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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은 완전히 다르지만

작년에 사실상 망하기 전까지

난 어느 하청업체 사장이었다.

구조를 보자면 

퍼블리셔와 제작사의 관계랑 비슷해서 써본다.

아는놈들은 다 아는 당연한 얘기이기도하다.


L자로 시작하는 대기업 하청이었고, LG는 아니다.


요점부터 말하자면

대기업 하청의 장점은 딱 두가지다.

하나는 자금이 안정적임.

둘은 일거리가 비교적 안정적임.

그 외의 모든건 단점이라 보면된다.


대기업은 시장에 영향력이 크고 

나같은새끼들은 그걸 타먹기 위해 계약한다.

혼자서는 뭐 하나 팔 기회나 있겠냐.

그리고 내가 내 직원들과 커버할수 있는 업무의 범위는 좁다.

대기업은 그 나머지 부분을 해결해준다.



중소기업이나 애매한 업체랑 거래하면

돈 몇달 못받는건 예사고 작정하고 잠적해서 

년단위로 못받아서 소송직전까지도 좀 가봤다.

거래처가 어느날 급부도나서 연쇄타격도 입어봤다.

대기업이 좇같아도 거기 하청 따려는데는 이유가 있다.


허나 그걸위해 버릴게 정말 많다.


일 시작부터 모든 순간이 갑질의 시작이다.

일 시작한다는 결재서류 하나까지도 걔네사이트 가서 수수료 내고 내가 쳐받아와서 서명하고 바쳐야된다. 심지어 지네가 서류 잘못준거 수정하고 다시올라온것도 다시 수수료는 내가내고 받아온다. 개씹


담당자새끼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일정이 맞는지 확인도 안하고 펜대만 굴려서 통보만 한다. 일이 틀어지면 감당도 뒷수습도 내몫이다. 일이 잘되면 당연 쟤네이름만 올라가고. 일이 틀어지면 내탓이다. 


단가. 수익문제. 나에게 어떤 선택권도 없다. 쟤내는 나 자르고 다른업체 알아보면 되는일이다.


이거 나만겪는얘기가 아니다.

다들 대기업 먼지라도 타보려고 다 참고한다. 내가 이런부분에 대해 분노해봐야 주변사람들은 나보고 '왜또그러냐' 정도로밖에 안받아들인다. 다들 갑질에 꼬라박고 숙이는게 당연한거다. 


그런 하청기업과 소규모 개발사들 입장 그닥 다를거 없다.

일 잘못하는건 커버쳐줄생각은 없는데, 잘해도 불쌍한 인생들이다. 휘둘리고 좆같이 숙이고 일해야하는데 입도 마음대로 못놀린다. 내쳐지면 따로 살아가는게 말처럼 쉬운것도 아니다. 


불쌍한 새끼들이다.

대기업아래서 그 새끼들 그림자에 숨어야만 살 수 있는 새끼들 전부. 능력도 열정도 한때는 빛나던 새끼들이. 저 썩은새끼들 아래서 다 죽어나간다. 


힘내라 스튜디오비사이드 이새끼들아.

적어도 니들은 니들 이름이라도 알렸고.

니들 편들어주는 애들도 있잖냐.


시발.



뻘글 봐준놈이 있다면 고맙다.

안보고 내렸어도 고맙다.


제발 오래가자 이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