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씨발 좀 꺼지라고!!"

"그래도 나 여신인데....?"

"좆같은 년이 지랄하고 있네."



답답한 상황에 머리가 아파왔다.



"그래봤자 나 너한테서 절대로 안 떨어질 거야."

"아, 쫌!"



살면서 이만큼 짜증나는 일은 처음이었다.


그는 현실을 외면하려는 듯 눈을 감았다.



"하....내 인생....."



퀴퀴한 냄새가 자욱한, 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집
새로 이사 온 집이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다른 년들이 너한테 안 꼬리치지."



그녀는 허름한 집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빠진년...."



눈앞의 여자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지 아니면 들리지 않는 척 하는 건지
휑한 방 안 풍경을 둘러보기 바빴다.



"여기서 평생 두 명이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상당히 즐거워 보이는 자칭 여신님
곰팡이 핀 벽지와 허름한 그녀의 옷이 왠지 잘 어울렸다.



"이렇게 내게 선택받다니, 역시 넌 행운아야!"

"지랄."




뭐, 굳이 따지자면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나는 날 때부터 운이 좋은 놈이라
모든 일이 술술 풀렸다

직감을 따라 길을 걷다보면
돈가방을 마주하거나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등.

늘 남들로부터 운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었다.

그런데.

 

"너가 그런 말을 하면 안되잖아 씨발!"



하지만 저 여자를 만나고 나서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당첨될 느낌이 빡 오는 복권을 사면 강도가 와서 채가고
취업 뽀개기에 성공하면 그 회사가 부도나고
다니던 알바는 불이 나서 업체가 망했다.

다 저년 때문이다.

왜 그러냐고?



"하...."



다시 한번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내쉬니
불현듯 첫만남에서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다른 여자들이 당신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겠어요."

"바로 제 가난의 힘으로 말이지요!"



가난의 여신이 내게 집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