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하미크리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유붕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하겠음.

원래 더 빨리 말하고 싶었는데 이사 준비로 바쁘기도 했고, 이사한 뒤에 이번 주 작업 마감하고 나서야 겨우 쓰네.


예전에 카노 루트가 거의 끝났다고 말을 했었는데, 현재는 카노 루트 작업이 끝난 이후로 작업을 아예 진행하지 못했다고 봐야 하는 상황임.

대충 분량이 [공통:개별=2:1]이라 양만 따지면 전체의 절반이 끝난 상황인데, 작업이 가능만 하다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거라 생각됨.

번역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이 확립되고 나면 점차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법이라.

그런데 내가 하미크리 작업을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되었음.

이 시간은 번역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시간임.


나는 프리랜서 번역가임. 취미도 컴퓨터로 하는 작업이나 게임이고, 한국어 패치 작업 역시 당연하지만 컴퓨터로 하고 있음.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상당히 길었고, 따라서 여러 문제가 생겼음.


이게 현재 내 오른팔 상태를 대강 나타낸 거임. 통증이 느껴지는 곳을 붉게 칠했음.

왼팔은 딱히 통증이 없지만, 왼손 손등과 손목에는 통증이 있음.

손목도 아니고 손등 통증이라고 해서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오른손등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가락을 타이핑하듯 움직여 보면 알 수 있을 거임.

나도 처음엔 손목이랑 팔만 아팠지 손등에서 통증이 느껴질 줄은 몰랐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간 이유를 나도 생각해 봤는데

① 작업 초기에 마음 편히 한패 만들고 싶다고 외주 일감을 대량으로 처리했음.

→일 많이 했다고 그만큼 시간이 생기겠지 하고 멍청한 생각을 했는데, 클라이언트가 '얘 일 잘하네' 하면서 일감을 추가로 던져 줬음.

일을 계속 거절하기만 하면 괜히 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일은 받으면서 할 수밖에 없잖아.

"야겜 번역해야 해서 못 해요." 라고 말할 수도 없고 시발…….

②이사하기 전 작업 환경이 썩 좋지 않았음.

→지난 주에 이사하면서 책상을 높이 조절 되는 놈으로 새로 샀는데, 그 전에는 의자랑 책상 높이가 제대로 안 맞았음.

그 때문에 생긴 게 오른팔 통증이고, 사실상 모든 문제가 여기에서 시작됐다고 봄.

③직업=취미로 인한 손가락 혹사.

일:번역, 취미:번역&게임. 손가락:으앙 주금


지금은 이사하면서 환경도 갖췄고, 결국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회복을 위한 시간임.

문제가 있다면 일까지 쉬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건데, 실제 통증이 있는 거니까 클라이언트 쪽에 말하고 작업량을 가능한 한 줄여 달라고 말해 놨음.

그래도 지금까지 작업해 놓은 게 워낙 많으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더라. 내가 담당하는 작품을 더 늘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니까.

그러니 두세 달 정도는 작업을 최소화하고,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여 체력 좀 붙이면서 쉬려고 함. 거의 움직이질 않다 보니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더라. 게임도 최소한으로 해야지 뭐.

하미크리 팬디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바라건대 팬디가 나오기 전까지는 작업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음. 팬디가 빨리 나오면 그마저도 안 되겠지만.


중간중간 작업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추가 컨텐츠는 쉬면서 조금씩 해 볼까 함.

당장 떠오르는 건 하미크리 ASMR인데, 이게 양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쉬면서도 할 만하거든.

참고로 ASMR 한 편 전체가 본편 챕터 하나에서 하나 반 정도 분량임. 본편 챕터는 200개 정도 되고.

원래는 한패 끝나고 할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이러니 순서를 바꿔 봐야지.


하미크리 한패를 기다리고 있던 유붕이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도 최대한 손 건강 회복하려고 노력해 보겠음.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줬으면 함.



마지막으로 너넨 시발 절대 일이랑 취미랑 똑같은 걸로 가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