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종원 선생께서 가로되 돌궐의 전통 페이스트인 카이막은 맛있어서 제품화하려고 시도해봤는데 공정도 까다롭고 수율도 너무 안나와서 제품화를 포기했다고 한다. 무려 10kg의 원유에서 고작 400g의 카이막밖에 못 만들었다고 한다.

카이막은 재료부터 까다롭게 먹는데 갓 짠 원유를 공수해야하고 끓여서 식혀서 층분리가 된 크림을 회수하여 수득한다 한다.

백종원 피셜 일반 우유로는 못 만든다고 하던데 어째서 못 만드는건지 알아보자.





우유는 기본적으로 유지방과 카제인 미셸이 수분에 분산된 콜로이드 용액이다.

콜로이드 용액은 크기가 제각각인 미셸형태의 입자들이 용매에 분산되어 빛을 산란시키는 상태의 용액을 말한다.

콜로이드 용액 내의 미셸은 기본적으로 과잉 깁스 자유에너지를 가지기 때문에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데 이로 인하여 서로 반 데르 발스 힘에 의하여 뭉쳐서 안정해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뭉친 미셸들은 덩어리가 되어서 물보다 비중이 높으면 가라앉거나 비중이 낮으면 뜨게 되는데 우리는 이걸 상분리가 되었다고 한다.





반 데르 발스 힘은 분자의 표면적에 비례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콜로이드 내에 액적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콜로이드 내의 미셸이 서로 더 잘 끌어당겨서 결합하기 때문에 상분리가 더욱 잘 일어나게 된다.




킹종원 피셜 카이막을 만들려면 원유를 50도까지 끓였다가 식혔다가 80도까지 끓였다가 식혀서 만든다고 했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계의 온도가 올라가면 분자의 운동이 빨라진다는걸 알고있다.

그리고 그건 우유 내의 유지방, 카제인 미셸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분자의 운동이 빨라지면 분자끼리 충돌하는 빈도수도 늘어나게 되는데 미셸도 당연히 그런다.

이렇게 미셸이 운동하면서 충돌하는 빈도수가 더 늘어나면 미셸끼리 뭉쳐지는 빈도도 더 커지게 된다.

이렇게하다가 온도를 식히면 그냥 놔두고 서로 뭉치게 할때보다 뭉친 미셸이 가라앉거나 뜨는걸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유지방, 카제인 미셸들을 뭉치게 해서 상분리를 유도하여 만드는게 바로 카이막이다.


당연히 미셸들의 초기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욱 적은 충돌빈도로도 더욱 크게 뭉치게 되고 식혔을때도 상분리는 더 크게 일어나며 미셸들의 초기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더 많이 충돌해야하고 식혔을때도 뭉친 액적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아져서 상분리 되기는 보다 어렵다.





유가공협회 피셜 원유의 미셸이 일정하지 않고 일부는 크기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가만히 냅두면 상분리가 일어나기 때문에 강한 공기를 불어넣어 미셸을 부숴서 입자를 고르게 작은 형태로 만들고 이게 바로 우리가 마시는 시판 우유다.

하지만 카이막을 만들때는 이 품질을 관리하기위한 공정이 오히려 독이 되는데 시판 우유의 미셸이 원유의 미셸보다 전체적으로 작기 때문에 가열, 냉각공정을 거쳐도 미셸이 충분히 뭉치기가 어려워서 카이막을 만들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카이막을 만들때는 시판 우유로는 만들기 어렵고 반드시 원유를 사용해야한다.

물론 시판 우유로도 열을 충분히 가하고 오랜 시간을 들이면 원유처럼 카이막을 만들수는 있다. 액적 초기 크기가 작아도 충돌 빈도를 늘리고 충분한 시간을 주면 결국 액적이 뭉치게되어 식혔을때는 똑같이 상분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시판 우유로 카이막을 만들려고 오랜시간 가열공정을 거친다면 단백질이 변성되어 맛이 떨어지는 카이막이 만들어지게 될것이다.



근데 이 글 다 쓰고 유튜브 뒤져보니깐 시판 우유랑 생크림 섞으면 카이막 수율 그럭저럭 잘 뽑힌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