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얀붕이랑 얀순이는 대학교 산악동아리 '산중호걸'에서 알게 된 사이야. 둘이서 몰래 썸을타다가 이제는 동거까지 하는 사이. 근데 동거는 비밀이었고, 이번에 둘만의 산행도 동아리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설악산 산중에 들어갔어. 


근데 문제는 날씨가 한겨울이었던거지. 근처에 눈도 조금씩 쌓여있고. 그래도 이런건 20대 초반의 체력으로 좆밥이지ㅋㅋ 게다가 얀순이 앞인데 가오도 좀 잡아야 하고. 근데 얀순이는 먼 배낭을 저렇게 큰걸들고왔냐?  


그렇게 생각하고 산을 계속오르는데 얀순이가 자꾸 사람 없는 이상한 길로 가는 거 같아.


"얀순아 여기 길맞아? 너 길 안다며?"


"미안해 얀붕아."


파지지직


"어? 얀순으어어어억"


기ㅋ절ㅋ


깨어나보니까 얀붕이는 몸을 옴짝달싹할수가 없었어. 얀순이가 팔 다리를 꽁꽁 묶어놓은거야. 쟤도 괜히 산악회가 아니라서 힘이 쎄. 어? 근데? 뭔가 느낌이 되게 이상한데?


발에 감각이 없어.


발을 보니까 이 미친년이 아이스박스에서 얼음을 가져와가지고 얀붕이 발에 눈하고 얼음을 잔뜩 쌓아놨음. 이 영하의 산 추위에....


"얀순아?!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내가 뭐 잘못했어?"


"얀붕아 우리 결혼할 사이 아니야? 근데 왜 그렇게 다른 여자애들이랑 친하게 지내?"


"친하게 지내다니... 동아리 부원이잖아?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고... 결혼해도 걔네한테 청첩장은 보낼 거 아냐?"


"아니? 그런 거 필요 없는데? 그냥 우리끼리만 같이 살고 싶어."


"그럼 그러든가! 네 맘대로해! 제발 발좀..."


"얀붕아, 이게 내 프로포즈야! 우리 결혼하자!"


"뭐? 뭔 미친 개소리야?"


"나 없으면 걷지 못하는 얀붕이랑 평생 같이 살다니, 너무 로맨틱하지 않니?"


"뭐, 뭐? 이...미친... 미친년아!"


"미친 년? 뭐야 얀붕이 나 싫어진거야? 그럼 같이 산에서 같이 못내려가겠네?"


"아...아니야... 얀순아 미안해... 우리 당연히 결혼할 사이지... 근데 저기 발좀... 못 걷는데 내가 일을 어떻게 하고 돈을 벌고 살아..."


"얀붕이 웹소설쓴다며? 그러면 평생 집밖으로 안나가도 되겠네?"


"그건 그냥 취미로... 얀순아 제발... 제발 부탁이야 제발 얼음좀 치워줘.. 벌써 발에 감각이 없단 말야 만약에 절단하면..."


"응? 절단하려고 온건데 왜 치워? 지금 한 4시간 됐으니까 한 3시간 쯤 더있으면 병원가도 회생불능이겠지?"


"흑...흐흑...얀순아... 왜그래...흑... 내 발... "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그동안 우리 혼인신고서나 쓰고있자! 네 도장도 내가 챙겨왔어!"


그리고 3시간후, 얀붕이는 얀순이가 먹인 약 때문에 잠들고, 얀순이가 조난당한 얀붕이를 발견했다고 매소드 연기를 하는 바람에 응급실에 가서도 사람들은 얀순이가 엄청 헌신적인 여자인줄만 아는 거야. 경찰한테 신고하려해도 얀순이가 옆에서 딱 붙어서 계속 감시하고...


그래도 요즘엔 의족기술이 발달해가지고 의족으로 걷는 연습을 하면 상당히 정상인 처럼 살 수 있다네? 의사한테 걷는연습 많이하라고 의족을 가지고 집에 왔는데 집에오자마자


"이제 이건 필요 없지 얀붕아?"


의족을 오함마로 두들겨 찌그러트려 버리는 얀순.


"얀붕이는 이제 평생 휠체어 신세야! 어디 가려면 꼭 나한테 부탁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은 가기 싫어도 따라오고, 그렇게 사는 거야. 알았지?"


그렇게 그의 신혼생활이 시작되는데....