"

"간이며 쓸개며 다 빼다 줬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쳐?"


"얀진아..."


"니들 싹다 해고야!!"

"다신 내 눈 앞에 얼씬도 하지마!!"


"얀진아! 잠깐만!!"




소리치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배신의 분노에 거리를 내달리던

그녀는 자신을 달래둘 유일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흑...제발...!"




연락 안한지 두달 째


그들에게 속아 중간에 연락을 씹은 것도 수 차례

받지 않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제발제발제발..."




다행히 그녀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얀진아?"


"흐....흐윽!"


"왜 그래, 괜찮아?"


"흐아아아앙!!"




겨우 그녀를 진정시킨 그는

그녀가 있는 곳까지 헐레벌떡 달려왔다.





서럽게 울던 그녀를 달래주며 이야기를 들은 그는 

일단 그녀를 그의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일주일 동안 슬퍼하는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달래주고 

배신한 그녀들 대신 방송 일을 돕기 시작했다.


낮에는 일, 밤에는 그녀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물심양면 도움을 준 그의 노고에

그녀의 텐션은 빠르게 회복되었고


방송도 정상궤도로 복귀되었다.



중간에 그녀들의 정치질이 있었지만

얀진의 폭로에 여론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다.


모든 일이 잘 풀렸지만

배신당한 그녀의 정신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했다.

집착증세가 심해져 24시간을 붙어 있어야 했다


그녀는 그간 벌어둔 모든 돈을 사용해 그를 매니저로 고용했고

회사를 그만둔 그는 항상 옆에서 그녀를 보좌했다.


그때부터 얀진은 그의 모든 것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전화부터 카톡까지

그와 관련된 모든 여자들과 그의 관계를 막고 나서야 조금 진정했다.


혹여 여자에게서 전화라도 오는 날이면 그는 그녀의 히스테리를 온전히 받아내야 했다.


그렇게 그에게 소리를 지른 날이면 

그녀는 늘 그의 품속에 파묻혀 후회했다.




"미안해 얀혁아"


"미안해..."


"나 미워하지 말아줘...."





그의 품속에 안겨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그녀는 

억눌러왔던 마음울 모두 토해냈다




"넌 내꺼니까....."


"아무한테도 못 줘...."


"아무한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