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별 건 아니고, 그냥 조금 오싹했던 이야기가 갑지기 떠올라서 씀



낚시를 좋아하던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임



해안가에 떠내려오는 시체들 중에는 손가락이 없는 것들이 종종 있다고 함

바닷속에 손가락만 잘라먹는 귀신이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시체가 생기냐 하면,




알다시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방방곡곡으로 낚시를 다니고

그 중 해안가 암초 위도 낚시 장소로 쓰임



암초에서 바다에 가깝고 낮은 부분은 파도에 적셔지는 건 기본이고 그 위에 해조류가 들러붙기도 함

그러면 암초는 아주 미끄러워서 그 위에 섰다가 잘못해서 넘어지기 쉬움



낚시꾼들이 좋은 자리를 찾으려고 암초 곳곳에서 낚시찌를 던지다가 그런 자리에서 낚시를 시작하기도 함

그렇게 얼마간 열심히 낚시를 하다가 그만 암초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고 바다에 가깝다보니 풍덩 빠져버리는 거지



미끄러졌다고 바로 꼬르륵 물속으로 빠져버리진 않고, 손으로 암초를 붙잡아 다시 올라가려고 팔을 뻗음

하지만 손이 암초에 닿아도, 미끄러워서 꽉 붙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 팔을 허우적데다가,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다시 미끄러지는데,

그때 암초의 벽면에 있던 무언가에 손을 콱 휘두르게 됨



암초를 보면 알겠지만, 파도가 닿는 부분에는 따개비따위가 잔뜩 붙어있음

그 껍데기는 아주 날카로운데, 힘을 많이 실은 상태로 손을 그 위에 쓸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손끝부터 마디마디가 하나씩 베이고, 찟기고, 끝내는 잘려서 떨어져나감



미끄러워서 손을 자꾸 놓치게 되는데,
암초 벽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던 손이 따개비에 자꾸 베여나가고,

더이상 허우적될 힘도 암초를 붙잡을 손가락도 사라져버린 낚시꾼은 결국 물밑으로 가라앉게되고,

그렇게 익사체가 되어 물고기의 밥이되거나, 손가락이 사라진 시체로 해변에서 발견된다는,



그런 이야기임



귀신이나 미지의 괴물 이야기보단,
이런 작아도 생생한 괴담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번 나눠보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