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마물소녀와 인간남성이 어울려 살고있는 세상.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그곳이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적인 질서만이 세워져있을뿐 그 속은 허한 공갈같은 곳이였다.


물론, 새로운 마왕이 세워지고 마물에게 죽임당하고 약탈당하던 시대가 끝난것은 다행이였으나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게 되었으니... 존나게 따먹히는것이였다.


“싫어!!!!!!!!!!!!”


“오빠♡♡ 처음봤을때부터 좋아했어요♡♡♡ 잡아서 존나 따먹고말거야♡♡♡♡”


몬붕이는 존나게 달렸다. 


저 미친 서큐버스년은 초등학교때까지는 평범한 인간이더니 왜 이사갔다가 서큐버스가 돼서 돌아온거냐고..


갓 20살에 이른 몬붕이의 몸은 전력질주를 하며 활력을 뽐내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인간’ 

사회의 약자인 인간남자의 몸으로는 마력을 풀풀 흘리며 재미있는 놀이라도 되는 마냥 적당히 거리를 벌리며 따라오는 서큐버스를 뿌리칠 수는 없었다.


처음은 로맨틱하게 하고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던 몬챈시티의 골목길이 아닌, 더 어둑어둑하고 점차 좁아지는 길로 접어들어버린 몬붕이는 곧 떠나갈 자신의 정조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급히 다음 골목으로 꺾었으나...


아뿔싸, 막다른 길이네?


“오빠..?♡”


어느새 저녁이 되어 온통 컴컴한 골목이였지만 온통 욕망에 젖어 진한 분홍빛으로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만은 어둠속에서도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것 마냥 스산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예린아… 우리 이야기 좀 할까?”


어떻게든 달래야 한다. 이 년이 지금은 눈이 돌아가있지만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있는게 분명하ㄴ


“아까부터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내 눈만 보고 도망친건 오빠잖아♡ 그리고 이름..불러줬네 헤헤..”


아..


그랬지…


하지만 어쩔수없었다. 오늘은 만월이 떠오르는 날. 온갖 마물들의 본성이 깨어나 밤새 난리를 부리는 백귀야행의 날이였는걸?


특히 본능을 평소 억눌러뒀거나 달의 마력에 민감한 녀석들은 낮부터 이성을 잃어버리곤 했기때문에  인간남자들은 아침부터 왠만하면 남들과 엮이지 않도록 조심하는게 정설이였다.


하지만.. 만남은 일방통행이 아니기에, 몬붕이는 골목에서 따먹힐 위기에 처해버린 것이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인남챈에서 파는 마물퇴치 스프레이라도 사볼걸…

엄마 말대로 콘돔이라도 들고다닐걸…

앞집 기철이가 따먹히고 울때 놀리지말걸...

 

따먹히기전의 주마등일까? 온갖 후회와 상념들이 몬붕이의 머리속을 어지러히 지나간다


“오빠? 이제 가만히 있는거에요? 저, 오빠같이 얌전한 착한아이 정말 좋아해요♡”


어차피 도망치지 않을거라 확신했는지, 한발자국씩 천천히 다가오며 그녀는 말을 건내온다


“처음으로 옆집에 오빠가 있는걸 봤을때부터 마음이 쿵, 쿵 떨렸다니까요?♡”


“그게 뭐야 무서워... 너 8살때는 달팽이만 좋아하는 어린애였잖아…”


“아앗♡♡♡♡ 기억해주고 있던거에요? 달팽이도 좋아했지만 분명!!! 달팽이보다 오빠를 좋아했어요♡ 어릴적엔 자기 자신의 진심도 모르는 멍청이였지만.. 이제는 오빠가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는걸 잘 알고있답니다♡ 오빠도 나를 바라봐주고 있었군요? 방금 또 한번 반했어요..♡”


좆  됐  다!!!!!!! 

차라리 처음 만났을때부터 모르는 척을 해야했을까? 고등학생이 되어 옆집으로 다시 돌아온 그녀를 봤을때 무심코 인사를 건낸게 실수였을까?


인남챈에서 15살을 넘어간 여자는 다 헬하운드라는 말을 들었을땐 웃어넘겼었는데 이건 마치..

“헬하운드에 물려가는 코볼트 꼴이잖아…”


“꼬볼이는 그런 바보똥깨한테 안물려가오!”


?


거사를 치르려던 그녀도, 벽에 찰싹달라붙어있던 나도 갑작스레 발치에서 들려온 소리에 일시정지해버렸다.


“뭘 꼬라바오 팍씨”


다시금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내 발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짙은 갈색의 무언가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귀여운 코볼트네~ 지금 이 누나가 되게 중요한 일을 해야해서♡ 잠시 자리좀 비켜줄 수 있을까?”


아무리 본능에 휩쓸렸다해도 아직 소녀의 마음이 남아있는걸까? 코볼트에게 양해를 구하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실낱같은 희망을 보았다.


코볼트야 제발…!

나를 떠나지 말아줘…!!


“미앙하지만 안대오, 꼬볼이도 이 아저찌 기다리고 이썼어오!”


??????????????


필사적으로 코볼트야 떠나지말아줘!의 눈빛을 보내고 있긴했지만

코볼트 루트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차라리 서큐버스가 낫다 내 취향은 사실 거유 눈나에 엉덩이도 빵빵한게 좋으니까


“야!!!!!!!!!!!!!!!!!!! 몬붕이는 내꺼야!!!!!!!!! 이 똥방구나 뀌고 똥꼬털에서 퀴퀴한 냄새나 나는 잡종이!!!!!”


“무슨 소리에오 쥬지에 미친년이라 아가리도 천박하내오!”


갑자기 벌어진 캣파이트. 나는 도망칠 구석이 생기지 않나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지만..

얼핏보면 신경전을 벌이는것 같은 이 두 마물의 사이에선 의외로 빠져나갈 틈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도망칠 생각에 너무 치중했을까? 


“에휴...꼬볼이는 지쳤어오 어서 쮸인님한테 돌아가서 쓰다듬 받을꼬에오”


무언가 마법진을 그리며 한숨을 쉬는 코볼트의 한쪽 손에는 내 바짓가랑이가 잡혀있었다.


“야!!!!!!!!!! 몬붕이한테 무슨짓이야!!!!!!!”


“바보멍텅이랑은 안녕이에오~”





발밑에 보라빛의 문양이 순식간에 새겨지더니

뿌슝!


그렇게 몬붕이는 만월이 피어오른날, 예린이의 앞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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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이…



음...생소한 천장이다.

내 정조는… 코볼트에게...



“어이.. 정신이 드나보군 다행이야 꼬볼이가 잘 구해낸거같네”


정신을 차린 내 주위에는 아까 표독스럽게 말싸움을 벌이던 코볼트와 로브를 뒤집어썼지만 저 푸근한 목소리는.. 분명 인간남자였다.


“아저씨가 저를 구해주신건가요?”


“그래 만월의 밤에 나돌아다니는 애송이들을 가끔 줍고있지. 인간의 몸으로 제법 잘 도망쳤다던데.. 애송이치고는 제법이야”


“구한건 꼬볼이인데오?”


더 칭찬받고싶은듯 심퉁을 부리는 코볼트의 말에 로브를 뒤집어쓴 남자는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헤으응…”


코볼트가 녹았어...!

아무튼 코볼트는 저 아저씨에게 애정을 보이는걸보니 내 정조도 안전한것 같고..


“어찌됐건 오늘밤은 우리와 함께 보내려무나. 지금 밖에 나가는건.. 알고있겠지?”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의 배려로 만월의 밤은 넘기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예린이가 만월의 밤이 끝났다고 해서 예전의 착한 옆집 여동생으로 돌아올까..? 오히려 마음을 들켰다고 다시 한번 덮치려 들지도 모르고…



“앞으로가 걱정인가보구나”


“아..그러게요 얼굴에 티가 나버렸나요.. 오늘같은일이 앞으로도 일어날텐데.. 이젠 어째야하나 싶네요..”


“현실적으로 마물에게서 안전해지려면 마물과 혼인하는게 최선이라고 할정도니 말이지..


그래서 말인데…


너도 인남챈을 하고있니?”


“앗 물론이죠!”


“저번에 인남챈에 올라온 글을 혹시 봤니? 인남인권연대에 대한..”


“아...하지만 저희가 단체를 만들어봤자..”


이전에도 인간 남성들이 뭉쳐서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왕이 옹립되고 처음으로 개설됐던 단체 남보원은 남성들의 자주성을 보장하라며 들고일어났지만

데몬들의 습격에 의해 SM클럽으로 변해버렸다.


음지에서 활동하던 인남갤러리는 사이트 운영자가 마인드 플레이어에게 세뇌당해

마인드 플레이어를 세뇌시킨 쇼거스 군단이 랜선으로 침입해버리고 말았고, 이후 인간남성들은 평화로운 부기부기랜드에 서버를 둔 인남챈에 숨어살게 된 것이였다.



“그래, 이곳까지 털리면 인간남성들이 모여서 눈치보지않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테지. 그렇기에 우리는 시위를 해보려고 한단다”


“시위요?”


시위라니,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 분명 시위도중에 한명두명 남자들이 사라질거다


한명은 그린웜이랑 고치속에 있을거고


한명은 입고있던 옷이 쇼거스로 변해있을거고


한명은 처음보는 키키모라가 주인님!!! 이런곳에서 뭐하고 계세요!! 하며 끌고갈텐데.. 


“물론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었지만 얼마전에 주딱이 해결책을 가져왔단다.


주딱이 바포메트랑 계약을 했단다. 짜도 짜이지 않게 되는 약을 공급해주는 대신…”


나와 아저씨는 가슴에 손을 얹고 진정한 사나이를 위해 묵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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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는 순조로웠다


인남챈은 얼마 남지않은 남자들의 마지막 희망이였기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서 시위에 동참하기로 결의했고, 약효는 즉시 나타났다.



“왜!!!!!!! 어째서!!!!!! 안싸는거야???????????”

지나가던 흔한 서큐버스 조연 1은 어릴적부터 스토킹해온 인남을 덮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인남이 싸지도 기분좋아 하지도 않은채 ‘겨우 그정도야?’ ‘그렇게 해서 내 마음을 얻겠다고?’ 같은말을 내뱉으며 매도하자 그녀는 울면서 도망쳐버렸다. 


달콤한 꿀을 먹이며 인남을 발정시키려던 알라우네는 꿀이 참 다네요! 잘먹었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떠나는 인남을 보며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윽고 마물들 사이에선 인남들을 덮쳐도 소용이 없단 이야기가 퍼져나가게 되었고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인남챈 일동은 마왕성을 향해 시위대를 조직해 전진하였다


도중에 소문을 믿지않는 헬하운드의 무리를 만나 치열한 몸싸움이 있긴하였으나

헬하운드들이라고 해도 물렁한 그것을 단단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인간 남성의 권리를 보장하라!”


“나도 내가 좋아하는 마물이랑 떡치고 싶다!”


“강제로 좋아하게 만들지좀 마!!!”


“마왕한테 박고싶다!!!!”


마왕성 앞에 진을 친 채로 인남들은 본격적인 시위에 돌입했다.

단식을 할 생각이였으나 혹시나..하는 마음에 미약이 든 음식을 잔뜩 두고가는 마물들의 행보에 배부르게 시위를 계속할 수 있었고, 물론 바포메트의 약은 정신적인 보호장치도 튼튼했기에 마물들의 생각대로 되는 일은 없었다.



마왕이 나오기까지는 단 3일이면 충분했다.



시위대를 덮치려다가 “너따위한테 내가 설거같냐? 요오즘것들은 진정한 사랑이 뭔지 몰라요!” 같은 소리를 듣고 멘탈이 깨진 마물들도 마왕에게 제발 좀 해결해 달라며 옆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으며


그로인해 몬챈시티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해버렸기에 마왕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게 무슨….’


마왕은 소름이 돋았다.

이게 그 말로만 들어온 용사라는건가..?

하지만 용사는 분명 한명만 소환된다고..


마왕이 이런 얼토당토않은 착각을 할정도로 인남챈 시위대의 결의는 굳건하였고, 눈빛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으며, 가슴은 지금도 바포메트에게 짜이고 있을 주딱에 대한 애도로 비장하게 벼려져있었다.


“마왕! 드디어 나왔구나!!!”


“인남들의 권리를 보장하라!!!”


“마왕 따먹고싶다!!”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마왕과 참모진들은 인남챈 시위대와의 협상에 돌입했고, 결국 유의미한 인권 신장의 결과를 내게된다.


이중 인남챈 일동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 바로 ‘따먹히지 않을 권리’


매혹이나 육체적인 속박에 의한 강간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인남의 정조를 해하는 행동을 금지하는 것이였다.


이 권리가 인정받음에 따라 인남들은 몸과 마음의 순결을 법으로 보장받게 됐으며, 몇몇 마물종들은 전통적인 번식방법이 막히게 됐다며 아우성이었지만 시대가 변했음을 체감해야할 뿐이였다.


두번째로 인남챈 일동이 주장한것은 ‘선택의 권리’였다.

따먹히지 않게되어 강제로 부인이 생기지 않게 된 인남들은 과거 서적들에만 존재하는 ‘연애’라는 행위를 하고싶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몬무스들에게도 과거 인간들의 로맨스 소설은 꽤나 수요가 있었던바, 이 요구는 꽤나 잡음없이 받아들여지게된다.


이후 마물들은 적극적인 구애를 통해 애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풍토가 생겨나는데


한 슬라임이 좋아하는 이에게 자신의 점액으로 성기를 재현해 선물하면서 건전했던 구애풍토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