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부산서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을 하고있는 얀붕이한테는 4살터울의 동생이 있어.

이름은 얀순. 

피로 이어진 사이는 아니고 얀붕이의 부모님이 더 이상 아이를 가지지 못하게 되시자 입양한 고아였지.


얀붕이는 서울권의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시에 3수만에 붙어 나름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비극이 찾아왔지. 부부여행을 떠나셨던 부모님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돌아가시고 말았던거야.


얀붕이는 부모님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고 비통했지만 상주인 자신 옆에 앉아 자신에게 안겨 펑펑 울고있는 얀순이를 보며 마음을 겨우다스렸어. 


얀순이가 어느 대학에 가더라도 졸업때까지는 무조건 알바 한 번 안시키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일념이었지.


그런데 이게 왠걸? 얀순이는 설렁설렁 공부하면서도 서울대 의대를 6년 전액 장학생으로 붙어버렸어. 얀붕이가 학비를 굳이 대줄 필요가 없었던거지. 그래도 얀붕이가 부산을 떠날수는 없었기 때문에 얀순이한테는 서울에 좋은 원룸을 얻어 주었지.



얀순이는 저렇게 자신을 위해 헌신해주는 오빠 얀붕이가 너무나도 고맙고 미안했어.

그래서 오빠 생각을 하며 공부도 열심히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지.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 한 켠이 답답한걸까..’


의학지식을 쌓아가면 쌓아갈수록 얀순이의 가슴 한 켠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오르기 시작했지.

어린 시절, 부모님한테 매일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폭행을 당하다가 걸레짝 내버리듯 버려졌던 과거가 떠올랐지. 


얀순이는 점점 불안해져갔어. 

오빠가 지금은 자신의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지만 언제 바람처럼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가슴속에서 커져만갔고, 잠자리에 들어도 머릿속는 온통 얀붕이 생각뿐이었지.


그러다가 심지어 꿈 속에서 얀붕이가 자신을 떠나보내는 꿈까지 꾸게되었어.


”아.. 안돼..! 아.. ㄲ.. 꿈이구나..”


얀순이는 식은 땀을 흘리며 일어지어. 그리고는 생각했어.


”이.. 이대로는 안돼겠어.. 기장사실을 만들어놔야지..”


얀순이는 식은 땀을 훔치며 뭔가 무서운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지.





마침 얀순이의 학교는 막 기말고사가 끝나 방학이 시작되는 타이밍이었어. 얀순이는 매 학기 방학때마다 부산에 내려가 오빠 얀붕이의 집으로 돌아가 일주일 정도를 머무르곤 했어. 이번 학기 역시 그럴 예정이었고.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지. 

얀순이는 보통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 날 얀붕이에게 전화를 하곤했어.

그런데,


”어~ 얀순아 무슨 일이야? 내일 내려오려고?”


”아니야, 오빠. 사실 지금 내려가고 있어. 지금 동대구니까.. 한 한시간 정도있으면 집에 들어갈거 같아..!”


얀붕이는 살짝 의아해했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지.


”엥.. 그래..? 미리 전화주지 그랬어..! 지금 집에 먹을 게 딱히 없는데..”


얀순이는 고개를 저으며 본론으로 들어갔어.


”아니야, 오빠.. 사실은 사정이 있어서 미리 전화안준거야..”


”그래? 뭐, 부족한 거 있어? 부족한 거 있으면 그때그때 전화하라니ㄲ..”






”오빠, 나 남자친구 생겼어.”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폭탄선언을 했어. 바로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 말이야. 얀붕이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어.


”나.. 남자친구..?”


”응.. 너무 좋아서 내가 고백했어. 착하고, 듬직하고, 나만 바라봐주는 남자야..”


얀붕이는 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월급 받은 걸 쪼개고 쪼개 얀순이의 대학 생활을 서포트했던 자신의 노력이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는 공허함이 가슴 속에 불어닥쳤지..


하지만 여기서 얀순이한테 큰 소리로 혼을 낼 수가 없었어. 

얀붕이한테는 얀순이의 행복이 최우선이었으니까.. 

얀순이가 정말로 좋아한다고 하는데 별로 해준 것도 없고 별 볼일 없는 오빠인 자신이 간섭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지..


“그.. 그렇구나.. 응, 얀순이가 정말 좋다면..”


”지금 같이 내려가고있어. 오빠한테도 꼭 소개를 해주고 싶거든. 괜찮지..?”


얀순이는 지금 자신의 남자친구와 같이 부산으로 향하는 ktx안에 있었던거야. 

얀붕이는 기가 찼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사람을 문전박대하기도 그랬지. 그래서..


”그.. 그럼..! 얀순아, 일단 조심해서 오고, 일단 끊자. 내가 간단하게 먹을거라도 준비할게..!”


”응..! 얼른 내려갈께..! 좀 이따 봐 오빠..!”







한 시간 뒤, 얀붕이는 간단하게 안주거리와 맥주를 준비했어.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얀순이의 그 남자친구가 얀순이를 달라고 하면 진정시키고 점잖게 술 잔을 나눌 생각이었어. 


하지만 얀순이가 올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었어. 

계속 심호흡을 하고 현관문과 시계를 번갈아보며 초조해했지.



이윽고..



덜컹..!



문 밖에서 무언가를 땅에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어.


’얀순이 캐리어구나..’


얀순이가 남자친구와 도착했음을 깨달은 얀붕이, 크게 심호흡을 하고 현관 근처로 걸어갔어. 그리고..





똑똑..! 




”오빠, 나야! 얀순이..!”


얀순이가 현관문을 두드려 얀붕이를 불렀어.

얀붕이는 드디어 올 개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지.

 긴장한 채로 문을 열었고, 그곳에는 역시나 얀순이가 서있었어.


”얀붕 오빠~! 보고 싶었어..! 나 없는 동안에 함부로 여자들 만나고 다닌건 아니지..?”


얀순이는 얀붕이의 옷에 얼굴을 부비대고 죽은 눈으로 얀붕이를 올려다봤어.


”으.. 으응, 그럼..! 내가 만나길 누굴 만나..!”


얀붕이는 순간 얀순이의 눈빛에 쫄았어. 

얀순이는 다행이라는 듯 다시 생기 넘치는 눈으로 되돌렸어.


“그나저나 얀순아.. 남친..은..?”


얀붕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얀순이의 남자친구에 대해 물었어.


”아..! 맞아맞아.. 사실 내가 저기에 서있으라고 했어..! 오빠가 직접가서 들어오라고 하는게 어때..?”


얀붕이는 긴장한채로 얀순이가 시키는 대로 하기로했어.


”후우..”


그리고, 얀붕이가 현관문 너머로 나아가자 서 있는 얀순이의 남친은..!



”어..?”



놀랍게도 현관문 너머에는 분명 얀붕이가 얀순이를 서울로 보낼 때 원룸에서 쓰라고 보내준  





“전신거울”



이 놓여져 있었고, 잡먼지 하나 없는 거울은 얀붕이의 전신을 비추고 있었어.



그리고 그 순간..!



따끔..!



풀썩..


얀붕이는 목에 따끔한 느낌을 받았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어.

쓰러진 얀붕이의 뒤에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든 얀순이가 서있었고 말이야..!


”헤헤.. 오빠.. 소개할께..! 내 남자친구 “얀붕”아야..! 오빠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위험한 날이니까.. 오빠랑 마구마구 아기 만들기 놀이해야지~!”



———————————————————————————


NTR 아님, 쨌든 아님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