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젠체하는 것 같아서 자주 안 오려고 하는데 지난 목요일에 좀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겨서 내 채널에 쓴 글 가져왔음. 개인적으로 단기 반등 신호라 생각하고 있고 본문에 자세히 써놓음.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맹신하지 말고 링크 걸린 것들은 내 채널에 증거용으로 올려놓은 거니 굳이 안 눌러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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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시황에서 기술적으로 코스피는 2540pt까지 하방 오픈, 4월 17일 시황에서 5월물은 행사가 335(대략 2550)까지 시장이 밀릴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코스피는 2546까지 밀리며 저점을 갱신했다. 


4월 7일 시황에서 지구숏을 쳐야겠다고 글 말미에 농담삼아 썼는데, 이후 시장이 진짜 숏헷지를 해야할 것 같아서 4월 중순부터 비트코인과 에코프로비엠, 카카오, 롯데케미칼에 숏을, 나스닥도 SQQQ를 좀 사놨었다. 지수옵션도 360과 320 양매수 포지션을 잡았었고.


하지만 이번 주 유럽, 한국 증시에 의미 있는 돌발 이벤트가 발생했는데, 유로/엔 급락,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미국/유럽 장기 국채 4거래일 상승,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관련 상하이시 공식발표 등이 있었다. 고민 끝에 유럽, 미국, 한국 증시 모두 단기 바닥에 도달했거나 근접했다는 결론이 나서 이번 주에 4월부터 계속 끌고 오던 숏 포지션들을 전부 정리했다. 주식은 그동안 봐왔던 한 종목에 비중을 실었고, 6월물 옵션은 풋매도로 접근했다가 콜매수 기회를 한번 볼 생각.


#선물옵션


#코인


다만 매크로 지표들은 후술하겠지만 아직 비우호적이다. 지금은 아직 단기 반등 신호일 뿐 장기적인 추세 전환이라고 보기엔 이르며, 만약 물리면 물타지 않고 기계적으로 손절할 생각. 



글 순서


1. 단기바닥 신호들

1-1) 유럽

1-2) 미국

1-3) 결론


2. 추세적 상승은 아직

2-1) 위안화 절하

2-2) 글로벌 어닝리비젼 추세적 하락

2-3) 4월 CPI의 의미

2-4) 결론


3. 국장

3-1) 5월물 만기일 흐름

3-2) 차트

3-3) 결론



1. 단기바닥 신호들


1-1) 유럽 증시


 

#유로/엔 일봉


#유로스탁스 일봉


#금요일 유럽 주요 증시


유로/엔은 가장 잘 알려진 리스크 온/오프 지표 중 하나인데, 유로/엔의 강세(하락)는 리스크 오프, 약세(상승)은 리스크 온을 의미한다. 지난 목요일 유럽증시는 유로/엔이 하루 만에 -2.53% 폭락했는데, 일반적인 경우 강한 리스크 오프 신호로 증시가 크게 빠져야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장 막판 강한 저가 매수가 들어오며 밑꼬리를 달았고 금요일에는 유럽 대부분 지수가 2% 넘게 상승했다. 대체 왜 유로/엔이 폭락했는데 유럽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을까? 


#목요일 독일 닥스 5분봉


내 생각은 유럽 투자자들이 유로/엔 하락을 리스크 온 시그널로 해석한 것 같다. 

방금 위에서 유로/엔 하락이 리스크 오프 신호라며? 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중국의 외환개입과 일본 중앙은행(BOJ)의 눈물겨운 사투로 경우가 많이 다르다는 결론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지난 목요일은 여러 빅 이벤트가 발생했는데, 가장 큰 이벤트는 중국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다.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로 분위기가 뒤숭숭 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목요일 오후 1시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 금융당국을 통해 15억을 조금 상회하는 홍콩달러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 기억에 마지막으로 중국 당국이 대규모로 개입한 경우는 2018년인가 2019년이다). 중국 당국의 외환개입 이유와 영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밑에서 따로 후술하고, 시장에서는 보통 악재로 받아들인다.


#목요일 항셍 5분봉


#목요일 나스닥 선물 아시아세션 30분봉


중국 당국의 외환개입 소식이 들리자 항셍과 미국, 유럽의 지수 선물들이 크게 밀리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면 나스닥 선물은 유럽세션 오픈 전까지 3시간 동안 종가기준 -2%, 고저폭으로는 -3%가 빠졌다. 이렇게 중화권 증시에서 리스크 오프 신호가 나오니까 유로가 4월부터 방어하던 저점라인인 1.05/USD를 깨며 내려왔고, 장기 국채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거래일째 상승했다.


#유로/달러 1시간봉


#미 국채 30년물, 10년물 일봉


다시 유로/엔으로 돌아와서, 유로/엔의 강세(하락)는 두 가지 경우이다. 유로가 가만 있는데 엔화가 약해지거나, 엔화가 가만 있는데 유로가 강해지거나. 유로는 1.05를 깨며 내려왔고, 그러면 엔화는? 




인플레이션은 채권의 적이고 금리상승은 채권가격을 하락시킨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저인플레 늪에 빠져있어 BOJ가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 BOJ는 연준의 긴축에 대비해서 일본 국채 가격 방어에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일본과 미국 국채 일드의 최근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이러한 BOJ의 노력은 성공하고 있다.


#미 10년물(주황) vs. 일 10년물(파랑)


연초부터 비교하면 미 10년물 일드는 43.5% 상승했지만 일 10년물 일드는 -1.6% 하락. 일본 국채 가격이 굉장히 잘 방어되고 있다. 일본 국채를 때려야 하는데 BOJ가 총력으로 방어해내자 글로벌 자금은 대략 3월부터 엔화를 대신 때렸고 결과는 급격한 엔저현상.

엔저? 엔저 = 닛케이 상승이라는 공식이 또 빛을 발한다.




위 모든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이 완성된다.


일본 양적완화 → 일본 국채 매도해야 함   BOJ의 필사적인 국채 가격 방어   엔화 공격으로 전환   엔화 약세로 니케이 상승   이 와중에 중국 인민은행 외환개입   EUR/USD 하락   유로/엔 급락(엔화약세+유로강세 중첩)   ECB가 긴축을 미국처럼 강하게 못할 수 있다는 공감대 조성   긴축을 못하면 유럽 주식시장 과매도 상태 맞지 않나?   유럽 증시 저가매수 유입


왜 환율이 급락하면 긴축을 쎄게 못함? 왜냐면 수출 비중이 큰 기술집약적 국가일 수록 기업들이 고환율에 더 수혜를 많이 받기 때문. 한국도 4월에 연준의 긴축 강도가 생각보다 약할거란 전망에 환율이 급락한 경우가 있었다. 




1-2) 미국

미국 증시에 대한 기존 뷰는 개인의 투매가 쏟아져 나오며 폭락이 한두번 나온 뒤 바닥을 다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런데 최근엔 투매가 당분간 계속 안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음. 그리고 저 생각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아직 투매가 아직도 안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채널에 올린 많은 글로벌 IB들의 매크로 시황과 블룸버그 기사들이 전부 올해 시장이 지난 40년간 가장 어려운 시장임을 말해주고 있는데, 아직 개인들 투매가 안나왔다? 테슬라, 엔비디아, 루시드, 인텔 등등 수 많은 종목이 코로나 이전 밸류에이션으로 회귀하는데도 투매가 안 나왔으면 그냥 계속 안 나올 수 있지 않나...


#S&P500 1시간봉


지난 9월부터 어제까지의 1시간봉을 보면 거래량이 5번 터져나왔는데, 그 중 3월 19일을 제외한 4번이 저점에서 나왔다. 강한 증거나 논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마 미장 개인들은 진작 스탑로스가 터졌거나 손절라인을 놓쳐서 지금은 그냥 네이키드로 맞으면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이번에 전저점을 깼을 때 거래량이 안 터진 걸 보면 뜬금없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양방향 헷지가 안됐을 땐 손절보단 맞으면서 버티는 게 더 나은 전략이기도 하고.


1-3) 단기바닥 결론

미국과 유럽은 단기바닥에 가까워진 것 같다. 첫 번째 이유는 엔저환경에서 중국의 외환개입이 유로를 강세로 돌리는 바람에 ECB가 강한 긴축을 못하지 않겠냐는 센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상하이 락다운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상하이시의 공식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 바닥론의 근거인 위 두 이유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시장 센티는 언제든지 다시 약세 우위로 바뀔  수 있다. 그리고 단기 반등론은 지금 시장이 일시적으로 바닥을 형성했다는 의미이지, 장기적인 추세 상승을 의미하진 않는다. 밑에서 후술할 이유로 아직 장기 추세는 하방이라고 생각한다.




2. 추세적 상승은 아직


2-1) 위안화 절하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계속 절하하고 있는데, 투자자 입장에서 쌍소리가 나왔지만 반대로 인민은행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할 수 있고, 오히려 해야 할 타이밍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먼저 중국의 GDP 목표치를 알아야 하는데,


중국의 타겟 GDP는 CCP의 위상과 연결되는지라 통계를 조작했으면 했지 웬만해선 하향조정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GDP 목표치 수정은 없다고 못을 박았고, 그 대신 위안화를 큰 폭으로 평가절하하고 있음. 그리고 중국 입장에서 지금은 위안화를 평가절하 하기에 굉장히 좋은 타이밍이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다양한 이유로 쓰일 수 있는데, 주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 수출 부진 개선

 - 디플레이션 압력 해소

 - 중국 보유자산 평가손실 만회

 - 외인의 급격한 자금이탈

 - 달러 강세로 인한 유로와 엔화 약세로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

 - 연준 금리 인상에 앞선 환율 융퉁성 확보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와 상세한 외환보유액 내역을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위 6가지 이유 중 4가지는 위안화 절하가 크게 도움이 되고, 내실이야 어쨌든 중국의 타겟 GDP 달성 자체에는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럼 위안화 평가절하가 타국에 끼치는 영향은 어떤가? 여러 매크로 환경과 맞물려 바뀔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 일본, 유로 등 일부 선진국과 대부분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살아나기 때문.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한국산업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도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위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산업 경합도를 생각해 볼 때, 위안화 절하에 영향을 받는 업종들을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 긍정적 영향 : 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소재/부품 기업(2차전지, 반도체)

 - 미미한 영향 : 반도체(D램, PCB 등), 완성차, 휴대폰, 조선(중국은 벌크선, 한국은 컨선/탱커 주력)

 - 부정적 영향 : 디스플레이, 섬유, 철강, 기계, 정유, 가전, 2차전지(완제품)


긍정적 영향을 받는 업종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내년 이익전망이 어떻게 바뀌는지 꾸준히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2-2) 글로벌 어닝리비젼 추세적 하락


4월 13일자 이베스트 증권의 매크로 시황에서 전세계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고, 이는 신흥국에 매우 큰 타격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이번 어닝리비젼에서 신흥국의 12MF EPS 변화율은 -3.2% 하향조정되며 신흥국 대비 4배나 하락했음.


#전세계이익동향

한국의 이익전망이 직전 전망보다 1% 증가한 점은 단기로 긍정적. 하지만 전 세계 이익전망이 추세적으로 내려가고 있고 특히 신흥국의 하락폭이 크다. 반면 영국과 브라질은 이익전망이 크게 올라가고 있는데, 4월 12일에 올린 JP모건의 글로벌 마켓 전략 리포트에서 영국과 브라질 증시를 좋게 본다는 내용을 소개했었음. 호주도 아마 같은 맥락에서 12MF 이익전망이 크게 올라갔을 걸로 생각.



#국가별 이익증가율 대비 밸류에이션

어닝리비전은 매크로 시황 쓸 때 간간히 참고하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은 항상 12MF EPS와 ROE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우리가 ROE가 낮고 EPS 전망도 계속 내려가는 기업들을 안 사는 것처럼 글로벌 자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


#업종별 이익전망 선진국 vs. 신흥국

에너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에서 신흥국의 이익전망이 선진국보다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



2-3) 4월 CPI의 의미


4월 CPI가 맨 처음 발표된 직후 위 기사처럼 인플레이션 피크아웃론이 나오며 미 증시가 강하게 움직였었는데, 장이 중반으로 넘어가서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고. 그 이유는 4월 CPI 세부 항목 중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4월 CPI


첫 번째 우려점은 코어CPI가 상승했고 그 주범은 서비스업이라는 것, 두 번째 우려점은 1번과 이어져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도 정상수준까지 내려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3월 CPI 발표까지만 하더라도 시장 주류 의견은

 - 인플레이션 피크에 거의 도달했다, 2분기에 턴어라운드 할 것

 - 대규모 시장 조정은 끝났다, 주식시장은 매력적임

 - 리세션은 빨라야 23년말, 아마 24년이나 돼야 찾아올 것

(3월 5일 이베스트, 4월 12일 JP모건, 4월 17일 누빈자산운용, 4월 29일 메릴린치, 4월 29일 골드만삭스 리포트 참고)


하지만 코어CPI가 저렇게 오르면 기존의 '우크라이나 전쟁 → 러시아 경제재제로 인한 원자재/에너지 가격 쇼크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튀었고 전쟁 종식 후 빠르게 내려갈 것' 이라는 전망에서 '고인플레이션이 시장 전망보다 꽤 오랫동안 상수로써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로 바뀔 수 있다.


연준 파월의장이 금리를 올리면서 항상 하는 얘기가 '고용이 강하다' 인데, 고용시장이 타이트 하다는 것은 기업의 인건비 상승이 올라간다는 의미이고 인건비 상승은 서비스업종의 가격 상승으로 귀결된다. 그러면 기업이든 정부든 인건비를 안(덜) 올리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된다.





#소비자 기대지수, 심리지수, 경제현황지수


미 소비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세 지수가 모두 컨센보다 낮게 나오며 소비수요가 팍팍 깎이고 있다. 이게 뭐가 문젠데?

"인플레이션은 모두에게 세금처럼 작용한다"는 말처럼 고인플레 환경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낮춘다. 그럼 그만큼 소득이 상승하며 가처분소득 하락분을 상쇄해야 하고, 지금 노동시장이 그렇게 움직이고 있음. 그런데도 미국 가계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소비심리를 보면 임금상승률이 꺾이는 순간 리세션이 닥칠 것 같고, 그렇다고 계속 올리면 코어CPI가 높게 나온다. 연내 75bp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2-4) 결론


한국의 12MF 이익전망이 기존보다 1% 올라간 부분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글로벌적으로 12MF EPS와 ROE는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전세계 이익전망이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는데, 특히 신흥국 시장의 이익전망이 가파르게 내려가는 부분도 우려스럽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중국 입장에서 필요한 조치지만 한국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고, 4월 고용과 CPI, PPI, 소비심리지수는 고인플레이션 환경이 상수화 되어 생각보다 장기지속 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따라서 지난 4월 7일 매크로 시황에서 말한 것처럼 올 3, 4분기에 큰 하락장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3. 국장

 

3-1) 옵션만기일 흐름


2월 13일자 매크로 시황에서 시장은 하방이 기술적으로 2540까지 열려있다 했었고, 4월 17일자 시황에서 지수옵션 포지션 상 행사가 335(2750pt정도)까지 시장을 미는 그림이 보인다고 다시 언급했었다. 시장이 약했다면 과거 금리인상기 변동폭인 3%정도 더 빠져서 2460~2470에서 바닥을 잡았을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코스피는 지난 목요일 2546pt에서 바닥을 잡고 금요일 2% 상승을 보여주었음.


한국 증시는 4월부터 5월까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기일은 양매도장으로 흘러갔다. 

만기일에 갭다운으로 출발하자 개인은 개장 후 5분만에 콜을 3만계약 정도 사들였고 장 초반 340까지 밀리자 콜매수량이 9시 10분에 5만계약까지 늘어났는데, 개인이 이렇게 콜을 대량으로 사들이면 그날 시장은 적어도 오전에는 못 올라간다고 봐야한다. 왜냐면일반적으로 개인 콜매수의 카운터파트는 외인과 기관인데, 지수가 외인/기관이 개인에게 넘긴 콜 매도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평가손실이 나기 때문에 위를 틀어막을 수 밖에 없기 때문.


그런데 여기서 외인이 기관 뒤통수를 때렸다. 개인이 콜을 대량매수 할 때 물량을 넘겨준 게 거의 기관었기 때문. 기관이 상대적으로 꽤 싼 값에 콜을 팔아대자 외인이 9시 25분쯤 현물과 선물을 매수하기 시작했고, 오전 11시에 3천억 가량 선물 순매수가 들어왔다. 이렇게 외인이 시장을 들어올리자 기관은 풋매도로 델타를 맞춰야 했고, 개인은 콜매수는 놔둔채 이번에는 풋을 사들여서 풋매도 포지션에 물타기를 진행, 양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게 됐다.


5월물 개인의 포지션 동향을 보면 개인은 마지막 날까지 상승장을 기대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개인이 오전에 양매수 포지션을 구축했다가 오후에 지수가 조금씩 빠질 때 풋매수를 차익실현했는데, 콜은 장 마감까지 쭉 들고갔기 때문 (사실 4월, 5월물 내내 외인/기관이 시장을 갭으로 빼고 조금 올렸다가, 다시 갭으로 빼고 올리면서 개인을 희망고문하긴 했다).


하지만 개인 콜매수의 카운터파트인 기관과 외인은 시장이 쭉 상승해서 자신들의 콜매도가 풋매도로 감당이 안될 정도로 평가손실을 볼 바보가 아니다. 따라서 오전 11시부터 외인과 기관이 지수의 고점을 조금씩 낮추기 시작했고, 외인은 오후 1시부터 선물이 순매도로 전환, 이번물도 반등장을 기대한 개인들이 호되게 털리며 마감했다. 


단기 방향성을 생각해보면, 마감 직전 외인이 선물을 다시 크게 사들였고, LG생활건강은 3천억 정도 장 초반부터 쭉 일관된 매도가 나왔으나 삼성전자 등 다른 대형주에는 순매도세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래서 인덱스 매도는 거의 다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따라서 6월부터는 시장이 위로든 아래로든 방향성이 크게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는데, 기술적으로나 센티로나 위로 반등을 노려볼 자리이긴 하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EPS가 1% 올라갔기 때문에 메리트도 아예 없는건 아니라, 아마 6월에는 외인이 선물을 순매수하며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6월물은 풋매도로 접근해서 콜매수로 전환하는 게 괜찮을 것 같다.



 3-2) 차트 


#코스피 주봉


기존에는 단기관점으로 20년 3월 이후 대세 상승장에서 첫 조정의 저점이었던 20년 10월을 기준으로 피보나치 되돌림을 그렸고, 지난 주까지는 잘 맞았다. 강한 지지구간인 61.8%와 38.2% 지점에서 코스피를 3~4개월 지지하며 피보나치 되돌림이 유효한 툴이라는 점을 증명. 


#코스피 주봉

장기 관점에서도 유효하다. 코스피의 전저점과 이번 주 종가가 61.8% 구간에 정확히 들어맞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 


#코스피 월봉

위에 있는 네모 칸들은 과거 금리 인상기의 코스피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고, 밑에 있는 두 칸들은 대세 하락기 당시 3년-MA까지의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지금 코스피 흐름은 과거의 금리인상기와 2018년 대세하락기에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4월 7일 언급한 삼성증권의 전망이 맞다면 향후 2~3개월 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 우려대로 2008년 흐름으로 진행이 된다면 6월은 큰 변동성을 동반한 약한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하락장으로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2)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 매크로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코스피 일봉


위 보조지표들은 맨 아래 별첨할 골드만삭스의 2012년 종목 셀렉션에 대한 기술문서에 나오는 조합이다. 상대강도, 모멘텀, 이격을 고려하는 지표를 하나씩 선정한건데, 맥락만 같다면 다른 지표들을 사용해도 상관없고 나도 매매할 때는 다른 지표들을 사용한다.


어쨌든 일봉상 기술적으로도 보조지표들이 좋은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다.


※ 주의) 기술문서에 따르면 종목 셀렉션은 밸류에이션 -> micro/macro 환경 -> 기술적 분석 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함. 보조지표를 맹신하면 안됨.


#금요일 투자자별 매매현황


#일별 외인 선물 매매현황

3-1)에서 목요일 만기일 흐름 상 6월물은 외인이 선물 매도를 청산하지 않을까 했는데, 금요일 약 9600억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외인이 한국에서 선물을 9천억 이상 매수한 경우는 올해 5번 밖에 없다.


#코스피 신용잔고


#코스닥 신용잔고


#개인 증시자금


다만 걱정인 부분은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 코스닥에서 반대매매가 좀 크게 나간 것 같다. 시장이 오를 때 개인이 붙어줘야 시원하게 가는데, 개인에게 총알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3-3) 결론


코스피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단기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자리다. 5월물 옵션만기일 흐름을 봤을 때 6월물은 외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세가 기대되고, 실제로 금요일에 외인은 선물을 9600억 순매수 했다. 옵션 프리미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6월물은 풋매도로 접근했다가 콜매수로 갈아타는 게 어떨까 싶다. 관건은 외인이 시장을 밀어올린다면 개인이 얼만큼 붙어줄 수 있냐이다.



※ 골드만삭스의 종목 셀렉션 기술문서. 50페이지가 넘어가는 분량이라 중요한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