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어느 아파트임.

나무위키 상으로는 월암아파트 라는 곳.

여기 아파트 소유자는 인근 석포면에 있는 영풍 제련소로 보이더라

인근에 구리광산이 있었는데

뭐 이러저러한 이유로 폐광되고 그대로 사람들이 떠나간 곳임


2월달이었나

한번은 아는 형하고 태백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형이 승부역을 차끌고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해서

같이 오순도순 가다가 우연찮게 발견함.


사실 여기 사유지라서 들어가면 안되긴한데...



허술하게 닫힌 문 앞의 민가는

이렇게 불탄채 방치가 되어있었고



아파트로 들어가는 철문은 이렇게 풀린 채 열려있었음.

누가봐도 관리가 안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동네 자체가 관리 안됨 -> 문열려있음 -> 인기척이 없음 -> 들어오라는 아파트의 계시다 -> ㄱㄱ

라는 기적의 논리를 주장하는 형의 말에 설득당해서 들어감



겉모습은 이렇게 생겼음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데 여기서 왼쪽 한 켠에 방치된 양봉장? 벌들 잔뜩 있는 집이 있더라

당시 겨울이라서 그런지 당연히 벌떼 같은건 없었음



아파트 옆 놀이터는 이렇게 풀숲이 되어있었고

순간적으로 와 이거 완전 프리피야트 아니냐 생각 딱 들었는데

같이 온 형도 이거 콜옵에서 본거같다고 말하더라




말 그대로 관리가 하나도 안 되어 있긴 한데

저 와중에 문이란 문은 열려있고

바람때문에 끼익 끼익 하는 소리가 연거푸 나고 있어서

솔직히 여기서 그만하고 런하고 싶었음


근데 같이 온 형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라고

건물안에 들개같은거 있으면 좆됨 확정인데 라는 생각도 있고

괜히 혼자 보내기도 뭣해서 따라 들어감



아파트 입구는 누가봐도 처참하고








내부도 이런 식이라서

들개 산짐승에 대한 걱정보다는

설마 여기 그 시신 같은거 나오면 어카노 하면서 좀 많이 쫄아있었음



그러다 발견한 달력

1993년 10월에 멈춰있더라


저대로 한 30년 가까이 방치되어있었다는 거고

꽤나 보존상태가 양호했다는게 놀라울 따름




좀더 뒤져보다가 발견한 것들

뚜껑 열어볼 생각은 안함. 괜히 약물 튀고 터지는 그런 참사 생길까봐

그냥 오래된 무언가가 있다는 것에 신기했었음



얘도 주웠음

이 책자는 다른 책자들 더미에 섞여있어서 그런지

보존상태가 가장 말끔했음. 먼지덮어쓴 흔적이 없더라



암튼 해가 넘어가기 전에는 승부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샅샅이 뒤지는 그런 좀 노양심인 짓은 다행히 못했는데


이 아파트를 다룬 다른 블로그에서는 철문이 굳게 닫혀있고 잠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안에 멍뭉이까지 살아서 외지인이 오면 짖는다는 것도 봤었는데

그런거 하나도 없더라

동네가 그냥 진짜 쥐죽은듯 마냥 조용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