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122742



얀순이 역 : 심볼리 루돌프 (별명 : 루나)



순애(혹은 얀진이) 역 : 키류인 아오이 (좌)

                                  하야카와 타즈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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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


그렇게 말하고 그녀, 심볼리 루돌프는 트레이너실의 문을 연다.

아무래도 나를 찾고 있었던 모양이다. 말을 들어보니 자신의 트레이닝에 대해서 상담이 있다는 모양이다. 나는 그녀를 방 안으로 들여 보냈다.


루돌프…… 아니 루나는, 내가 처음 담당한 우마무스메이며, 3관에 이어 7관도 달성한 사상 최강의 이름에 알맞는 우마무스메이기도 했다. 게다가 이 트레센 학원의 학생회장의 자리도 맡고 있으며, 학원의 우마무스메들을 선도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를, 자칭과 타칭 모두 "황제"라고 칭한다. 그리고 나는 그 황제의 트레이너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나날이 노력하고 있었다.


계기는 그녀의 달리는 모습을 처음 본 때였다. 다른 우마무스메 보다도 일선을 달리할 정도의 강함은 내 마음에 충격을 가했다.

――그녀가 노리는 세계를, 그 옆에서 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 트레이너로서 그녀의 꿈을 서포트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패로 3관 우마무스메가 되고, 7관 우마무스메도 되었다. 경주를 달리는 우마무스메로서 이 이상 없을 정도의 명예지만, 그녀가 노리는 세계는 더욱 더 앞이겠지.


하지만 여기까지의 길은 절대로 편한 게 아니었다. 올라가는 때가 있으면 내려가는 때도 있다. 여러가지 고난이 나와 루나 앞을 가로막았다.

여기서 한 번, 그녀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다. 그녀는 살짝 반대 기미였지만, 가끔은 쉬는 편이 좋다는 내 설득도 있어서, 내일 있을 트레이닝을 쉬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최근엔 쭉 루나랑 같이 붙어 있었다.

내일은 나도 오랜만에 혼자서 푹 쉬도록 하자.



"――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


오랜만에 혼자 보내는 휴일, 오늘은 이전부터 신경쓰였던 영화를 오전중부터 보려고 영화관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 도중에 그녀랑 갑자기 만났다.

말을 듣자니, 그녀도 나랑 같은 영화를 보려고 생각해서, 나를 찾았길래 말을 걸었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찾았다고"라는 말은 좀 이상하지 않나? 라고 지적하니, 그녀는 웃어서 얼버무렸다.


우연히도 같은 시간대에 무려 좌석도 바로 옆이었다. 그 흐름으로 점심을 같이 먹고 서로 오후의 예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을 알고서는, 그 뒤도 행동을 같이 했다.

사실 오늘 정도는, 그녀에겐 혼자서 푹 쉬었으면 했다. 굉장한 우연도 있는 것이라고, 루나랑 서로 웃는다.


그런 그렇고 오늘 본 영화는 그야말로 내 취미인 특촬물이어서 루나가 이런 걸 본다는 건 의외였다. 뭔가 그녀의 흥미를 끌 요소가 있었나 하고 팜플렛을 보니, 히로인 역을 한 여배우가 우마무스메고, 젊었을 때는 경주에서 대활약을 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이 얘기를 물어 보니, "경주에서 은퇴한 우마무스메가 어떤 길을 걷는 것인가"라고 갑작스런 의문으로 이 영화가 신경쓰였다는 모양이다. 그렇구나, 역시 트레센 학원의 학생회장. 경주 뿐만이 아니라 그 앞도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귀중한 혼자 보내는 휴일을 망친 것 같아서 뭔가 미안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되면 다음 주도 어디선가 휴식을 넣어서, 그녀에겐 계속 쉬게 하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하나 더 신경쓰이는 영화가 있는데, 그 쪽은 타즈나 씨한테 같이 보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던 것을 떠올렸다. 모처럼이니까, 루나의 휴일에 맞춰서 같이 보러 가기로 하자.



"――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


타즈나 씨랑 약속한 날, 둘이서 영화관을 향하고 있었는데 ――그녀와 만났다.

말을 들어보니 오늘은 생필품을 사러 밖에 나온 모양이었다. 세상은 의외로 좁은 거구나 라고 느꼈다.

그 후 타즈나 씨랑 영화를 보고 저녁을 같이 먹을 예정이라고 말하니,

"사실은 이 뒤에 자율훈련을 하고, 그걸 너에게 봐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안타깝군."이라고 말 해왔다.


그러자 타즈나 씨는 "그런 거라면, 저는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라고, 루나 쪽을 우선해 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미안해서 루나에게는 미안하지만 타즈나 씨와의 약속을 우선하려고 했지만, 루나가 항의하듯 눈빛을 보내 왔기 때문에 급작스레 예정을 변경했다. 타즈나 씨가 관대한 사람이라 다행이었다.


설마 그녀가 이런 투정 같은 말을 하다니, 화가 난건 아니지만 약간 의외였다.

3년간 쭉 함께 지내며 일심동체 처럼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서로를 모르는 부분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노을이 진 저녁, 자율훈련을 끝낸 후에 그녀와 아무렇지도 않은 회화를 한다.

"그녀와는 어떤 관계인가?" "오늘 예정은 언제부터 약속한 건가?" "어떤 영화를 볼 예정이었나?" 등, 유달리 타즈나 씨에 관한 질문을 해오는 루나.

――설마, 루나는 타즈나 씨에게 질투해서 투정을 부린게 아닌가? 라고 한 순간 생각했지만, 그럴 리가 없나 하고 웃어 넘긴다.


그녀를 배웅한 뒤 문득 휴대폰으로 시선을 옮기니, 키류인 트레이너로부터 다음 토요일의 권유 메세지가 와 있었다. 이제까지 몇번이고 권유는 받았었다. 이쪽에서 사정과 예정이 맞지 않아 거절해서 미안한 기분이 들고 있었지만, 지정된 날에는 마침 어떤 예정도 없었다.

트레이너끼리 교류가 있어도 손해는 없겠지. 바로 OK라고 대답을 하고, 그녀와의 회화로 루나에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약속 대로 키류인 트레이너와――루나가 있었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지?――라고 묻기 전에, 그녀의 옆에 있는 키류인 트레이너가 겁을 먹은 표정으로 떨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한 편 루나는 대조적으로 내 쪽을 보면서 빙글빙글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물론, 이 두명이 사이가 좋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대체 무슨 일인가요?"라고 내가 키류인 트레이너한테 물어 보니, 살짝 기분이 나빠진 루나가 끼어들어, "그녀와는 우연히 만났다." "아무래도 급한 예정이 생겨버린 모양이다." 라고 대신 설명해 온다.

――너무나도 루나의 말이 믿기질 않았다. 그리고 키류인 트레이너는 그녀에게 뭔가 귓속말을 듣고서, 해방되자 마자 도망치듯이 이 장소를 떠난다.


"이 뒤에 그녀랑 갈 예정이었던 장소에 예약을 했던 모양이군?"

"취소하는 것도 아까우니까, 내가 대신 어울려 주지."

그리 말하면서 루나는, 원래 키류인 트레이너랑 갈 예정이었던 장소로 반강제적으로 나를 데려간다.

오늘 예정의 내용은 커녕, 오늘 키류인 트레이너랑 만나는 것 조차 루나한테는 말한 적이 없는데 나를 이끄는 그녀의 길은 완벽했다.


나는 이 때, 처음으로 루나에게 공포심을 느꼈다.


모든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후, 휴대폰으로 키류인 트레이너의 번호로 전화를 건다. 지금까지는 반드시 받았는데, 그녀랑 일절 연락이 되지 않게 되었다.

믿기지 않지만――루나가 뭔가 했던 걸까? 아니,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래도 그 루나가――심볼리 루돌프가, 그런 일을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동기도 전혀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딱 한가지가 있었다. 혹시 그녀는――나에게 과도한 집착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고.


훗날 나는, 이상의 건에 대해서 타즈나 씨랑 이사장에게 상담 해 보았다.

둘은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타즈나 씨는 어딘가 감이 잡히는 곳이 있었던 모양이다.

타즈나 씨가 말하길, 나랑 약속했던 날에 나타난 루돌프의 눈은 어딘가 차가운 듯 느껴졌다 라고 한다.


키류인 씨의 안부는 확인할 수 있었다. 해피 미크와의 관계쪽도 지장은 없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만났을 때――겁 먹은 듯한 눈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 날 이후,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


그에 반해 나도, 나날이 루돌프를 향한 공포심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존경하고, 힘내서 이끌자고 생각하고 있던 존재가, 지금은 무섭게 느껴버린다. 훈련중인 그녀에게 그걸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게 겨우였다.


거기서 이사장한테, "며칠 동안 트레이너 직무로 부터 떨어져 있는 쪽이 낫지 않겠나"라는 제안을 받았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걸 받아들여, 지방의 우마무스메 육성기관에 '출장'을 간다는 명목으로, 고향에 돌아가기로 했다.

분명 나도 루나도, 7관 달성이라는 위업 뒤에 너무 긴장하고 있었던 거겠지. 한 번 거리를 두면, 이전의 그녀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는 바람과 함께, 나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


고향으로 돌아가고 며칠 후, 현관을 여니 그 앞엔 루돌프가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여길 알아낸 거지? 출장이라는 이름 뿐인 휴가인 점도, 고향의 주소도 이사장한테는 숨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트레센 학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고향까지, 그녀는 쫓아 왔다.


호흡이 잘 되지 않게 되어, 초조와 공포로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그런 겁에 질린 모습의 나를, 루돌프는 상냥하게 안아주었다.

"트레이너 일로 지쳐 버린거지?" "너를 지탱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라고 멋대로인 해석을 해서 나를 위로해 온다.


그러자 그 장소를 부모님이 봐 버렸다. 트레센 학원과 우마무스메의 문제여서 두 사람에게 사정을 이야기 해 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루돌프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전화로 이야기 한적이 있어서, 부모님으로부터 보면 아들의 담당 우마무스메가 일부러 만나러 온 것처럼 보이겠지. 결과적으로 갑자기 쳐들어 온 그녀에게도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루돌프도 그걸 이해하고, "한 번쯤은 인사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드님께는 몇번이고 도움을 받아서 지금은 정말 하나뿐인 존재입니다" 라고 아첨하듯 말을 이어나간다.


결국 그녀는 내 "출장"이 끝나는 날 까지 고향집에 묵게 되어, 그 동안 항상 내 옆에 있었다. 루나는 편한 듯이 지내고 있었지만, 나는 내심 정말로 쉴 수가 없었다.

"요전에 너는 나한테 쉬라는 말을 했지만, 나쁘지 않군" "고향에 돌아가는 거라면, 나한테 말하면 됐을 텐데" 등, 마치 여기에 있는게 당연하다는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은 회화를 계속하는 루돌프가, 무서워서 참을 수 없다.


"어째서 여기를 알아낸거야?" 따위, 물어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드디어 이해했다. 영화를 보러 간 날도, 타즈나 씨랑 외출 하던 날도, 키류인 트레이너랑 약속한 날도, 루돌프는 내 동향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루돌프가 살짝 손을 잡아 온다. 공포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나는, 얌전히 그걸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도망쳤다. 트레이너를 그만두고, 아무도 모르는 장소로 이사했다. 이사장이나 부모님한테도 말하지 않은, 트레센 학원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진 장소로.

그렇게 동경하고, 어디까지 따라 가겠다고 맹세한 그녀로부터 떨어지고 싶어서, 도망치고 싶었다. 물론 루돌프에게 이 일은 말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대로 훈련의 나날을 보내면서, 어느 날을 기점으로 갑자기 실종한 형태로 나는 그녀 앞에서 사라졌다.


나는 더이상, 루돌프는 커녕 우마무스메라고 하는 존재랑 일절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용직으로 돈을 벌어, 누구한테도 발견되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낡은 아파트의 방에서, 매일을 겁에 질린 듯이 지낸다. TV라도 틀었다면, 그 '황제'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인터폰이 울린다. 그 순간, 덜컥 하고 심장도 뛰었다.

루돌프는 아닐 터이다, 이 장소는 누구한테도 알려준 적이 없다. 게다가 트레센 학원에서 도망친 지 벌써 1개월은 지났다. 천하의 그녀도 힌트 없이 이 장소는 특정할 수 없었던 거겠지.


그렇다면 누굴까? 집주인인가, 택배인가. 이 방에 살기 시작한지 1개월, 드디어 그녀를 향한 공포심도 약해졌다. 이 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절실히 바랄 뿐――













"――여어, 찾았다고 트레이너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