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끄적이게 되었어


나도 뭐 전문가는 아니니까 반박하면 너 말이 다 맞을거야.


 그냥 이런게 있구나 하고 읽어줘





스티븐 킹. 유명한 소설 작가지?


샤이닝, 미저리, 그것(It), 닥터 슬립, 미스트 등등


공포 장르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친숙하고 인기있는 작가니까 엔간하면 다들 들어봤을거야.


스티븐 킹은 인간이 느끼는 공포라는 감정을 다음 3가지로 분류했어.


1. Gross-out

2. Horror

3. Terror


Gross-out. 굳이 해석하면 역겨운/비위상하는/꺼림칙한/징그러운 정도가 될텐데


말 그대로 질병의 위험이 있거나 위생적으로 불결한 사물, 생물, 환경 등등을 보면서 느끼는 공포가 Gross-out이야.


다들 좋아하는 음식하나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음식이 차려져 있는 식탁도. 


만약 피와 내장이 죄다 뒤섞여서 음식위에 얹어져있고 


식탁엔 곰팡이와 알 수 없는 얼룩으로 뒤덮여져서 끈적하고 매케한 냄새가 


식기와 접시에는 녹이 슬어있으면 굉장히 기괴하고 역겹겠지? 



그러한 감정이 바로 Gross-out이야.


바이오하자드7의 도입부에서 나오는 썩어있는 저녁식사라던가,


폐건물 벽에 따닥따닥 붙어있는 벌레 알, 부화 직전의 피파개구리 등등 온갖 역겹고 불쾌한, 소름돋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될 듯?











다음은 Horror.


H.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잘 드러나는 코스믹 "호러"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 "미드소마"가 보여준 포크 "호러" 등등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를 만났을 때 느끼는 감각을 Horror라고 말할 수 있지.


신, 자연재해, 전쟁, 죽음, 우주적 존재, 운명, 시간  등등


넓게 나아가면 이 넓은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도 Horror로 이어질 수 있어.


그래서 Horror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져야 하는 감각은 "무기력함"이라고 생각해.


나의 보잘것 없는 힘으로는 막아낼 수 없는, 피할 수도 없는, 그렇다고 늦출 수도 없는 


그런 존재를 맞이했을 때 느껴지는 절망과 불안이 Horror를 만들어내니까. 









마지막으로 Terror야.


Terror는 자신의 안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느끼는 불쾌함, 소름, 긴장감이 만들어내는 공포야.


잘 와닿지가 않지?


다시 위에 사진을 볼까?


너가 저 방에 있고 수많은 인형 중, 하나의 인형이 너를 죽이려 하고 있다면 어떨까? 


너가 보고 있지 않을 때 움직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너를 죽일 기회를 살펴보고 있는거지.


안심하질 못하겠지? 어딜 가더라도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불안해할거야.


그런 감각이 Terror인거지.


굳이 인형이 아니더라도 슬래셔 무비에 나오는 살인마, 마네킹, 동상, 또는 미치광이 범죄자, 귀신 등등


갑자기 어느순간 튀어나와서, 돌변해서 너를 위협할지 모르는 존재에서 느끼는 공포.


그걸 Terror라고 해.


이러한 Terror의 특성을 잘 보여준 영화가 인비저블 맨이야.


투명해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지금 내 집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존재가


나를 죽이려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불안하겠지?


애나벨, 컨져링, 그 외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담은 영상물을 볼 때 느껴지는 감각을 떠올리면 돼.



 

그러면 여기서 귀신은 Horror냐 Terror냐?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얘는 상황에 따라 갈려.


만약 귀신에게 당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픽픽 죽어나간다면 그건 Horror.

(블레어 위치, 그레이브 인카운터, 곤지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벌벌 떨고 있다면 그건 Terror로 분류할 수 있겠지, 아마도.

(해피 데스 데이, 베이컨시, 더 보이)


같은 맥락에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도 거스르거나 저항할 수 없는 존재를 나타냈다는 관점에서 보면 Horror로 비춰질 수 있는거지.


비록, 그도 인간이고 피를 흘리며 죽을 수 있지만 말이야.






물론 공포의 하위 분류를 따지면 셀 수 없이 많이 있어.


그리고 저 3개의 카테고리 안에 깔끔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만약에 내가 어떤 공포 창작물을 만들려고 할 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공포의 감각이


저 3개의 분류 중에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 생각해보고 시작한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세줄 요약

1. Gross-out           악 역겨워 징그러 소름끼쳐

2.Horror                  아니 왜 저딴게 있는거야 시발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일어나는 거야

3. Terror                  그냥 이 상황이 좆같아ㅠㅠ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좆같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